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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터의 방앗간(빌헬름 라베 선집 2) -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원제 : Pfisters Mühle
시리즈 :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23]

빌헬름 라베 저 | 권선형 역 | 문학동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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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19448 / 256쪽 137 x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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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내게 저 물은 생명체와도 같아, 저 물의 맥박을 재기 위해 의사를 불러야만 한다고. 피스터 방앗간의 맥박이 서서히 멈춰가고 있어, 에버트 피스터!” 독일 최초의 생태소설이자 환경문학의 문제작 19세기 말 산업자본주의와 맞선 스물두 장의 절박한 그림엽서 이 작품은 내적 온기를 발산하는 다정다감한 소설이다. _헤르만 헤세 라베는 자신의 꿈을 작품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사실주의자다. 그는 꿈과 꿈의 실현을 현실과의 생생한 연관성 속에서 본다. _게오르크 루카치 이 작품은 19세기 말에 대한 급진적 진단을 통... “내게 저 물은 생명체와도 같아, 저 물의 맥박을 재기 위해 의사를 불러야만 한다고. 피스터 방앗간의 맥박이 서서히 멈춰가고 있어, 에버트 피스터!” 독일 최초의 생태소설이자 환경문학의 문제작 19세기 말 산업자본주의와 맞선 스물두 장의 절박한 그림엽서 이 작품은 내적 온기를 발산하는 다정다감한 소설이다. _헤르만 헤세 라베는 자신의 꿈을 작품에 구현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사실주의자다. 그는 꿈과 꿈의 실현을 현실과의 생생한 연관성 속에서 본다. _게오르크 루카치 이 작품은 19세기 말에 대한 급진적 진단을 통해 오늘날의 복지사회가 종말론적 조명하에 놓인 원인은 산업화로 인한 자연 파괴임을 입증하고 있다. _게르하르트 카이저 유머를 이해하는 작가는 누구인가? 벽 또는 고상한 관중의 두뇌에 미세한 바늘을 꽂는 사람, 자신의 시대와 지나간 모든 시대의 옷가지를 거기에 거는 사람이다. _빌헬름 라베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문학동네의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은 문학과 인문학의 경계에서 지성과 사유의 씨앗이 된 작품들, 인문 담론과 창작 실험을 매개한 작가들로 꾸려진 상상의 서가다. 사회적 인식과 개성적 상상세계를 교차시키고 캄캄한 관념의 갱 속에서 빛나는 사유의 광맥을 캐낸 작가들, 기존 분류체계에 갇히길 거부하는 글로 무한한 영감을 준 작품들의 서가다. 우리는 이 서가에서 제도권 지식의 얼어붙은 내면에 인식의 도끼를 내리꽂고 사유의 개화를 이끈 창조적 정신과 만난다. 이 만남을 통해 시대를 진단 ㆍ 비판하고 인간을 되물었던 (인)문학의 본령을 되찾고자 한다. 숨은 작가, 낯선 작가, 바깥의 작가들을 조명하고, 문학과 인문학의 행복한 넘나듦을 감행한 그들을 축복하고자 한다. 한 작가의 여러 작품을 선집 형태로 소개하는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에서는, 이미 독일 시적 사실주의의 대가 빌헬름 라베Wihelm Raabe의 『포겔장의 서류들』을 국내에서 처음 출간한 바 있으며, 이어 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조르주 페렉Georges Perec의 실험성 높은 작품들을 필두로, 사회 문제를 비판적 의식의 정갈한 문체로 다뤄 긴 여운, 깊은 울림을 주는 이탈리아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Antonio Tabucchi, 상속받은 재력을 바탕으로 일평생 유희하는 광기의 글쓰기를 보여준 레몽 루셀Raymond Roussel, 역사와 문학의 박학다식을 절제된 산문으로 풀어내 르네상스적 인간 면모를 느끼게 하는 이탈리아 작가 클라우디오 마그리스Claudio Magris,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의 보츠와나 작가로 인종차별에 맞서며 내재화된 정치 현안을 감성적 삶과 결부시킨 베시 헤드Bessie E. Head, 중국 현대문학을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킨 문제 작가 옌롄커閻連科의 작품들을 속속 출간할 예정이다. 〈빌헬름 라베 선집〉 02 『피스터의 방앗간―여름방학 공책』 빌헬름 라베(Wilhlm Raabe, 1831~1910)는 19세기 독일문학사에서 역사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던 사실주의 작가 중 하나다. 로렌스 스턴, 장 파울, 찰스 디킨스, 토마스 만 등에 비견되는 그는 역사적 인물을 창조하기보다는 한 개인의 삶에 녹아든 역사성을 심도 있게 탐구했다. 19세기 독문학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라베는 헤겔과 포이어바흐에 이르는 역사관을 자신만의 문학적 언어로 비판적으로 성찰해낸 실천적 지식인이었다. 『피스터의 방앗간』(1884)은 『포겔장의 서류들』(1896, 라베 선집 1권)의 연장선상에서, 독일이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넘어가는 소용돌이 속에서 겪어야 했던 정치, 경제, 사회 체제의 변화와 더불어 시민사회의 정체성 혼란, 역사인식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산업문명과 자본주의의 가속화가 불러온 생태파괴 문제가 큰 화두로, 독일문학사에서 이를 최초로 건드린 환경문학의 문제작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라베가 독자에게 띄우는 인간과 문명에 관한 전언이자 태곳적 고향을 상기시키는 애틋한 그림엽서다. 공장 폐수와 시내 오염으로 피스터 방앗간이 사라지기 직전, 아내와 함께 마지막 여름을 보내기 위해 고향에 온 에버트 피스터는 역사의 물레방아 가락과도 같은 이곳의 어제-오늘-내일을 시적詩的 사실주의의 필치로 스케치해간다. 지구의 환경오염과 인류의 미래가 어느 때보다 더 염려되는 오늘날, 이 묵시록적 생태소설의 맥박을 짚어야 한다! 독일 환경소설ㆍ생태소설의 효시, ‘고통스러운 오디세우스의 항해’를 시작하다 “이 책은 세상에 나올 때 매우 지독한 저항을 견뎌내야 했고 나에게 결코 적지 않은 근심을 안겨주었다”―라베 작가는 프로이센이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와 벌인 전쟁과 소독일 통일(1871), 산업혁명 등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대변혁의 시기를 살았다. 1884년(53세)에 출간되기까지 이 책은 여러 번 출간을 거절당했고, 이를 작가는 ‘고통스러운 오디세우스의 항해’에 비유했다. 1882년 설탕공장 폐수로 인한 시내 오염, 물고기떼 익사, 인근 방앗간 폐업 등을 목격한 작가는 실제 사건을 작품화했다는 이유로 숱한 시련을 겪었다. 당시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진보를 부르짖던 자본과 문명세계의 기득권자들에게 그는 시대를 역행하는 눈엣가시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러한 그의 문제의식은 훗날 “당시 사회를 묘파한 날카로운 비평가”(헤르만 헬머스), “시민사회의 세속화된 현실에 개입하려고 애쓴, 당시 독일의 유일한 사실주의 작가”(요아힘 보르트만)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작품은 19세기 독문학사에서 최초의 생태소설, 환경문학의 효시로 불리게 되었다. 스물두 장의 종이, 인간과 문명에 관한 전언이자 태곳적 고향을 상기시키는 애틋한 그림엽서 『피스터의 방앗간』에는 ‘여름방학 공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성장과 부패가 절창을 이루는 여름, 베를린의 김나지움 선생인 에버트 피스터는 결혼 첫해의 여름휴가 기간에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다. 지난겨울, 설탕 공장 크리커로데의 폐수로 인해 대대로 이어져온 피스터 방앗간은 폐업했고, 그 충격과 실의에 아버지도 눈을 감았다. 그는 방앗간 전체의 땅이 산업문명의 손에 넘어가기 직전, 마지막 단골손님이자 오늘의 기록자로서 역사의 물레방아 가락과도 같은 피스터 방앗간의 어제-오늘-내일을 살핀다. 총 ‘스물두 장의 종이’로 구성된 이 소설은, 마치 앉은 자리에서 스케치북을 북북 찢어 써내려간 듯 절박한 심정이 그려진 스물두 장의 그림일기이자 독자에게 띄우는 전언(유언)이 담긴 애틋한 그림엽서다. 그리고 그 서정적 문체는 인간 역사의 태곳적 심장에 청진기를 갖다대는 듯하다. 이는 온갖 것을 놓치지 않고 되살려내기 위해 기록해나가는 『포겔장의 서류들』에서 칼 크룸하르트가 보여준 고행의 글쓰기를 연상시킨다. 『피스터의 방앗간』에 등장하는 기록자 에버트 피스터 역시 마찬가지이다. 역사를 관통해나가는 한 인간의 고뇌와 시련, 그 체험 속에서 한 시대의 방향 모색을 위해 이야기의 주인공 피스터, 그리고 작가 라베는 펜을 들어 글쓰기(문학)가 곧 역사(현실)화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산업자본주의 이전의 목가적인 세계와 이후의 세속화된 현실 사이를 예리하게 포착해낸 작가는 이 소설에서 당대 독일 사회의 제반 문제와 정면으로 맞대응했다. 등장인물들이 중개해낸 최후의 역사 풍경화, 역사를 역사이게 하는 자들의 초상화 게오르크 루카치는 라베가 작품에서 그려낸 인물 군상―작가 스스로가 한 개인의 인생 체험에 녹아든 역사성에 주목했듯―을 살피면서 당대 사회와의 “화해에 대한 간절한 소망”과 그 인물이 처한 “

저자 소개

1831년 9월 8일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지방의 에셔스하우젠에서 태어났다. 법관 서기였던 아버지를 일찍 여읜 뒤 막데부르크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문학작품을 두루 탐독했다. 베를린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 문학 수업을 청강하던 1856년 야콥 코르비누스라는 필명으로 첫 소설 『참새골목의 연대기』를 발표했다. 슈투트가르트 시대에 발표한 3부작 『배고픈 목사』 『아부 텔판』 『시체 운반 수레』로 비관주의적 색채가 드리운 독특한 작품세계를 인정받았다. 프로이센이 오스트리아, 프랑스와 벌인 전쟁과 소독일 통일, 산업혁명 등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대변혁의 시기를 목도한 라베는 국가의 번영에서 소외된 하층민의 삶, 시대적 소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군상 등 자본주의가 득세한 독일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작품에서 다루었다. 특히 시민적 가치관의 변화, 즉 시민적인 것과 사이비 시민적인 것의 관계 전도로 인한 시민계급의 정체성 혼란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 따뜻한 유머, 조롱과 야유가 뒤섞인 라베 특유의 시적 사실주의로 발전한다. 라베의 후기 대표작인 『포겔장의 서류들』은 산업혁명 이후 독일의 현실을 배경으로, 전원과 이상향에 대한 향수, 파멸을 선택한 영혼에 대한 연민과 동경을 고전주의적 세계관과 현대적인 서술기법으로 빚은 작품이다. 

역자 소개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빌헬름 라베의 후기 작품 『포겔장의 서류들』에 나타난 그로테스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유년시절의 정체성』으로 제7회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고 『코젤렉의 개념사 사전4』『젤트빌라 사람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책 속에서

‘예전의 낭만적인 땅’은 한낮의 햇빛 속에 우리 앞에 새로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머나먼 곳에서 헛되이 찾아 헤맸던 그 ‘태고의 기적’이 세월이 흐르고 상황이 변하면서 이제 아주 가까운 곳, 바로 우리의 코앞에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랄 것이다. 그렇게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 기적들은 우리 집 대문에서 열 걸음도 채 안 되는 곳에 놓여 있다.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떨어진 곳에.(10-11쪽)

냇물은 솨솨 소리 내며 숲으로 흘러가네,
서늘하게 숲을 적시며 솨솨 흘러가네.
난 이 쓸쓸한 물방앗간에
어떻게 오게 된 걸까?(12쪽)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방앗간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방앗간은 숲속에 있는 것도 아니고 버려진 것도 아니었다. 난 다만 그것을 팔았고, 팔아야 했다. 하지만 여름 사 주 동안 한 번 더 내 소유로 삼을 수 있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눈을 뜬 순간부터 알고 지냈고 그것과 더불어 최고의 추억들을 간직하며 자라왔던 것처럼, 그렇게 방앗간을 소유할 수 있었다.(13쪽)

해가 떠오른다. ……지금 나는 오늘의 햇빛과 나뭇잎 그늘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아버지의 마지막 단골손님으로 여겨진다. 여기 정원 탁자에서 많은 이가 유쾌하다고 할 수 있는 작은 황홀경을 자아냈다. 하지만 어떤 훌륭한 음료수도 요 며칠 동안 나를 사로잡은 이런 빛과 그림자, 회상에 젖은 도취 상태를 다른 손님에게 느끼게 한 적은 없을 것이다.(22쪽)

하지만 오늘은 피스터의 방앗간과 그 주위에 비가 내리고 있다. 그저께와 동일한 액자와 대지. 하지만 이것은 그저께와 동일한 그림일까? (41쪽)

날씨가 좋든 나쁘든, 낮이든 밤이든, 집안에서든 집밖에서든, 정원수 아래 조용한 탁자 주위에서든, 시냇물을 따라 펼쳐져 있는 초원에서든, 곡식 들판에서든. 나는 그동안 이 종이 위에 내 인생의 어느 겨울을 위해서 아버지의 방앗간에서 겪은 즐겁고 슬픈 기억, 위안과 경고와 교훈이 될 만한 기억 중 황금빛 액자에 넣어 보존할 그림을 위해 찾고 모아 이 종이 위에 기록한 것을 제법 자세하게 아내의 귀에 대고 직접 들려주었다. (46쪽)

나 자신 어떤 솟아오르는 샘물을, 수정처럼 맑은 시냇물을, 장대한 강물, 요컨대 목가적인 독일 제국의 어떤 물길을 최대한 빨리, 최대한 파렴치하게 오염시킬 확고한 의도가 있지만, 그런 나 같은 사람도 저 사람 좋은 늙은 남자에게 그의 방앗간 물을 깨끗한 상태로 보존해주기 위해서라면 내 심장이라도 내주고 싶다는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어. 네가 알든 모르든, 피스터 방앗간의 뒤채 골방에서 네게 라틴어뿐만 아니라 인간 지식의 기초단계를 가르친 이래로 난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여러 곳에 다녀봤어. 하지만 주위에서 그분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어. 그의 소원이라면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뭐든지 들어줄 거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 가지 면에서만 그의 뜻을 들어줄 수 있을 거야. 누가 그의 시냇물을 흐리게 하는지 알아낼 거야. 최후의 박테리아까지 학술적으로 알려드릴 거야! 문서상으로도. 그걸 들고 법원에 갈 수 있게 해줄 거야! 그의 물을 들여다볼 거야. 그 어떤 박사도 나보다 더 확실한 진단을 내려주지는 못할걸. 빈둥거리며 놀던, 그의 옛 피후견인이자 총아寵兒인 아담 아쉐보다는. (82쪽)

그래, 박사, 한번 둘러보시게. 그리고 수백 년 전부터 여기 물이 크리스털처럼 맑고 신부의 옷처럼 정결하다고 알고 살았던 방앗간 주인이 되어 보시게! 저기 좀 봐라, 아들아. 소매를 걷고 물이 합쳐지는 홈통에 손을 넣어봐. 그리고 네 조상들의 밝고 정직한 방앗간 물이 오늘 어떤 분비물과 기름을 나의 생업과 삶에 침전시켜 놓는지 느껴봐. 그래, 과감하게 방아바퀴에서 한 손 가득 가져오시게, 박사.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없으면 아쉬울 거야. 그리고 자네 젊은 사람들아, 자네들은 그걸 보고 웃겠지. 어쩌면 지금은 감히 웃지는 못하더라도 나를 늙은 바보 취급할 걸세. 하지만 내게 저 물은 생명체와도 같아. 저 물의 맥박을 재기 위해 의사를 불러야만 한다고. 피스터 방앗간의 맥박이 서서히 멈춰가고 있어, 에버트 피스터! 어쩌면 금방이라도 맥박이 멈출지 누가 알겠어! (109쪽)

나는 무더위에 지치고 잠에 취한 나의 여자를 업다시피 해서 데려갔다. 한심한 이가 긴 막대기로 처마 밑 제비나 철새 둥지를 헐어버리듯, 여름이 다 가기도 전에 영원히 무너져버리고 말 우리의 여름 둥지로. 그리고 오늘 나는 피스터 방앗간에 관한 추억의 기록 중 허리 부분을, 그 중심 부분을 이 따분한 종이 위로 나르고 있는 듯하다. (115쪽)

여기 우리 위의 나무도 공연히 또 어린 꽃을 피운 게 아닐 게다. 꽃을 피우면서 내 정원이 최후의 의지에 대해 마지막으로 명랑한 얼굴을 지어 보인 것만 같구나! 세상과 대학생 양반들이 나를 피스터 방앗간의 정당한 주인으로 평가했다 하더라도, 난 언제나 순리를 따르는 남자였으니 지금도 모든 게 순리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는데도 꽃이 피었으니 말이다. (206쪽)


목차

목차
피스터의 방앗간 _009
주 _215
해설 _227
빌헬름 라베 연보 _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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