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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2181733 / 184쪽 120 x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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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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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숙, 김경란, 김근아, 김은주, 박경란, 박선영, 박혜란, 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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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호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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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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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골 와서 농사지은 지 십 년이다. 이제야 겨우 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그래 땅이 받아줍디까』와 『몸살』에 이은 세번째 산문집 -땅에서 배운 십 년의 기록 산문집 『그래 땅이 받아줍디까』(2004)와 『몸살』(2007)을 펴낸 한승오의 세번째 책 『삼킨 꿈』이 출간되었다. 충남 홍성땅에 터를 잡고 농사꾼으로 첫발을 내딛은 지 올해로 십 년이다. 2002년 저자가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 짐을 푼 곳은 애초의 주인을 잃은 빈집이었다. 방 세 개에 부엌이 딸리고 마지막 자존심인 양... “시골 와서 농사지은 지 십 년이다. 이제야 겨우 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그래 땅이 받아줍디까』와 『몸살』에 이은 세번째 산문집 -땅에서 배운 십 년의 기록 산문집 『그래 땅이 받아줍디까』(2004)와 『몸살』(2007)을 펴낸 한승오의 세번째 책 『삼킨 꿈』이 출간되었다. 충남 홍성땅에 터를 잡고 농사꾼으로 첫발을 내딛은 지 올해로 십 년이다. 2002년 저자가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시골로 내려가 짐을 푼 곳은 애초의 주인을 잃은 빈집이었다. 방 세 개에 부엌이 딸리고 마지막 자존심인 양 품위만은 잃지 않은 반듯한 일자집. 새 주인과 십 년을 함께한 이 집에는 이제 그간의 살림살이가 무겁게 들어차고, 곳곳에 진득한 정이 스며들었다. 논농사 밭농사 지으며 땅과 더불어 살아온 저자의 십 년 또한 이처럼 묵직하고 진득하다. 첫 책 『그래 땅이 받아줍디까』가 농사꾼 십 년 여정의 출발점에 서 있는 책이었다면, 두번째 책 『몸살』은 평범한 농사꾼이 되어가는 과정의 기록이었다. 이번에 출간된 『삼킨 꿈』은 그렇게 땅에서 배운 십 년의 세월, 추리고 추린 생각의 정수를 담고 있다. “산문집을 펼치면 내처 읽게 마련인데 이 책을 읽을 땐 그러지 못했다. 쌀에서 뉘를 가리는 대목을 읽다 말고 벌떡 일어나 친구가 보내준 5분도미 자루가 놓인 현관으로 갔다. 상하기 쉬운 쌀이라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데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현관에 두고 지내왔다. 냉장고를 정리해 쌀을 넣어두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쇠비름과 채송화를 혼동하던 도시내기가 흙과 더불어 살아낸 십 년. 하늘의 기미를 살피고 자연의 불가항력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나날은 고단하나, 고추장을 담근 뒤 설핏 떠오른 미소의 힘으로 견뎌낼 수 있는 것이리라. ‘논물 한 방울’에서 삶의 단면을 감지하는 감수성이 허리 휘는 노동으로 살며 ‘쌀에서 뉘 가리듯’ 추려낸 사유들. 그 기록이 꿈을 삼킨 채 일상에 젖은 우리에게 조용하고 매서운 죽비로 다가든다. 한 대 맞은 어깨가 얼얼하면서도 시원하다.” -이혜경(소설가) “나는 H가 처음부터 일반적인 ‘귀농’ 집단에 속하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로 자기 생각을 유지하고 굴려나가려 하는 것이 역시 H답다고 느꼈다. 그런 생각의 결과는 드문드문 책으로 전해졌는데, 첫번째 책은 부제가 편지였고 그다음 책은 일기였다. 이번 책에는 어떤 부제가 붙을지 모르겠지만, 본문을 보건대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그의 마음이 점점 딴딴하게 여물어 어떤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아는 H에게는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가 다가왔다는 뜻이다-물론 그 결정이 무엇일지 미리 궁금해하지 않을 만큼 피차 나이가 들기는 했지만. 그나저나 제수씨는 요새 그 오래된 전축으로 무슨 노래를 듣고 있을까. 아니, 그 전축이 아직도 있기는 할까.” -정영목(번역가ㆍ이화여대 교수), ‘발문’에서 십 년을 한결같이 심고 가꾸고 애태우고…… 그렇게 단단히 여문 마음속 이야기들 굳이 귀농이나 생태 같은 명분을 앞세우지 않고, 저자는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평범하게 농사짓는 이의 본분을 다해왔다. 하루 이틀 사흘…… 열흘도 넘겨 열이틀 만에야 싹을 틔우는 볍씨 때문에 속을 끓이고, 때로 욕심껏 이삭 거름을 내었다가 오히려 흉작을 맞기도 한다.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논을 두고 볼 수 없을 때는 급수 차례를 무시하고 남몰래 자기 논에 물을 대기도 하면서. 저자는 이런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자연스레 생겨나는 마음속 말들을 붙잡아두고서 곱씹고 또 곱씹는다. 그렇게 단단히 여문 말들을 한 자 한 자 옮겨놓은 것이 바로 이 책 『삼킨 꿈』이다. 옮겨 심을 들깨 모종과 다니는 길목에 떨어진 꽃잎들, 그리고 병든 고추나무를 보고 저자는 태어나 자란 땅을 떠날 수밖에 없는 들깨 같은 인생을, 절망이 꾸는 구원의 꿈을, 허무 또한 농사의 열매임을 이야기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확을 얻고 싶었다. 예년보다 그 마음이 더 간절했다. 큰아이 등록금 걱정 때문이었을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마음속 목소리는 이삭 거름을 내는 동안 한시도 잦아들지 않았다. 간절한 바람만큼 벼이삭은 컸다. 커다란 벼이삭이 누런 몸을 출렁이는 물결을 보고 있으면 얼굴에는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 하지만 누런 벼이삭만큼 탐스러운 행복의 순간은 아주 짧았다. 뒤이어 가을 비바람이 몰고 온 불행은 그 행복만큼, 아니 그 행복보다 더 컸다. 쓰러진 벼에서 나오는 가을 수확은 당연히 형편없었다.”-p. 159 “고추나무를 뿌리째 뽑았다. 뿌리는 붙잡고 있는 땅을 놓지 않았다. 아직 살아 있음의 힘, 아니 기어이 살아야 함의 힘이었다. 흙무더기를 움켜쥔 뿌리는 청년의 억센 손아귀만큼이나 젊었다. 나는 그 젊음을 뽑아버렸다. (……) 농사는 정녕 꿈이 아니련만, 마치 깨어난 꿈처럼 허무할 때가 종종 있다. 젊은 고추나무를 뽑아 죽여야 하는 절망의 노동처럼. 죽음의 열매를 매달고 있는 청춘의 고추나무처럼. 허무 또한 농사의 열매이겠지…… 마치 삶이 숙명처럼 허무를 껴안고 있듯이.”-p. 134 한여름 내내 아내와 피(볏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논풀)를 뽑으며 논에 매달린 어느 해인가 도지를 건네받은 땅주인은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말을 내놓았다(저자가 짓는 땅의 주인은 따로 있다). 땅에 땀을 쏟고 정을 주었던 저자는 서늘한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그뿐인가. 자연의 횡포는 사람의 말보다 더 무참하다. 퍼붓는 비가 다 자란 벼를 하루아침에 집어삼키기도 한다. 하늘의 무심함 앞에는 허망이란 말조차 무색하다. 하지만 수차례 꿈을 삼키면서도 땅을 지키고 선 저자는 그렇게 삼킨 꿈이 또 다른 꿈을 새로이 뱉어낼 것임을 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바랐던 땅에서의 삶의 이치임을. 결국 땅으로부터 그 사실을 배운다. 이 책 『삼킨 꿈』은 이렇듯 저자가 땅에 살며 십 년을 한결같이 심고 가꾸고 애태운 시간의 결정(結晶)이다.
“주인 사내는 역병 들린 소처럼 힘없이 무릎을 꺾었다. 제발, 제발, 제발. 옆에 선 그의 아내는 길게 풀어헤친 머리채 너머로 체념 어린 절망을 삼켰다. 축사에 남은 열세 마리 소들이 순한 눈망울로 주인을 따라 하염없이 울었다. 사람들은 쇠사슬을 끊고 축사 문을 열었다. 아침 냉기보다 더 차가운 사람들 그림자가 백정의 쇠망치처럼 소들을 덮쳤다. 사람들은 살아 있는 소들을 땅에 깊이 묻었다. 숨이 끊어지지 않은 채로 묻힌 짐승들 심장이 벌떡거릴 때마다, 산 사람들 심장을 찢는 듯한 짐승 울음소리가 두껍게 덮은 흙을 달구질하는 사람들 발목을 잡았다. 사람들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흙을 덮고 덮고 땅을 다지고 다졌다. 하지만 생매장된 소들의 울음소리는 땅에 묻어지지 않았다.”
―p. 60~61
“누군들 수렁논을 피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곳에 일가 피붙이 하나 없는 나에게 어느 누가 농사짓기 좋은 땅을 내어주겠는가. 뱀처럼 몸을 휘감는 징글징글한 수렁이기에 나에게까지 온 논이다. 농사지어 먹고살려면 수렁이라 마다할 수 없다. 그 수렁에 빠져 내가 수렁이 되고 말지라도. 마치 삶의 어떤 길목에서 마주하는 수렁처럼, 어찌할 도리 없이 나는 수렁을 부르는 것이다. 누군들 삶의 수렁을 피하고 싶지 않겠는가.” ―p. 80
“점심때를 지나자 날이 어두워지며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낡은 함석지붕이 거세고 굵은 빗방울에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냈다. 떨어지는 낙숫물은 물의 장벽처럼 시야를 막았다. 야트막한 야산에서 쏟아지는 물이 마치 폭포처럼, 시냇물처럼 집 앞을 흘러내려갔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빗줄기였다. (……) 이미 논은 물바다였다. (……) 내 손에 들린 삽 한 자루, 물에 잠긴 내 발목이 난생처음 마주하는 악몽처럼 낯설었다.” ―p. 115
“겉으로 보기에도 벼는 목이 마른 게 분명했다. 나락이 여무는 시기에 물이 없으면 가을 수확량은 확실히 떨어진다. 흉작을 좋아할 농부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펌프를 고쳐서 물을 대야 할 때였다. 그래도 나는 계속 비를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수확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기로 했다. 하늘의 뜻대로 좀더 논을 말리자 생각했다. 언젠가 논을 잘 말리지 못해 벼가 쓰러진 적이 있었다. 여름에 논을 잘 말리지 못하면 벼가 뿌리를 땅 깊이 내리지 못하고, 결국 가을 비바람에 넘어지고 만다. 그러면 일 년 농사는 끝이다. 올여름에는 논을 말릴 새도 없이 연일 비가 이어졌으니, 더 신경이 쓰였다. 벼가 쓰러지는 그런 쓰라린 경험이 없었다면, 아마 나는 인내하며 비를 기다리지 못했으리라. 며칠 후, 비가 왔다. 하늘이 비를 방울방울 던지는 듯했다. 톡 톡 톡 얌전하게 가을비가 떨어졌다.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저절로 말이 톡 떨어졌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입에서는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던 말. 마음속 아득히 깊은 어딘가에 숨죽이고 있다가 터져 나오는 기도 같은 한마디. 비님이 오시네……” ―p. 146
“자칫 산산이 부서지기 쉬운 꿈 같은 것이 나를 구원하고 있다면, 그 구원은 막 깨어난 꿈처럼 희뿌옇게 지워지는 절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런 절망의 꽃잎이 없다면 희망의 꽃망울은 입을 열지도 못하리라. 지나는 길목 길목마다 그렇게 떨어지는 꽃잎들이 온몸을 부르르 떨며 깊숙한 상처를 어루만진다. 그 떨림 하나하나가 진정 삶을 구원하는 꿈일는지 모른다.” ―p. 171
목차
프롤로그 4
1부
흙냄새 11
수렁논 1 12
피사리 15
방화 17
빈집 19
고물 24
비밀의 금고 29
꿈의 소각장 33
뉘 35
삼킨 꿈 38
노루목 42
2부
당신의 응답 47
무?언극 50
땅의 노래 56
불타는 우물 59
알코올릭 65
겁탈 70
호미 도둑 73
수렁논 2 79
알몸 81
종이꽃처럼 83
피바다 85
3부
마음속 풍경 91
들깨 모종을 옮겨 심으며 96
옥수수수염 98
기도 101
욕망의 물감으로 칠한 스펙트럼 104
우렁이에게 107
이빨 자국 113
실종 115
손의 몰락 117
짐승을 키운다는 것 118
오래되어서 더욱 새로운 126
4부
아내의 고추장 131
허무의 열매 133
조그만 볍씨 한 알 속에 136
하나의 적, 두 개의 전쟁 139
비님이 오시네 145
뒷간으로 가는 길 148
생태 152
잃어버린 가을 154
나비의 시간 162
만물이 짓는 농사 164
동면 168
에필로그 170
발문 1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