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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낭 풍물지

이병주 저 | 바이북스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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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467742 / 136쪽 130 x 1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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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1972년 작 〈예낭 풍물지〉, 1976년 작 〈철학적 살인〉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제도의 뿌리가 공고하지 못하여 흔들리기 십상이던 1970년대 당시 이병주는 사회 제도, 특히 사법 제도와 맞부딪치며 소설로써 저항했다. 조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흐름을 막으려다 억울하게 징역살이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예낭 풍물지>, 아내를 농락한 이를 자신의 철학적 선택으로 직접 살해한 내용을 그린 <철학적 살인>은 부당한 법 집행과 그로 인해 몰락하는 인간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2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일본 메이지 대학 문예과와 와세다 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했다. 1944년 대학 재학 중 학병으로 동원되어 중국 쑤저우에서 지냈다. 진주농과대학과 해인대학(현 경남대학)에서 영어, 불어, 철학을 가르쳤고, 부산 《국제신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1961년 5․16이 일어난 지 엿새 만에 “조국은 없고 산하만 있다”는 내용의 논설을 쓴 이유로 혁명재판소에서 10년 선고를 받아 2년 7개월을 복역했다. 한국외국어대학, 이화여자대학에서 강의하다 마흔네 살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으며 1992년 지방으로 타계할 때까지 한 달 평균 200자 원고지 1,000여 매 분량을 써내는 초인적인 집필로 80여 권의 작품을 남겼다. 
진실을 밝히는 기개와 용기를 지닌 사관史官이자 언관言官이고자 했던 언론인 경험은 문학 세계를 이루는 자양분이 되었다. 감옥에서 《사기》를 정독하기도 한 그는 한 시대의 ‘기록자로서의 소설가’ ‘증언자로서의 소설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강점기로부터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체험은 민족의 비극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깊이 고뇌하게 하였고, 이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동력이 되었다. 
1965년 〈소설․알렉산드리아〉를 《세대》에 발표하며 등단했고 《관부연락선》 《지리산》 《산하》 《소설 남로당》 《그해 5월》로 이어지는 대하 장편은 작가의 문학적 지향을 보여준다. 소설 문학 본연의 서사를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역사에 대한 희망, 인간에 대한 애정의 시선으로 깊은 감동으로 자아내는 작품은 세대를 넘어 주목받고 있다. 
1977년 장편 《낙엽》과 중편 〈망명의 늪〉으로 한국문학작가상과 한국창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84년 장편 《비창》으로 한국펜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사실 나는 나의 병을 통해서 내 나름대로 인간의 진실을 알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배웠다. 꿈꾸는 능력을 길렀다. 만일 섭리라는 것이 있다면 병은 인간 스스로의 분수를 깨닫도록 하기 위한 책략, 스스로의 존귀함을 알게 하기 위한 수단, 파괴를 통해서만이 개전(開展)할 수 있는 생명의 아름다움을 계시하는 혜지의 작용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예낭 풍물지> 중에서 p. 13

권력은 이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빛이 되지만 갖지 못하는 사람에겐 저주일 뿐이다. 권력은 사람을 죽인다. 비력자(非力者)는 죽는다. 권력은 호화롭지만 비력자는 비참하다. 권력자의 정의와 비권력자의 정의는 다르다. 권력자는 역사를 무시해도 역사는 그를 무시하지 않는다. 비력자는 역사에 구원을 요청한다. 그러나 역사는 비력자를 돌보지 않는다. 역사의 눈은 불사의 눈이다. 죽어야 하는 인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눈이다. 그 점 결핵균은 위대하다. 적어도 죽음에의 계기를 가지고 있는 죽음은 권력자나 비력자를 공평하게 대한다. “법 앞에 만민은 평등하다.”는 말은 잠꼬대지만 “죽음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은 진리다. 일체의 불평등을 구원하는 지혜는 죽음에 있다. 그래서 나는 나의 결핵균과 페어플레이를 할 것을 조약하고 있는 것이다.
<예낭 풍물지> 중에서 p. 89

자기의 가정을 파괴할 용의와 각오도 없이, 그만한 사랑도 없이 어떻게 남의 아내를 탐낼 수 있단 말인가. 분명히 고광식은 장난하는 기분으로 향숙을 농락했다는 결론을 얻었다. 장난으로 사랑을 유린하는 놈은 용서할 수 없다. 나는 감정적으로 그놈을 죽인 것이 아니라 나의 철학에 의해 그놈을 죽였다. 그러니 나는 정상의 재량을 바라지도 않고 관대한 처분을 바라지도 않는다…….
<철학적 살인> 중에서 p.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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