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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0086158 / 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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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성찰》은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을 가장 온전한 형태로 담은 명저이다. 데카르트는 매우 논쟁적인 이 책에서 신의 존재, 영혼과 육체의 구분을 증명하고자 했다. 데카르트가 이 책을 집필한 17세기의 프랑스에서는 신을 모독하는 듯한 데카르트의 철학이 용납되지 않았다. 데카르트는 학문의 자유가 구가되는 네덜란드로 피신해 탈고했다.
《성찰》은 데카르트의 형이상학이 신의 존재와 인간정신이 신체와는 독립된 실체임을 증명함은 물론 모든 제일원리를 담고 있다. 외부세계에 대한 인간의 인식가능성 일반을 확보해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연철학의 근본적인 토대를 담고 있다. 이것은 데카르트 철학에서 형이상학과 자연철학이 서로 나뉠 수 없는 연관관계임을 잘 보여준다.
데카르트 철학에서 형이상학과 자연철학의 관계에 대해 학자들의 입장은 극과 극을 치닫는다. 데카르트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의 형이상학이 어떻게 그의 자연철학에 근본적인 토대를 제공하는지를 설명하려는 학자들이 있다.
반면에 형이상학과 자연철학의 관계에 대한 데카르트의 주장을 의심하고, 그의 자연철학을 형이상학과 분리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형이상학이 그의 철학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지위와 가치를 모두 제거하면서 그를 오늘날의 의미로서의 물리적 환원주의자로까지 이해하는 학자도 있다.
물론 이 양극 사이의 중간입장을 취하는 학자들도 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어느 입장을 취하든 대가를 치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데카르트가 “근대 철학의 어머니”라 불리지 못하고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성찰》은 우리가 보통〈성찰〉이라고 부르는 본문만 출간된 것이 아니라 초판에는 카테루스, 메르센, 홉스, 아르노, 가상디 등의 학자들이 제기한 6개의 반론과 이에 대한 데카르트의 답변이, 재판에는 부르댕의 반론과 이에 대한 데카르트의 답변 그리고 디네 신부에게 보내는 편지가 추가되어 출간되었다. 이 번역본은《성찰》의 정본으로 간주되는 재판에 수록된 7개의 반론과 이에 대한 데카르트의 답변 그리고 디네 신부에게 보낸 편지를 번역한 것이다.
제대로 된《성찰》의 완역판이 한국에서 이제야 출판된 사실이 만시지탄(晩時之歎)이다. 이런 고전이 오늘날 한국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는다면 한구의 지적 토대가 튼튼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성찰》2권의 말미에 붙은 100여 쪽의 옮긴이 해제는 데카르트 철학의 전반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너무 무리하지 않기 위해서, 일단 여기서 잠시 멈추어야 할 것 같다. 내 머리는 오이리푸스 해협처럼 긍정과 부정, 그리고 반복되는 입증과 반박으로 들끓고 있다. 데카르트 씨와 견해를 달리하고 싶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동의할 수도 없다. 관념은 원인을 필요로 한다고 하시는데, 도대체 어떤 원인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까? 관념이란 무엇인지를 설명해 주십시오. 지성 안에(in intellectu) 대상적으로(objective) 존재하는 것인 한, 관념은 사유된 것(res cogitata)입니다. 그런데 대상적으로 지성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 무슨 뜻입니까? 일찍이 저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그것은 대상의 양태에 따라 지성의 행위를 규정하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는 외적 명칭(extrinseca denominatio)에 불과할 뿐, 실재하는 어떤 것이 아닙니다(nihil rei). ‘나 자신을 본다’는 것이 단지 ‘시선을 나 자신에게 향한다’는 것을 뜻할 뿐이듯, ‘어떤 것이 사유된다’ 혹은 ‘그것이 지성 안에 대상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을 그 대상에 멈추고 규정한다는 것일 뿐입니다. 이는 대상이 움직이거나 변하지 않더라도, 심지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도 아닌, 단순한 명칭에 불과한 무(無)의 원인을 무엇 때문에 탐구해야 합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