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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8625438 / 364쪽 165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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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출판사 리뷰
건축을 위한 거대한 갤러리, 서울
문득 지나친 도시의 면면을 들여다보다
건축산책자 최준석이 서울에서 만난 건축 이야기
“건축도 그림이나 영화처럼 하나의 독립적인 예술로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관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도시는 건축을 위한 아주 거대한 갤러리가 됩니다.
……
서울이라는 도시, 그곳에서 숨 쉬고 있는 건축,
그것을 보는 눈이 바뀐다면
이 도시의 삶 역시 조금씩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들어가는 말’에서
파리에는 에펠탑, 바르셀로나에는 성가족 성당이 있듯이 모든 도시에는 도시를 설명하는 건축물과 장소가 존재한다. 물론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서울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는 건축물과 장소는 얼마나 될까?
이 책 《서울의 건축, 좋아하세요?》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건축을 통해 건축 읽기의 깊이와 다양한 방법들을 밀도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건축은 도시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어떤 장소는 도시의 행복을, 또 어떤 공간은 도시의 꿈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도시의 퇴적층에 자리한 누군가의 정신과 욕망, 아픔과 흔적,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서 대화하고자 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매일매일 살아가는 서울을 ‘보이지 않는 도시’로 인식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숨은 표정을 찾아가다 보면 서울은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된다.
《서울의 건축, 좋아하세요?》는 서울이라는 도시, 그곳에서 숨 쉬고 있는 건축을 직관과 상상력을 통해 여러 빛깔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무거운 건축을, 막막한 도시를 조금 더 친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줌과 동시에, 실제로 서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건축물을 직접 느껴보려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답사 안내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서울에서 마주친 건축에 대한 단상들
28개의 건축물로 도시의 숨은 표정을 읽다
이 책에 등장하는 28개의 건축물은 총 4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S, M, L, XL. 작고 큰 것은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크기의 차이일 뿐, 하나의 건축물이 담고 있는 의미의 우열과는 큰 관계가 없다. 기본적으로 크기에 따라 나눈 것이지만, 공간Space, 기억Memory, 랜드마크Landmark, 특별한 장소eXtra-Location라는 건축적 관점에 의한 분류이기도 하다.
S 플래툰 쿤스트할레.김옥길 기념관.경동교회.예화랑.탄허 기념 박물관.쌈지길.세빛둥둥섬
S의 숨은 의미는 ‘공간Space’이다. 건축물의 크기가 작다고 그 속에 담긴 의미까지 작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늑한 휴먼 스케일의 공간에서 더 큰 편안함을 느끼며 친밀감 있게 건축을 경험할 수 있다. S장에서는 28개의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 62.64제곱미터 남짓한 공간이지만 빛과 그림자라는 건축의 본질적인 특징을 다뤘다는 점에서 작지만 힘이 느껴지는 김옥길 기념관, 벽돌을 쌓아 건축적 질감을 만들어낸 경동교회, 거대한 조각 작품을 연상시키는 예화랑, 한국 현대 불교의 대표적 학승 탄허 스님의 정신을 건축으로 완성한 탄허 기념 박물관 등이 소개된다.
M 꿈마루.종묘 정전.절두산 순교 성지.경복궁 근정전.안중근 의사 기념관.명동성당.세종문화회관
M의 숨은 의미는 ‘기억Memory’이다. 도시의 어떤 건축물은 과거의 기억을 담고 있다. 우리는 책이나 영화, 그림뿐만 아니라 건축을 통해서 그 기억의 장면들과 직접 만날 수 있다. 어떤 공간은 과거 어느 순간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M장에서는 1970년 지어진 후 오랫동안 눈길조차 끌지 못했지만 최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로 재탄생한 꿈마루, 우리나라 목초 건축물 중 가장 긴 수평성을 보여주는 종묘 정전, 1866년 병인박해 때 순교한 천주교도들의 신앙심과 혼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절두산 순교 성지, 노골적인 참배나 존경을 강요하기보다는 과거를 기억하는 모던한 방식을 보여주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과거 서울의 소중했던 언덕들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명동성당 등이 소개된다.
L 어반 하이브.삼일빌딩.서울스퀘어.부티크 모나코.서초삼성타운.이화 캠퍼스 복합단지ECC.63빌딩
L의 숨은 의미는 ‘랜드마크Landmark’이다. 랜드마크는 땅에 표식을 새긴다는 의미로, 쉽게 말하면 길을 잃지 않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도시 곳곳의 커다란 건축물을 말한다. 서울에는 랜드마크가 되려는 건축물이 많다. 다양한 목적과 방법을 가진 랜드마크를 통해 이 도시의 다양한 욕망과 꿈을 만날 수 있다. L장에서는 3,800여 개의 구멍이 송송 뚫린 독특한 외관으로 자신보다 몇 배나 큰 강남 교보타워에 맞서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어반 하이브, 1970년대 고도 성장기를 대표하는 국내 최초의 현대적 빌딩 삼일빌딩, 기존 집합 주거 건축물의 획일화된 구조에서 벗어나 세대별 평면 구조와 스타일에서 독립성과 공간적 차별성을 강조한 강남 최고급 주상복합 빌딩 부티크 모나코, 아무것도 덧칠하지 않은 반듯한 사각형을 세움으로써 강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서초 삼성타운 등이 소개된다.
XL 선유도 공원.광화문 광장.덕수궁.청계천.북촌.N서울타워.숭례문
XL의 숨은 의미는 ‘특별한 장소eXtra-Location’이다. 건축의 범위는 단일 건물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도시에는 건물의 한계를 넘어 특별한 ‘장소’로 자리매김한 건축적 공간이 여럿 있다. 그 장소들이 어떤 사회적, 역사적, 건축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아보는 일은 꽤 흥미롭다. XL장에서는 한강 개발 역사에 있어서 많은 풍파를 겪었으나 현재는 서울의 대표적 생태 공원으로 리메이크된 선유도 공원, 자동차 도로로 둘러싸인 얇고 긴 교통섬의 형태를 보여주는 광화문 광장, 26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12만 톤의 물을 매일 전기로 강제 공급해야 하는 인공 하천으로 완성된 청계천, 600년 고도 서울의 흔적을 간직한 역사적 주택단지 북촌 등이 소개된다.
보이지 않았던 도시 ‘서울’에 대한 ‘건축’적 탐색
직관과 상상력의 힘으로 무한 증식되는 이야기
건축사사무소 NAAU를 운영하며 틈틈이 건축 칼럼을 쓰고 있는 저자 최준석은 전문가의 별다른 설명 없이 건축을 감상하고픈 이들에게 이 책이 가 닿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은 뭔가 가볍게 즐기며 떠들고, 내키는 대로 상상하고 해석하는 대상이 되기에는 여전히 어렵고 심각하다는 인상을 준다.
저자는 건축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과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건축을 볼 때 전문적인 지식이나 논리적 근거 없이 무작정 직관과 상상의 힘으로 부딪혀보라고 말한다. 그 방법과 시도가 다소 거칠고 제멋대로이긴 해도 몸을 부비면서 제대로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 속에서 저자는 컨테이너 박스를 쌓아 만든 플래툰 쿤스트할레를 보며 마르셀 뒤샹의 〈샘〉을, 기념관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무것도 기념하지 않는 듯한 김옥길 기념관을 보며 존 케이지의 연주 없는 연주곡 〈4분 33초〉를,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계획되었으나 현재 계획과는 달리 유명무실한 상태에 놓인 세빛둥둥섬을 보며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을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건축을 읽는 자기만의 눈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건축을 보는 눈은 삶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을 갖추는 것일지도 모른다. 독자들은 이 책에 소개되는 28개의 건축물을 통해 그동안 보이지 않는 도시로 존재했던 서울의 막막함을 덜고, 건축을 조금 더 친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