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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833260 / 307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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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무너진 현실 (162p)
아들은 생각했다. 돌아가셨으면 좋겠는데……. 이건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고…….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자신을 향해 힘껏 소리쳤다. 이젠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고, 나조차도 살기 힘들다고 가슴을 수없이 내려쳤다. 날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머릿속의 거미줄은 계속 미로의 늪만 만들어내고 있었다.
“어르신 건강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호흡도 불안하고 열이 높습니다. 병원에 가셔서 진료를 받아야합니다.”
“매번 병원에 가지만 치료가 되지도 않는데 진료만 받으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진료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지만 건강이 더 나빠지지는 않습니다. 더구나 요양원에서 건강이 더 악화되는 것을 두 손 놓고 바라만 볼 순 없습니다. 적절한 의료처치가 필요합니다.”
“네, 그럼 입원기간과 비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나요?”
“중환자실에 입원, 일반실의 간병비와 의료비, 검사에 따라 비용이 대략 00만 원으로 예상됩니다.”
“휴~.”
한숨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내 심장까지 전해온다. 부모님 건강은 알지만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너무 괴롭다. 이 달에만 벌써 두 번째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것이다. 의료비에 간병비로 이젠 버티기가 힘이 든다. 당장 큰아이 등록금을 내야하는데 더 이상 은행의 대출도 어렵다고 한다. 아들은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는 강한 마음으로 살아왔지만 요즘은 두 어깨 위에 놓인 짐이 너무 무겁다.
결국 아들은 사채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정말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시험 준비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는 큰애의 희망이 없었다면 모든 걸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수입은 한정되어있고 지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늘어났다. 병원비가 아들의 목을 죄어오고 있었다. 아무리 벌어도 이자 갚는 것조차 힘겨웠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채는 늘어가고 병원비에 교육비는 더욱 가중되었다. 아들은 입에 대지도 않던 술을 자주 기울이기 시작했다. 술은 걱정을 잠시 잊게 했지만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다. 노후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어머니가 너무 미웠다. 아들의 고민은 복잡한 거미줄을 자꾸만 만들어냈다. 두통은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고 눈물로 낙담한 아들은 머릿속의 거미줄을 풀기위해 가위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머릿속의 거미줄을 싹둑 다 잘라냈다.
아들은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병원에 계신 어머니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미래가 젊은 손자는 학업을 중단했다. 결국 이생의 삶은 남은 자의 몫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