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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5131856 / 40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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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아름답고 평화로운 율현리에 어느 날 빨간 자전거가 나타났다!
“신기해요.”
“뭐가요?”
“내 심장에 정말 석고보드가 발린 줄 알았거든요.”
-그녀를 향해 심장이 뛰기 시작한 남자, 규원
“무슨 일이에요?”
“그동안 규원 씨를 만나면 참 편하고 좋다 이런 느낌이었는데…….”
“네?”
“갑자기 불꽃이 빵! 터, 터질 뻔했다고요, 어제.”
-설레기 시작한 여자, 송아
“남자는 다 늑대다.”
“네?”
“조심하라고. 보이는 기 다는 아니니까 잘 알아보고…….”
-그녀를 지켜보는 남자, 태식
뜨거운 여름날 펼쳐지는 삼인 삼색 러브 스토리
“이 녀석 이름이 뭔지 아세요?”
“이름도 있어요?”
“적하운도예요.”
“적하운도?”
“빨간 여름의 구름길.”
“아, 적하운도(赤夏雲道). 이름이 너무 멋져요!”
“동생이 지어줬어요. 그림을 그리는 녀석인데…….”
자전거에 이렇게 멋진 이름을 붙여준 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지만 규원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호수만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다시 입을 열었다.
“며칠 전 병원에서 송아 씨 책 읽었어요.”
“책?”
“도담호에 수몰된 고택들 이야기요.”
“아.”
지난해 출간된 소책자 얘긴가 보다. 수몰된 고택들을 조사하며 속이 많이 상했고, 그래서 다소 격한 마음으로 썼던 글이라 지금 읽으면 좀 부끄럽기도 하다.
“감동적이었어요.”
설마 감동까지나?
미심쩍은 눈으로 돌아보는 송아를 보며 그는 진심이라는 듯 고개까지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그런 쪽으로는 전혀 문외한인 저 같은 사람이 읽는 내내 속상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을 정도면 충분히 감동적인 글이죠.”
그의 진심 어린 칭찬에 송아는 은근 기분이 좋았다. 정말 심혈을 기울여 열심히 만들지만 정작 배포되면 과연 몇 사람이나 읽을까 하는 마음에 늘 자괴감이 들곤 했던 소책자 작업이다.
“고마워요.”
감격한 듯한 송아의 모습에 규원은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글이 감동을 준 건 사실이지만 채송아라는 이름을 몰랐다면 절대로 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정말 보았던 것은 수몰되어 버린 고택에 대한 안타까움이 아니라 채송아라는 여자의 속상한 마음이었고, 깔끔하고 매력적인 문체에 비친 그녀의 이미지였다는 것을 안다면 속상해할까?
규원은 다시금 그 이미지에 빠져들 듯 송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저녁노을에 반사된 물빛이 찰랑거리는 그녀의 머리칼과 얼굴에서 반짝였다.
무언가 따끔거리는 느낌에 고개를 돌리는데 규원이 달아나듯 얼굴을 돌리는 것이 보였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송아는 들키지 않게 웃음을 흘렸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남잔가 보다. 왠지 마음이 느슨해지는 기분이었다.
수선제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규원은 아쉬운 눈빛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송아는 자연스럽게 그 손을 잡았다. 손이 참 따듯하고 컸다.
태식은 호수 상류의 자갈밭에 서서 일렁이는 물결을 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저녁 손님이 들이닥치기 전 호숫가로 나와 담배 한 대 피우는 이 짧은 시간이 그에게는 하루 중 가장 편한 시간이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태식에게 담배는 유일한 낙이기도 했다.
손님들 비위 맞추며 속없이 헤헤거리고, 정신없이 바쁘고, 열심히 돈을 세고, 그런 일에서 달아나고 싶을 때면 이곳으로 와서 호수를 바라본다. 그의 원래 꿈은 배낭 하나 메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인생이 꼬여 버렸다.
담배를 비벼 끄고 돌아서던 그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송아네?
성큼 내딛던 걸음이 다시 우뚝 멈추었다.
“저넘아는 또 누고?”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