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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 - 상

시리즈 : 을유세계문학전집 [115]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저 | 김희숙 역 | 을유문화사 | 2012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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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2403878 / 48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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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를 심판하고 그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가? 카뮈와 베케트로 이어지는 ‘고독의 문학’을 연 선구적 작품 『죄와 벌』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 소설 가운데 맨 처음 쓰이고 발표된 작품이다. 발표와 동시에 엄청난 문학적 사건이 되었던 이 소설은 그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직선적인 플롯 전개, 극적으로 잘 짜인 스토리, 그리고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하나의 일관된 플롯 속에서 행동하는 인물들이 인상적이어서 비교적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한 개별적 묘사를 넘어서는 깊이와 문제인식을 지닌 작품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범죄자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범죄자의 의지를 통해 역사철학적이거나 도덕적인 이념이 범행에 나타나고, 범행이 질병과 세대의 위기 징후일 때인데, 이런 의미에서 그의 작품들은 시대 비판적이고 사회 비판적인 연구서처럼 보이기도 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 벌』에서 그전까지 쓰고 발표한 모든 작품을 능가하는 높이와 깊이에 도달하고 있다. 묘사의 대상으로부터 묘사 주체로 올라서는 인물들, 인물에 밀착된 서술 방식, 풀 수 없는 수수께끼와 의도적인 다의성, 감춰진 생각과 말해진 생각 간의 게임, 군중 장면, 대립적인 여러 심리적 요소들의 투쟁에 의해 구성되는 인물의 성격, 상호대립적인 세계관을 논쟁적으로 다루는 방식 등, 이전의 작품들에서 이미 사용되었던 여러 방법, 장치, 모티프들은 『죄와 벌』에서 그때까지의 작품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작용력을 획득한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초기 작품들을 지나 이 장편 소설에서 비로소 그의 작가적 정체성과 역량을 확실하게 펼쳐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나폴레옹을 꿈꾸던 오만에 가득 찬 젊은이의 실존적 방황을 그린 러시아 리얼리즘 문학의 걸작 시베리아 유형에서 돌아온 도스토예프스키는 여전히 사회개혁을 꿈꾸고 있긴 했지만, 그것은 혁명과 사회주의, 유물론을 거부하고 러시아의 대지와 러시아 민중, 신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그의 신념은 바뀌어 있었다. 이러한 그의 신념이 도드라진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이 『죄와 벌』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모든 인간 존재에게 동일한 타당성을 갖는 방향타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죄와 벌』은 절대 가치에 대한 이반으로부터 그것에로의 귀의로, 존재의 분열로부터 존재의 통일성으로, 인간 존재에 대한 경멸로부터 존재 일반의 가치에 대한 인정과 사랑으로 건너가는 인간을 보여 준다. 이 과정을 더욱 극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 작가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극단적인 오만과 사회에 대한 경멸이 드러나게끔 한다. 『죄와 벌』은 사회에 대한 권력의 장악이 그의 이념이고 전제주의가 그의 성격인 주인공이 자신의 이념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만, 결국에는 영혼의 요구와 심리적 필연성에 의해 벌의 필연성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작가가 여기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형법 질서의 유지가 아니라 신적인 도덕률의 회복이다. 이를 위해 도스토예프스키는 삶의 공동체 속으로의 재통합 가능성을 국가적, 공적인 조치에서 심리적, 내면적 차원으로 옮겨서 제시하고, 이 과정에서 인간 영혼의 모든 깊이를 묘사함으로써 ‘보다 높은 의미의 리얼리즘’에 이르고 있다. 이 작품의 리얼리즘적인 요소는 작품 배경을 묘사하는 장면 곳곳에서도 발견된다. 소설 속의 압도적인 공간은 프롤레타리아가 몰려 사는 페테르부르크의 더러운 거리와 골목, 좁은 다락방, 초라한 셋방, 불결한 음식점과 술집, 싸구려 여관방, 곰팡이 냄새와 페인트 냄새가 진동하는 구역 경찰서 사무실이다. 주인공이 관 같은 그의 다락방을 나서서 만나게 되는 것은 생존의 권리를 박탈당한 가난한 사람들,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품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상품으로 거래되는 사람들, 창녀들이다. 서구 문화의 첨병인 페테르부르크는 물질주의적인 악에 침식되어 있으며, 화려한 거리, 궁전, 다리 등이 묘사될 때에도 오히려 강조되는 것은 그 환영과도 같은 표면 아래 도사리고 있는 냉기와 부패, 불행, 죽음이다. 같은 시대의 페테르부르크 주민들이라면 소설 속의 사건이 그들이 살고 있는 바로 그곳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도스토예프스키는 사건의 배경이 되는 가난을 충실하게 그려낸다. 이를 통해 독자는 지금도 마치 20세기의 페테르부르크 거리를 주인공과 함께 돌아다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러한 치밀하고 세밀한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역사 이래 계속해서 이어져 온 ‘죄와 벌’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오늘날에도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저자 소개

1821∼1881.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1821년 10월 30일(신력으로는 11월 11일) 군의관이었던 미하일 안드레예비치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모스크바 빈민 병원에서 일을 했으며, 잔인할 정도로 엄격한 성격의 소지주였다. 종교적이고 온화한 성격의 어머니와는 달리, 잔혹한 아버지의 이미지는 도스토옙스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그의 작품 속 아버지들은 처음부터 부재하거나, 무능하거나, 잔학하여 자신의 자식들을 길거리로 내몰아 몸을 팔게 하거나, 자식들에게 살해당하거나, 아니면 그 자신이 자녀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심지어 성적인 폭군으로 등장하거나 한다.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곳은 그의 아버지가 의사로 일하던 모스크바 빈민 병원이었는데, 그 병원의 많은 환자들은 모두가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었으며, 어린 도스토옙스키는 이들과 대화하기를 즐겼다. 가난의 심리학의 대가가 될 씨앗이 여기서부터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작가 스스로도 평생을 가난의 굴레에서 허덕였다. 그는 돈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결코 “현실적”이지 못했던 사람이고, 자신이 감당할 능력이 있건 없건 간에 떠넘겨지는 짐을 사양할 줄 몰랐다. 
도스토옙스키의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년)에는 작가의 가난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과 가난이 인간 심리와 삶에 끼치는 영향들, 그리고 가난하고 핍박받는 자들에 대한 강한 동정심이 잘 나타나 있다. 이런 젊은 날의 도스토옙스키에게 형제애 속에서 모두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르치는 유토피아 사회주의자들의 모임인 페트라솁스키 서클은 목마른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반가운 만남이었다. 하지만 차르 니콜라이 1세의 반동 정치하에서는 당대 현실에 대한 비판뿐만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유토피아 등에 대해 토론하는 것, 금지 서적을 읽는 것들만으로도 총살감이었다. 
고골에게 보내는 벨린스키의 편지를 낭독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된 도스토옙스키는 사형은 간신히 면했으나 시베리아로 끌려갔고, 4년간의 감옥 생활과 또 4년간의 유형이 끝난 후, 도스토옙스키의 인간관 및 세계관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되어 있었다. 1840년대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를 지향했던 도스토옙스키는 1860년대 완전히 극우 보수주의자(슬라브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유형을 마치고 돌아온 작가는 1861년 러시아의 문화적 정치적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그의 형 미하일과 함께 잡지 ≪시대(Время)≫를 창간했고, 1863년 ≪시대≫지가 정치적 이유로 발행정지 조치를 받게 되어 폐간된다. 이듬해 형 미하일과 함께 두 번째 잡지, 더욱더 극우적이고 슬라브주의적인 잡지 ≪세기(Эпоха)≫를 발간하여, 그 첫 호에 ≪지하생활자의 수기≫를 발표한다. 
1866년, 후에 그의 부인이 된 속기사 안나를 고용하여 ≪노름꾼≫과 ≪죄와 벌≫을 속기하게 하여 발표하고, 1868년 그리스도를 닮은 “긍정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그리고자 한 ≪백치≫를, 1872년 ≪악령≫을, 죽기 한 해 전인 1880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모두 ≪러시아 통보≫에 발표했다. 
이렇게 해서 세계문학사 중 가장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는(역자는 이렇게 말하는 데 일말의 주저함도 없다) 1881년 1월 28일, 그의 소설만큼이나 극적인 사건들이 넘쳐 나는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러시아 철학자 니콜라이 베르댜예프가 말한 것처럼, 도스토옙스키라는 작가를 낳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지구상에 러시아인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제대로 접한 독자라면 베르댜예프의 이 말에 충분히 공감을 할 것이다.

역자 소개

목차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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