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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72756071 / 344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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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40년 동안 묵묵히 창작과 대학에서의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온 작가 송하춘의 다섯 번째 단편집이다. 이번 단편집은 2000년 이후 발표한 작품들 10편을 엮은 것으로, 작가가 고려대학교 국문과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자선 단편집을 낼 때도 포함시키지 않고 ‘아껴둔’ 작품들이다. 문학적 텍스트를 둘러싼 저자의 여행이 지천명의 경지에 접어든 현명하고 어진 노인의 시선과 일상과 환상을 넘나드는 저자 특유의 자유자재한 문체를 입고 손오공처럼 시베리아, 돈황, 히말라야, 이집트 등 세상 구석구석을 시원시원하게 주유한다. 일상과 환상을 넘나드... 40년 동안 묵묵히 창작과 대학에서의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온 작가 송하춘의 다섯 번째 단편집이다. 이번 단편집은 2000년 이후 발표한 작품들 10편을 엮은 것으로, 작가가 고려대학교 국문과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자선 단편집을 낼 때도 포함시키지 않고 ‘아껴둔’ 작품들이다. 문학적 텍스트를 둘러싼 저자의 여행이 지천명의 경지에 접어든 현명하고 어진 노인의 시선과 일상과 환상을 넘나드는 저자 특유의 자유자재한 문체를 입고 손오공처럼 시베리아, 돈황, 히말라야, 이집트 등 세상 구석구석을 시원시원하게 주유한다. 일상과 환상을 넘나드는 관찰과 성찰 스핑크스도 모른다에 실린 각 단편들의 가장 지배적인 인상은 여행에 근거한 서사라는 점이다. 시베리아, 울릉도, 교토와 후쿠오카, 이집트, 실크로드와 돈황, 인도와 히말라야 등 작가는 다채로운 장소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하지만 이 책의 단편들은 단순히 여행에서 보고 들은 현지의 풍물을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 , 같은 널리 알려진 시의 제목이나 시구를 차용한 제목들이 암시하는 것처럼 작가를 이런 장소들로 이끈 것은 장소에 대한 매혹 이전에 문학 텍스트에 대한 매혹이다. 또한 「스핑크스도 모른다」에서는 소포클레스의 『외디푸스 왕』이, 「그가 내게 티카해주었다」에서는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이, 「쉽게 씌어진 시」에서는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가 여행의 목적, 작품의 플롯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노인들의 상큼하고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하늘은 왜 파란가」에서는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작품의 주제를 상징하는 기호로 제시된다. 책의 말미에서 해설자가 지적하고 있듯이 이 책에서 여행은 ‘여행을 추동했던 문학 작품과 여행에서 만나는 공간을 겹쳐놓고 읽고 쓰는 행위’이다. 여행지에서 이루어지는 작가의 관찰은 내면적 성찰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면서 하나로 통합된다. 『스핑크스도 모른다』의 단편들에는 환상이 마치 일상처럼 개입한다.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의 화자는 춘원 이광수의 『유정』에 나오는 최석의 부인이다. 20세기 초반 소설 속 등장인물이 21세기 시베리아 문인 여행단의 일원으로 최석이 사라진 시베리아를 기행하며 수많은 문학적 텍스트의 기반이 된 시베리아의 매력을 들려준다. 동화풍으로 씌어진 「스핑크스도 모른다」는 지리산 기슭에 사는 할아버지한테 어느 날 갑자기 종이비행기 한 대가 날아와 창문을 두드리고 신화와 전설의 나라로의 초청장이 적힌 그 종이비행기를 타고 이집트로 훌쩍 날아가 그곳의 시인을 만나 스핑크스의 유명한 질문을 화두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섬에 그녀가 산다」에서는 울릉도에 놀러간 화자가 태풍으로 배편이 끊겨 민박집 여주인한테서 육지에서 울릉도로 오게 된 내력과 그녀의 남편을 바다로 영영 떠나보낸 이야기를 듣는데 사투리 강한 여주인의 말투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진전됨에 따라 또렷한 표준말 어투로 바뀌어 간다. 그리고 화자가 30년 전 조사차 왔을 때 오징어를 팔던 북창동에서 왔다던 여자를 떠올리며 민박집 주인과 그녀가 동일 인물로 오버랩되는 환각을 경험한다. 이런 일상적 환상, 또는 환각이라고 부를 만한 요소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지만 이런 것들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침투하면서 심상한 환상이라고 부를 만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논리적 인과관계나 시공간의 자유로운 이동, 동일인물이 사투리와 표준말을 오가는 노인 선언 - 나이 든 화자의 시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작품 활동을 더 이상 안 하는 소설가들을 우리는 많이 알고 있다. 김승옥이 주옥같은 단편들을 쏟아내던 시기는 이십대 중반의 5년 남짓에 불과했으며 한국 현대문학의 거목 최인훈도 마흔 이후에는 소설 창작에서 손을 떼고 설화라는 통시적인 주제를 다룬 희곡들만을 드문드문 발표했다. 젊어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던 많은 작가들이 나이 들면서 급격히 조로하는 현상은 어느덧 일반적인 한국 문학의 현상이 되었다. 급변하는 한국 사회는 작가들의 유통기한을 그만큼 단축시켰다. 그래서 한국 단편소설에서 화자로 나이 든 사람을 찾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송하춘의 많은 단편들에서 정년퇴직했거나, 노인대학을 다니는 화자가 등장하는 것은 그래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작가는 이 화자들을 통해 반갑게도 지금 현재 우리의 이야기를 한다. 실버들의 사랑을 다룬 하늘은 왜 파란가는 작가의 이런 희귀한 시선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하늘은 왜 파란가」의 화자는 ‘내가 본 것 즈이들이 보고, 즈이들이 아는 것 내가 다 아는데, 왜 할애비는 구세대고, 즈이들은 신세대라지?’라고 물으며 성찰 없는 신구 세대 구분을 거부한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사랑이 핑크빛이라면 실버의 사랑은 황홀을 의미하는 주황이라고 역설한다. 그들은 (당연히도!) 젊은 시절 트위스트도 춰봤고, 장발도 해봤고, 미니스커트도 입어봤고, 맘보바지, 핫팬츠를 입어봤다. 육이오를 겪었고, 4.19, 5,16를 통해 혁명과 쿠데타도 겪었다. 격동과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그들의 눈으로 봤을 때 요즘 젊은이들의 길거리에서의 대담한 사랑 표현은 아직 풋내를 벗지 못해 유치하다. 인사동, 삼청동, 도심의 고궁을 무대로 펼쳐지는 노인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짧지만 담백하고 아기자기한 사랑은 어느 날 갑자기 전화기를 타고 들려온 ‘그녀’의 부고로 상실된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 관한 이야기를 두 사람이 찻집에서 나누고, 젊음을 상징하는 작가 하루키도 이제 육십이 넘었음을 이야기하고, 하루키가 상실한 단어 ‘사랑’을 그것이 ‘우리 시대에는 실종된 낱말’이라고 말한 것을 떠올릴 때, 우리는 사회적인 편견이 가둬버린 노인들의 모습에서 벗어난 현대적이고 주체적인 노인을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 「베버리힐즈 서울사이트」의 나이 든 경비원은 아이돌 그룹 에치오티의 숙소를 찾아 남해에서 상경한 어린 학생들의 ‘에치오티 오빠들처럼 그냥 보고 싶어서 자다가도 문득문득 눈이 떠지는 그런 사람’이 어렸을 때 있었냐는 질문에 백일장 대회에 나갔다가 우연히 마주쳤던 ‘아이돌’, 소설가 김동리와의 두근거리는 만남을 이야기한다. 물론 아이들은 김동리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그런 아이들을 상대로 나이 든 경비원은 작가를 직접 대했을 때의 설레임을 전달하려 애쓴다. 「스핑크스도 모른다」에서는 한때 잘나가는 동화작가였지만 이제는 어린 독자들이 더 이상 찾지 않는 할아버지가 시대가 변했음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위주의 독서를 하는 요새 영악한 아이들의 취향에 자신의 동화 이야기가 호소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한다. 하지만 그 패배의 인정은 결코 비참한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작품 속 화자는 성내지 않고 조용히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람의 인생을 암시하는 수수께끼를 낸 것으로 유명한 스핑크스를 찾아가 왜 어린 독자들이 더 이상 자신의 책을 읽지 않는지 질문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스핑크스도 모른다’. 사회 구성원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노년층을 대변하는 예술적 화자의 목소리가 드물어진 작금의 한국 문학 속에서 이번 송하춘 단편집 화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반갑다. 청춘들은 젊기라도 하니 사회는 그들에게 관심을 쏟고 위로를 주려 한다. 그에 반해 노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부담스럽다’는 데 몰려 있다. 작가 송하춘은 급변하는 세태 속에서도 예술과 현실 사이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수제화공처럼 무두질을 하고, 붙이고, 꿰매고, 공글러’ 구두를 만들 듯이 담백한 단편들을 만들어냈다. 저자가 노년층 화자의 시선으로 전달해주는 이야기들은 얼핏
목차
작가의 말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하늘은 왜 파란가
그가 내게 티카해주었다
베버리힐즈 서울사이트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그 섬에 그녀가 산다
스핑크스도 모른다
오감도를 조감하다
쉽게 씌어진 시
시모다 후미요의 연애방정식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