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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어느 늦은 밤

유현산 저 | 자음과모음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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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427227 / 384쪽 145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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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제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 수상작가, 유현산 신작 장편소설! 폭풍 같던 1990년대를 수직으로 관통한 정통 사회파 스릴러! 괴물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 자들의 잔혹한 비명? “괴물 같은 세상에선 괴물로 사는 수밖에 없어!” “나는 보았다. 인간이 어떻게 악마가 될 수 있는지를, 꿈에서조차 승리의 희망을 품지 못하는 패배자들이 어떻게 세상에 복수하는지를, 더 나은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믿은 20대들이 어떻게 자신과 세상을 난장판 속에 던져버렸는지를, 나는 보았다.” -본문 중에서 |... 제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 수상작가, 유현산 신작 장편소설! 폭풍 같던 1990년대를 수직으로 관통한 정통 사회파 스릴러! 괴물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된 자들의 잔혹한 비명 “괴물 같은 세상에선 괴물로 사는 수밖에 없어!” “나는 보았다. 인간이 어떻게 악마가 될 수 있는지를, 꿈에서조차 승리의 희망을 품지 못하는 패배자들이 어떻게 세상에 복수하는지를, 더 나은 세상은 불가능하다고 믿은 20대들이 어떻게 자신과 세상을 난장판 속에 던져버렸는지를, 나는 보았다.” -본문 중에서 | 모두가 좋은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부풀어 있던 1990년대 초입에, 시대를 뒤흔든 조직범죄의 원형이자, 한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 집단이 탄생했다. 1990년대를 살아낸 이들에게 그 시대는 어떻게 기억될까. 독재 정권이 막을 내리고 정치적으로는 합리적 문민정부가, 경제적으로는 후기 자본주의가 시작되면서 1990년대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그러나 좋은 세상이 올 거라는 희망으로 충만했던 시대의 초입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시대를 뒤흔든 조직범죄의 원형이자, 한국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범죄 집단으로,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고 간 ‘지존파 사건’이 그것이다. 이번 소설은 견딜 수 없는 폭염으로 임계점을 향해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1994년 여름을 배경으로, 한국 범죄 사상 가장 잔혹한 집단으로 기억되고 있는 지존파 사건을 모티프로 삼아 ‘세종파’라는 가상의 범죄 집단을 만들어 1990년대라는 시대가 가지고 있던 모순과 사회사적 풍경을 매우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평등에 대한 세상의 희망적 전망은 환상이었을 뿐, 넘어설 수 없는 불평등과 부조리로 가득한 모순적 체제 속에서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당한 젊은이들의 결코 나아지지 않는 삶에 대한 좌절과 박탈감은 분노를 폭발시켰고, 집단적, 부정적 저항이라는 형태의 무차별적인 폭력과 잔혹한 범죄로 이어졌다.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 세종파라는 범죄 집단을 통해 그 시대가 품고 있었던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종파를 이해하려면 1990년대의 밑바닥을 봐야 해요. (……) 1990년대는 1980년대와 질적으로 다른 시대죠. 잘살아보세라든가, 독재타도라든가, 이렇게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호가 사라진 시대예요. 젊은 세대에겐 소비 자본주의나 빈부 격차만 보였죠. 사람들이 돈을 위해 아귀다툼을 하는 것만 보였어요. 실제로 1990년대부터 양극화가 심해지기 시작했어요. (……) 그 밑바닥을 이해해야 돼요. 그 무렵 하층 계급의 20대들은 박탈감에 젖어 있었어요. 가벼운 바람에도 비명을 지르는 아주 예민한 종이었죠. 이런 좌절의 분위기에서 세종파가 나왔고 막가파가 나온 거예요.”(본문 중에서) 세종파가 저지른 범죄들은 개인적 차원의 원한이나 분노와 무관한 사이코패스적 범죄와 달리 사회적 차원의 분노에서 발현된 것이지만, 그 분노의 해소 방식에 있어서 잘못된 의지와 믿음을 바탕으로 저질러진 행태는 평범한 사람들의 보통의 행복을 무참히 짓밟았다. “안 돼! 이건 너무하잖아. 잘 봐. 세상을 잘 봐. 세상은 백만 가지 슬픔에 잠겨 있고, 그래도 인간들은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잖아. 그래 나도 잘 알아. 사는 게 끔찍하게 힘든 일이라는 건 알아. 인간이 터무니없이 약하다는 것도 알아.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잖아. 누가 너희한테 이럴 권리를 줬어? 누가 너희한테 모든 것은 가능하다고, 꿈은 이루어진다고 속삭였어? 그건 다 개소리야.”(본문 중에서) 원래 그렇게 잔인한 성격의 반사회적 인물이 아니었던 세종파 일원들의 목표는 사실 ‘돈’이었다. 사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던 이들은 개인으로서 이루기 어려운 것들을 집단이라는 미명 하에 성취하고자 조직 강령까지 만들어가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는 불가피하게 폭력이 개입될 수밖에 없었고, 그럴 때마다 ‘이 모든 행위는 사회에 대한 복수’라며 부여되는 나름의 정당성은 강간, 납치, 살인, 시신유기 등의 극악무도한 범죄에까지 다다라 결국 모두를 파멸에 이르게 만든다. 사회가 빚어내는 추악한 거짓말 앞에 무너진 그들, 개인의 불행을 사회적 차원의 불행으로 가져가 타인의 일상을 무참히 짓밟은 이 모든 행위들에 우리는 어떤 가치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 폭염으로 들끓던 1994년,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고 간 사건! 세종파라는 이름으로 무차별적 폭력과 범죄의 중심에 선 자들 교도소에 있던 10년 동안 나는 써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써야 한다는 사명, 그것은 폐허가 된 내 삶에 우뚝 서 있는 비석이었다. 개방, 빈부 격차, 소비자본주의, 한국병, 철없는 신세대, 반사회적 인격 장애, 도덕적 타락,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우리를 파멸시킨 이름들에 대해 쓰고 싶었다. 나는 만나야 할 사람은 모두 만나겠다고 결심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야 끝난다고 생각했다. 내가 끝내야 한다.(본문 중에서) 학교 내 서열 2위이자 즉각적으로 덤벼들고 반항하고 화를 내는 성격의 서기표, 큰 덩치에 어릴 적부터 옆집 친구로 함께 놀았던 신정수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김다윗, 이티 같은 작고 왜소한 체격에 다윗의 말은 무조건 따르는 신정수(병수), 그리고 그들보다 두 살 많고, 예쁘장한 외모에 학교 최고 서열의 싸움꾼이자 알코올중독의 아버지의 가장 노릇을 하며 억척같이 살아가는 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이세종, 이 네 사람은 이 작품의 화자인 한동진에게 한 동네에 사는 친구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다. 비만 오면 침수 구역으로 변하는 신정동 일대를 배경으로 1984년 지독했던 홍수의 기억을 떠올리며 다섯 아이들의 학창 시절, 소외당한 빈민촌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984년 그 지독했던 홍수로 아버지를 잃고 가장이 된 이세종은 학교를 중퇴하고 막노동판을 전전하며 돈을 벌지만 결국 병에 걸린 어머니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다다른다. 또한 다윗 대신 싸움을 하다 소년원에 다녀오게 된 기표는 가출을 반복하며 방황의 길을 걷고, 다윗과 정수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다. 한편, 이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시작하게 되지만 그에 적응하지 못한 한동진은 계속해서 어릴 적 친구들을 찾아가며 권태와 허무에 빠진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서울의 중위권 대학에 합격한다. 사회는 한국병을 타파해야 모두가 잘살 수 있다고 외치지만 소외된 계층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기만 하고, 사회와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갈 곳을 잃은 한동진은 친구들을 찾아가 잘난 입으로 세상을 비웃어주지만, 결국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방황한다. 그와 달리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비정한 현실을 몸으로 체득하며 분노를 쌓아온 세종은 자신과 다른, 어쩌면 더 나은 삶의 공간에서 허무주의에 빠져 행동하지 못하는 한동진을 제외하고 1993년 세종파를 결성한다. 이세종은 애초부터 자신의 계획에 나를 포함시킬 생각이 없었다. 나는 비굴한 쥐새끼였다. 이세종은 가볍게 손을 뻗어 내 절반의 자아를 무너뜨렸고, 상도동의 친구들에게 가는 길을 봉쇄했다. 그때 이세종의 가슴속에는 무엇이 꿈틀거리고 있었을까. (……) 그날 밤 이세종은 세종파를 결성했다. 세종파는 모든 결정을 전원 합의에 따르기로 하고 가진 돈을 털어 한 통장에 넣었다. 가진 자의 돈을 빼아고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여자를 믿지 않는다,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라는 강령을 정하고 조직원 한 명당 10억 원을 모을 때까지 사업을 계속하기로 했다.(본문 중에서) 세종파는 조직의 단합과 범행 자금 조달을 위해 강간, 살인, 납치 등의 범죄를 일삼고

저자 소개

197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한 뒤 11년 동안 시사주간지에서 일했다. 2010년 장편소설 『살인자의 편지』로 제2회 자음과모음 네오픽션상을 받았고 이후 『1994년 어느 늦은 밤』 『두 번째 날』 등의 추리 스릴러 소설을 펴냈다. 아빠가 소설가인지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동화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대 문명과 수학 퀴즈를 동화에 접목시켜 『도둑왕 아모세』를 썼다. 앞으로도 어른을 위한 추리소설과 고대 문명의 어린이가 등장하는 모험동화를 계속 써나갈 계획이다.

머리말

■■■ 「작가의 말」 중에서

『1994년 어느 늦은 밤』은 지존파에 관한 소설이 아니다. 지존파의 범행에서 몇 개의 모티브를 가져오긴 했지만, 세종파는 지존파와 질적으로 다른 가상의 범죄 집단이다. 나는 1990년대의 맥락에서 지존파를 파내어 그 자리에 가상의 범죄 집단을 심어놓고 어떤 암종으로 자라는지 관찰하고 싶었다. 그래도 이 소설에서 사실인 것과 허구인 것을 가려내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간편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싶다. 모든 것은 허구다. 모든 것은 당신이 지난 밤 꾼 악몽의 파편들이다.

책 속에서

‣ “재수생 하나 손보지도 못하면서, 말로만 행동이고 나발이냐? 말로는 못하는 게 없지? 이 입만 나불대는 쥐새끼야.”
나는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제야 통증이 찾아왔다. 턱관절이 얼얼했고 침이 턱 밑으로 떨어졌다. 나는 무릎에 떨어지는 침방울들을 보며 이세종이 새삼스레 면전에서 나를 모욕하는 이유를 생각했다. 이세종의 말은 내가 아니라 기표와 다윗을 겨냥하고 있었다. 말로만 떠드는 것이 얼마나 비굴한 짓인지 이세종은 기표와 다윗에게 가르치려 했다.
“너도 정신 차리고 공부나 해라. 양복 입고 사장놈들 똥구멍이나 핥아. 행동은 우리가 할 테니까.”
이세종이 기표와 다윗과 병수를 데리고 골목 밖으로 사라졌다. (……) 나는 외로웠다. 이세종은 애초부터 자신의 계획에 나를 포함시킬 생각이 없었다. 나는 비굴한 쥐새끼였다. 이세종은 가볍게 손을 뻗어 내 절반의 자아를 무너뜨렸고, 상도동의 친구들에게 가는 길을 봉쇄했다. 그때 이세종의 가슴속에는 무엇이 꿈틀거리고 있었을까. 나는 그것이 결단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술집에서 기표가 재수생들에게 시비를 걸었을 때, 마지막 잔을 탁자에 내려놓을 때, 재수생의 목에 깨진 소주병을 겨눌 때, 이세종의 표정에는 고통스런 결단의 흔적이 없었다. 이세종은 쾌감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 나는 엉망으로 지쳐 있었다. 내 사소한 불행을 시대의 불행으로 비약시키면서도, 그게 엄살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돌파구를 생각했다. 출구가 닫힌 세상에서, 문밖은 죽음뿐이다. 나는 그것을 알고 있었지만 기표와 다윗의 돌파구를 계속 생각했다. 그때 나는 지치고 충동적이었다.
나는 워크맨으로 서태지의 <환상 속의 그대>를 들었다. 나는 이 노래가 아직 학교에 남아 잔디밭을 어슬렁거리는 혁명가들, 머지않아 386이라 불리게 될 80년대 운동권의 마지막 세대들에게 바치는 헌정곡이라 생각했다. 환상 속에 그대가 있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 속에 아직 그대가 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었다. 사회주의가 붕괴하고 냉전이 끝나고, 천년왕국이 올 거라는 믿음이 환상으로 판명되었다. 이 폐허와, 폐허 위에서 떠오르는 새 세상을 직시해야 했다. 냉전시대에 세계는 두 편으로 나뉘어 가면놀이를 했다. 싸우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각자의 사정권 밖에서 으르렁거리는 게임이었다. 이제 세계는 가면을 벗었다. 나는 세계가 보스니아 내전처럼 맨얼굴로 진짜 싸움을 시작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세종의 싸움도 그런 것이다. 그가 내 내 친구들을 데리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최소한 가면을 벗고 맨얼굴로 진짜 목소리를 낼 거라고는 생각했다.

‣ “비꼬지 마, 새끼야. 난 지금 진지해. 살아오면서 이렇게 진지한 적이 없어. 나는 상상도 하지 못한 걸 배웠어. 아니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그게 이상한 거라는 걸 깨달았다. 생각해봐. 경찰은 요즘 한국병이 어쩌고 신한국이 어쩌고 하면서 사회 기강을 잡겠다고 난리를 치잖아. 하지만 진짜 무서운 건 사회 혼란이 아니야. 조폭이나 도둑놈들이 아니라고. 오히려 사회 혼란을 욕하는 놈들이 무서운 거야. 집에선 가족들한테 잘하고 사람들한테 인정도 베풀고 소년 소녀 가장 돕기에 기부금도 척척 내는 놈들이 말이야, 회사에 가면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고 아랫놈들 닦달하고 빽 없는 직원들만 자르고 부정부패를 저질러. 부동산 장사를 해서 떼돈을 벌고 자식 놈들은 오렌지족이 되고. 그게 당연한 건줄 알아. 이런 게 무서운 거야.”
“세종이 형한테 배운 거냐?”
“그래. 대장한테 배웠다. 대장한테만 배운 건 아니고 우리끼리 얘기하고 신문도 보면서 알아냈다. 의지만 있으면 알 수 있는 문제야.”
“말끝마다 의지, 의지 하는데, 그 의지 가지고 뭘 할 거냐?”
“괴물 같은 세상에선 누군가 괴물이 돼야 돼. 유전무죄, 무전유죄, 알지? 괴물이 되는 것밖에는 길이 없어. 괴물한테는 모든 게 다 허용돼 있어. 사람도 죽일 수 있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지. 우리가 졸부나 오렌지족 뱃살에 두려움을 박아 넣을 때, 그때 세상이 바뀌는 거다. 니가 예전에 말했듯이 지강헌이 얼마나 세상을 많이 바꿔놨냐? 우리도 그 길을 따르는 거야.”
“니들이 뭔데?”
“우리는 선택받은 사람들이야.”
그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다윗은 몇 겹의 신념으로 자신의 죄의식을 둘러싸 질식시켜버렸다. 나는 그 신념을 깰 언어를 찾지 못했다.

‣ “야 이 새끼야. 나도 무서워. 내가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칼 맞고 총 맞는 게 무서운 게 아냐. 우리가 이렇게까지 개지랄을 떠는데, 날마다 지옥 불구덩이에 떨어져서 온몸을 지지는데, 까맣게 잊힌다는 게 무서워.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 게 무서워. 그 생각만 하면 잠이 안 와. 그 생각을 하면 끝도 없는 구멍으로 떨어지는 거 같아. 으깨질 순간만 기다리면서 허공 속에 계속 떠 있는 거 같단 말이야. 지강헌처럼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했으면 좋겠어. 악마로라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다윗이 등을 돌렸다. 지팡이를 끌며 문으로 다가갔다. 나는 소리쳤다.
“니가 왜 선택받은 인간이 아닌지 알려주지. 니가 죽인 사람들을 봐. 이 개새끼야, 눈이 있으면 좀 보라고! 그 사람들이 부자들이냐? 오렌지족이야? 여공이 무슨 잘못이 있냐? 걔 월급이 얼마나 되겠냐? 우리보다 더 불쌍한 애잖아. 병수는 또 무슨 잘못이 있어? 걘 부모한테도 버림받은 애잖아. 너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애. 넌 그런 사람들을 죽였어. 그래놓고 뭐? 죽일 수 있는 의지? 넌 빌어먹을 의지를 그런 데에다 썼어. 너랑 기표랑 세종이 형은 눈물도 피도 없는 살인마일 뿐이야!”

목차

목차
1. 시작과 끝
2. 떠나지 못한 종이비행기
3. 이세종
4. 기표와 다윗
5. 조연들
6. 종의 비명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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