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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나체들

히라노 게이치로 저 | 이영미 역 | 문학동네 | 201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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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18571 / 176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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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수많은 익명이 표류하는 인터넷 공간 얼굴과 이름을 잃은 나는 진정한 나 자신이라 할 수 있는가? 일본 문단의 젊은 천재 히라노 게이치로의 새로운 파격! 1999년 장편소설 『일식』으로 일본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화려하게 데뷔한 히라노 게이치로의 또다른 문제작 『얼굴 없는 나체들』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일식』 『달』 『장송』의 ‘로맨틱 3부작’으로 이루어진 제1기에 이어 실험적인 형식의 작품집 『센티멘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등을 발표하며 주로 단편 창작에 매진했던 제2기의 정점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대낮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진 한 기묘한 사건을 제3자의 시선에서 기술하는 형식으로, 인터넷상과 현실 사이에서 한 개인이 겪는 괴리, 그 속에서 표류하는 인격과 성의식, 나아가 성에 눈뜨기 전 미숙한 사춘기 시절의 심리까지 되짚어가며 다소 파격적인 묘사와 필치로 ‘얼굴과 익명성’이란 주제와 현대인의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모자이크로 얼굴을 가린 나체, 옷으로 몸을 가린 얼굴 이성과 욕망의 두 가지 얼굴, 어느 것이 진정한 자신인가? 지방도시의 중학교 교사 요시다 기미코는 우연찮은 계기로 접속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가타하라 미쓰루라는 남자를 알게 되어 육체관계를 맺는다. 지극히 평범하고 모범적인 삶을 살아온 그녀는 내심 죄악감을 느끼면서도 본능과 욕망에 충실한 그와의 관계에 점점 빠져든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성인 사이트에 모자이크로 얼굴이 가려진 자신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이 떠도는 것을 목격한다. 얼굴 없는 나체, 수많은 익명의 파도로 가득한 인터넷을 부유하는 사진을 보고도 사람들은 그녀의 정체를 몰랐다. 한낮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세간을 경악시킨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얼굴 없는 나체들』에서 히라노 게이치로는 인간의 본능과 가장 가까운 남녀의 성이라는 소재를 통해, 현실세계에서 도덕적이고 이성적인 삶을 영위하는 한편으로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억눌린 욕망을 발산하려 하는 현대인의 이중성을 파헤친다. 이런 시도는 이미 전작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에 수록된 「마지막 변신」에서 부분적으로 이뤄진 바 있으며, 뒤이어 발표한 장편 대작 『결괴』(2013년 국내 출간 예정)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하는 히라노 작품세계의 큰 줄기라 할 수 있다. 또한 마치 르포라이터나 논픽션 작가가 과거의 사건을 되짚어 설명하는 듯한 구성을 취해, 두 주인공의 행동이 사회적으로 미친 심각하고도 우스꽝스러운 파장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술하며 현대사회의 한 자화상을 그려내기도 한다. 3인칭 시점의 담담하고 건조한 문체는 오히려 등장인물과 사건의 성격을 한층 극명하게 보여주며, 특히 여주인공이 막 2차성징을 맞아 자신의 여성성을 자각한 학창시절을 회상하는 장면 등에서는 호기심과 열등감이 미묘하게 뒤섞인 십대 소녀의 심리를 적확하게 그려내어 공감마저 자아낸다. 이런 면 역시 ‘로맨틱 3부작’으로 불리는 초기 작품군과 확연하게 다른, 히라노 게이치로의 새로운 경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 사회의 본질과 현대인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파헤친 문제작! 성인 사이트에 나체 사진을 올리는 것과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은 일견 매우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만 실은 아주 비슷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둘 다 ‘얼굴’이 가려져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생각해보면 ‘얼굴’이란 인간의 동일성을 담보하는 마지막 보루입니다. 물론 인간은 누구나 여러 면을 갖고 있습니다. 연인과 있을 때와 상사와 있을 때의 모습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지만 어떤 때에도 얼굴만은 떼어놓을 수 없죠. 표정은 달라도, 최종적으로는 얼굴로 어떤 사람인지가 구분됩니다. 즉 아무리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어도 결국에는 얼굴을 통해 한 인간으로 고정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나 인터넷 세계에서는 그 ‘얼굴’을 가릴 수 있기에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는 게 아닐까…… 바로 그것이 제가 이 책에서 쓰고 싶었던 것 중 하나입니다. ­야후 북스 인터뷰 중에서 남녀 회원의 프로필을 공개해 실제 만남을 주선하는 사이트 ‘순애 클럽’에 접속한 요시다 기미코는 반쯤 호기심으로 ‘미키’라는 닉네임을 사용해 자기의 정보를 올려놓는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이름 모를 남자들의 러브 콜에 당황해하면서도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쾌감을 느낀다. 사춘기 시절의 외모 콤플렉스와 열등감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며 기껏해야 학교나 직장 안에서 평범하고 지루한 연애만 해오던 그녀에게 이는 자신감과 대담함을 동시에 가져다준 매우 큰 변화였다. 한편 학창 시절부터 어둡고 음침한 성격으로 따돌림을 받아오며 성인이 된 현재에도 대인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가타하라 미쓰루는 ‘미치’라는 닉네임으로 넷상의 ‘미키’에게 접근해 육체관계를 맺고, 그녀의 나체와 성행위 장면을 또다른 성인 사이트에 공개하고 그 반응을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의 과시적인 성욕은 ‘미키’의 존재가 수많은 남자들의 욕망과 인기의 대상이 됨으로써 이윽고 충족된다. 두 사람은 현실사회에서는 매우 다른 인격을 갖고 생활하고 있지만, 얼굴과 이름이 배제된 인터넷상에서는 비밀스러운 유희를 즐기는 ‘커플’로 인식되며 그 대담함을 칭송받는다. 우연히 웹서핑 중에 자신의 나체 사진을 발견한 요시다 기미코는 얼굴로 상징되는 현실세계와 몸으로만 받아들여지는 인터넷상의 두 자아를 대면하고 어느 쪽이 진정한 자신인지 알 수 없어 큰 혼란에 빠진다. 요시다 기미코는 얼굴 없는 자신의 나체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녀만이 아니다. 가타하라 미쓰루도, 글을 올린 다른 사람들도 모두 얼굴이 없었다. 단지 부품처럼 절단된 육체가 있을 뿐이다. 거기에는 인격과 전혀 관계없는 욕망의 대상이 다양하게 고루 진열되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 모여드는 남자들의 댓글 또한 얼굴 없는 나체의 말들이었다. ­본문에서 시공간을 초월하는 정보와 지식의 공유라는 큰 장점을 지녔지만 동시에 비사회적 인격의 분출구로도 이용되는 인터넷 공간. 일찍이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천착해왔던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를 소재로 작품을 쓰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얼굴 없는 나체들』은 사회적 금기로 여겨지는 성적 담론과 인터넷 세계의 이면을 그의 작가적인 시선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색다른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테크놀로지와 성욕이 이인삼각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욕망의 우주와 연이 없는 사람들은 이 소설에 묘사된 두 사람의 세계가 몹시 기이하게 비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현실이다. 게다가 그리 드물지도 않다. 단순하고 소박했던 우리의 사랑은 테크놀로지라는 괴물에 의해 앞으로 과연 어떤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될까. 히라노 게이치로는 어디로 치달을지 모르는 그 여행의 용기 있는 선발대장일지도 모른다. ­쓰즈키 교이치(작가)

저자 소개

1975년 6월 22일 아이치 현 출생.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 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이 작품은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再來’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에 히라노 열풍을 일으키며 40만 부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9년 메이지 시대를 무대로 젊은 시인의 탐미적인 환상을 그려낸 두번째 소설 『달』을 발표한 이후 매스컴과 문단의 주목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3년여 동안 침묵을 지키며 집필을 계속해, 2002년 19세기 중엽의 파리를 배경으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대작 『장송』을 완성한다. 이후에도 현대 일본을 무대로 젊은 남녀의 성을 세심한 심리주의적 기법으로 좇는 등 실험적인 형식의 『센티멘털高瀬川』(2003), 더욱 심화된 의식으로 전쟁, 가족, 죽음, 근대화, 테크놀로지 등 현대사회의 여러 테마를 다룬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2004), 소설로 만든 삽화, 문자로 그린 그림 등 독특한 형식적 실험이 돋보이는 『당신이, 없었다, 당신』(2007) 등의 소설집과, 『얼굴 없는 나체들顔のない裸体たち』(2006), 『결괴決壊』(2008), 『DAWN』(2009), 『형체뿐인 사랑かたちだけの愛』(2010) 등의 장편소설을 잇달아 발표하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밖에 특유의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본 산문집 『문명의 우울』(2002)을 펴냈으며, 『책을 읽는 방법』(2006)에서는 소설을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책을 좀더 깊이 있게 감상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슬로 리딩’(천천히 읽기)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역자 소개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과 ≪캐러멜 팝콘≫ 번역으로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주관하는 보라나비 저작·번역상의 첫 번역상을 수상했다. 그 외의 옮긴 책으로 요시다 슈이치의 ≪도시여행자≫, ≪파크라이프≫, ≪사요나라 사요나라≫, ≪동경만경≫, ≪나가사키≫,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면장선거≫, ≪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모리미 도미히코의 ≪태양의 탑≫, 그 외에 ≪검은 빛≫, ≪사랑을 말해줘≫, ≪단테 신곡 강의≫, ≪산타클로스는 할머니≫, ≪문어가 슝≫, ≪상상에 빠지는 스케치북≫, ≪금붕어 낚기≫, ≪초초난난≫ , ≪얼굴 없는 나체들≫ 등이 있다. 

목차


0 ‘오사카 성에서’ 9
1 ‘요시다 기미코’와 ‘미키’ 13
2 사랑 비슷한 것 20
3 성기/생리 28
4 유방/자위 37
5 남성 경험 44
6 ‘가타하라 미쓰루’ I―‘너클’ 사건 50
7 ‘가타하라 미쓰루’ II―여성관 57
8 ‘만남’ 69
9 시작 87
10 육체관계 98
11 상스러운 취미 111
12 얼굴 없는 나체들 127
13 사건 전 144
14 사건 153
15 사건 후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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