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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적련 - 세계문학의 숲 025

시리즈 :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51]

장아이링 저 | 임우경 역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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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767707 / 348쪽 137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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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색, 계》의 작가 장아이링이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격동의 중국 현대사
출간 60년이 지난 지금도 중국의 금서로 남아 있는 논란의 작품


“내 작품의 주인공은 영웅이 아니다. 그저 광대한 이 시대를
걸머지고 가는 연약한 보통 남녀일 뿐이다.“ _장아이링

루쉰과 함께 중국 현대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가 장아이링은 여러모로 중국 현대문학사에서 이적(異迹)이라 할 만하다. 청말 대신 리홍장의 외증손녀로서 4세 때 이미 당시를 외우고 14세 때 〈모던 홍루몽〉을 쓸 정도로 중국 고전에 소양이 깊었으며, 개화파 신여성인 어머니를 통해서는 서양의 예술과 문학을 섭렵하고 영어로 직접 작품을 쓰기도 한 장아이링의 독특한 성장 배경은 그녀의 문학이 “동서, 고금, 아속(雅俗)을 모두 겸비”했다는 평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스물셋이던 1943년 첫 단편을 발표하며 중국 문단에 등장했을 때 당시의 평론가 푸레이(傅雷)는 “기적 같다”고 표현하며 “우리 문단의 가장 아름다운 수확”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것은 시대적 불행과 대조되는 장아이링 문학의 천재성과 조숙함,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교의 성숙함에 대한 감탄이었다. 혁명과 전쟁, 민족의 시대적 사명 같은 거대 주제가 지배적이던 당시 문단에서 장아이링이 말하는 평범한 사람들, 특히 세련되고 섬세한 필치로 묘사하는 남녀의 연애 이야기는 사람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등단 후 폭발적으로 창작 활동을 하던 2년간 장아이링은 말 그대로 상하이 문단에 핀 ‘기적’이었다. 하지만 1945년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몇몇 작품에 ‘반공소설’이라는 이름표가 붙으면서 작품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자, 장아이링은 결국 미국으로 망명했고 그곳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중국 대륙에서 장아이링의 작품이 재조명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들어 달라진 정치 상황 때문이었다. 시장화와 함께 사회주의 역사관이 한발 물러나자 그녀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며 다시 한 번 ‘장아이링 붐’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여전히 금서로 남아 있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적지지련》이다.
“나는 사람들이 연애할 때가 전쟁이나 혁명을 할 때보다 더 소박하고 대담하다고 생각한다”는 장아이링의 말처럼 이 작품 역시 혁명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가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거대 서사와 권력으로부터 소외되는 보통 사람들의 삶을 들려준다. 홍콩주재 미국공보처의 지원 아래 쓴 작품이기 때문에 아직도 중국 대륙에서는 출판이 금지되어 있지만, 저명한 재미 중국 현대문학 비평가인 샤즈칭은 “어떤 소설보다 우수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중국과 이외의 지역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는 논란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영문판 제목이 《Naked Earth》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적지지련의 ‘적지(赤地)’는 흔히 연상되는 붉은 땅, 즉 공산주의를 가리킨다기보다 ‘적지’의 사전적 정의인 ‘벌거벗은 땅, 헐벗은 땅, 척박한 땅’에 더 가깝다. 장아이링의 관심은 언제나처럼 거대한 사회적 격변에 의해 주변으로 내몰려 척박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약자’들인 것이다. 인민정부의 사회주의 혁명과 토지개혁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그 시대를 걸머지고 묵묵히 나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과 갈등을 특유의 섬세한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저자 소개

1920년 중국 상하이의 귀족 가문 출신 아버지와 명문가 집안의 신여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장잉(張煐)으로, 아이링은 열 살 때 어머니가 지어준 영어 이름 ‘아일린(Eileen)’을 중국어로 음역한 것이다. 봉건적 지식인 아버지에게서는 중국의 고전들을, 유럽 유학을 다녀온 어머니에게서는 서양식 문화와 예술을 접하며 상류층의 풍족한 생활을 했으나, 부모의 이혼과 계모와의 불화, 아버지의 폭력 등으로 고독하고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두 살 때 교지에 〈불행한 그녀〉를 처음 게재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영국 런던대학에 동아시아지역 수석으로 합격했으나 2차 세계대전의 발발로 영국행이 무산되어 홍콩대학에 입학했다. 1943년 잡지 《제비꽃》에 〈침향의 재, 첫 번째 향〉으로 정식 등단하면서 ‘천재 작가’로 문단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등단 첫해부터 다음 해까지 〈붉은 장미 흰 장미〉 〈경성지련〉 〈봉쇄〉 <금쇄기> 〈꽃 시들다〉 〈기다림〉 등 15여 편의 소설과 20여 편의 산문을 연달아 발표해 큰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거침없는 언행과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스물네 살 때 친일정부 관리인 후란청을 만나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리지만 3년 후 헤어지고, 이로 인해 ‘친일파’라는 오명을 받으며 한동안 작품을 발표하지 못했다. 여러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 인기를 얻고 량징(梁京)이라는 필명으로 단편 〈열여덟 번째 봄〉 <샤오아이>를 발표하나, 1952년 끝내 상하이를 떠나 홍콩으로 건너갔다. 홍콩에서 장편 《적지지련》과 《앙가》를 쓰고, 1955년 미국으로 망명한 후 30세 연상의 작가 페르디난드 레이어와 재혼해 비교적 안정된 환경 속에서 <색, 계> <반생연>  <흘러가는 꽃> 등의 후기 작품들을 발표했다. 그러나 레이어가 죽은 후 1971년부터 은둔 생활을 시작하면서 급격한 건강 악화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1995년 9월 8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죽은 지 며칠 만에 발견되었다. 


 

역자 소개

연세대 중문과에서 〈중국의 반전통주의 민족서사와 젠더〉로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 칭화대학 방문학자, 베이징대학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 여성과 민족국가, 냉전 문제에 관심이 있으며 현재는 한국전쟁 시기 중국의 국민동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문학사 편찬과 민족의 경계 : 타이완신문학사와 張愛玲을 중심으로〉, 〈노라의 자살: 현대 민족서사와 장애령의 《覇王別姬》〉, 〈여성의 시간, 서사 그리고 민족: 張愛玲 《傳奇》의 징후 읽기〉, 〈한국전쟁 시기 중국의 애국공약운동과 여성의 국민 되기〉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시인의 죽음》이 있다.


 

책 속에서

장아이링의 등장은 기적과 같다. ……우리 문단의 가장 아름다운 수확 중 하나다.

_푸레이(비평가)

 

오늘날 중국의 가장 우수하고 중요한 작가. _샤즈칭(비평가)

 

장아이링만의 독특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정련된 언어는 이제 그녀를 현대 중국문학사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_뉴욕타임스

 

장아이링은 전통적 가부장제와 불안한 모더니티가 혼재한 중국 문화를 칼날처럼 예리한 언어로 도려내 보여준다. 그녀는 그 단면을 진실되게 묘사하는 몇 안 되는 중국 작가 중 하나다.

_리안(〈색, 계〉 감독)

 

목차

자서 / 적지지련 / 해설_장아이링의 《적지지련》 읽기 / 장아이링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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