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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의 고뇌

원제 : L'angoisse du roi Salomon (1979)

에밀 아자르 저 | 김남주 역 | 마음산책 | 2012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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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60901391 / 408쪽 225 x 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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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 저자 : 에밀 아자르

역자 소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주로 프랑스 현대문학을 번역해왔다. 옮긴 책으로 야스미나 레자의 《행복해서 행복한 사람들》 《함머클라비어》, 베로니크 오발데의 《그리고 투명한 내 마음》, 미셸 슈나이더의 《슈만, 내면의 풍경》,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의 《여자의 빛》 《솔로몬 왕의 고뇌》 《가면의 생》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엑토르 비앙시오티의 《밤이 낮에게 하는 이야기》 《아주 느린 사랑의 발걸음》, 아멜리 노통브의 《사랑의 파괴》 《오후 네 시》 《로베르》, 가즈오 이시구로의 《창백한 언덕 풍경》 《녹턴》 《나를 보내지 마》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나의 프랑스식 서재》 《사라지는 번역자들》이 있다. 

책 속에서

나는 우리의 역사적인 첫 만남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 ‘질책하다’ ‘분개나 분노로 인해 위협적이고 둔탁한 소리를 내다’라는 표현이 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사실 솔로몬 씨의 상태는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나중에 나는 사전을 좀 더 뒤적여 ‘노여움’ ‘공격자에 대한 격렬한 짜증’이라는 표현들을 찾아냈다. 고령으로 몸이 뻣뻣해지고, 허리와 무릎과 몸 여기저기가 불편했으므로 그는 나이라는 공격자를 등에 업고 내 택시에 오른 셈이었다. (11쪽)

“(…)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은 우리 자신에 대한 정보 과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날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모를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환상을 품을 수 있었지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미디어와 라디오, 특히 텔레비전 덕에 세상을 지나치게 환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가장 큰 혁명이라면, 갑작스럽게 세상을 지나치게 환하게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우리 자신에 대해 알아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최근 삼십 년 동안 알게 되었고, 그게 정신적 외상을 일으키는 겁니다.” (24쪽)

그의 작품은 아직 단 한 권도 책으로 출간되지 않았다. 목표가 필생의 역작을 쓰는 것이었으므로 생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일흔다섯 살이 넘었지만, 자신의 책이 완벽한 것이 되기를 바란 만큼 더 보고 느껴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가 갑자기 죽는다면 그의 걸작은 미완성으로 남을 것이고, 그가 죽기 전에 집필을 멈춘다면 그 작품에는 생의 끝이 결여되기 때문에 역시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기는 했다. (27쪽)

솔로몬 씨는 ‘프레타포르테’라는 표현에 크게 집착했다. 그 단어는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의미를 포괄하고 있었다. 때로는 사람들이 위안을 얻기 위해 새롭게 구하고 제안하는, 기성의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우습게 여기는 것 같기도 했다. (28쪽)

“그렇소. 모두 유명한 사람들을 추억한다오.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관심 있는 사람은 없소. 하지만 그들 역시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랑하고 희망하고 고통스러워했소. 태어나면서부터 고통이라는 기성복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종점에 이를 때까지 그 기성복을 겸허히 입고 있었다오.” (35쪽)

나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코웃음을 쳤지만, 사실 그러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세월의 트럭이 지나간 흔적을 여실히 볼 수 있었던 것이다. (90쪽)

기성복에 대해서 말하자면, 어느 날 바롱 가에서 정말이지 괴상망측한 일이 일어난 것을 보았다. 원래 그곳에는 진열장에 최고급 관의 사진들을 좋아둔 장례 용품점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보니 업종 변경을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장례 용품점 대신 무엇이 들어왔는지 아는가? 바로 기성복 상점이 생긴 것이다. 알 만한 얘기 아닌가. (126쪽)

나는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 내 말 좀 들어봐요, 난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어떤 여자를 사랑한답니다, 그 사실로 인해 나는 그녀를 더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겠어요? (188쪽)

“광고. 늙은 여자들의 등에는 온갖 광고들이 업혀 있어. 나이를 먹었어도 최고로 아름다운 머리카락, 최고로 아름다운 피부, 최고의 신선함이 있어야 하니까…… 하지만 나로선 잘 모르겠어.” (234쪽)

“당신이 행복하다고 해서 삶이 당신을 벌주진 않아.”
“잘 모르겠어. 알다시피 삶은 눈을 갖고 있고, 행복한 사람은 눈에 띄기 마련이라서 말이야.” (2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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