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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470711 / 320쪽 152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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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사랑과 예술, 새로운 삶을 향한 탐색의 길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정소성의 장편소설 『설향雪鄕』이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한 정소성 작가는 불문학자로서 대학 강단을 지켜오면서도,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으로 소설을 써왔다. 창작집 『아테네 가는 배』 외 4권, 장편소설 『천년을 내리는 눈』외 13권을 출간한 바 있다.
이들 책 가운데 『두 아내』(찬섬, 1999), 『바람의 여인』(실천문학사, 2005)은 분단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명실상부한 6 · 25 전쟁소설이다. 남과 북에 각각 한 사람의 아내를 두고 있는 노 신사의 내면을 그린 『두 아내』는 번역문학원이 설립되고 최초로 불어번역작품으로 선정되어 불어로 간행되기도 했다.
정소성 작가는 단국대학교 정년퇴직할 무렵 신병으로(뇌경색) 쓰러져 심한 병고를 치른 관계로 자연 창작활동을 접어야 했다. 7년간의 공백을 깨고 최근 발간한 장편소설 『설향雪鄕』은 그래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우리 시대 원로, 중견작가들은 그동안 역사, 전쟁 등의 소설을 써왔다. 정소성 작가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최근 이들 작가는 소설의 본류로 일컬어지는 원초적 사랑에 시선을 두고 있는데, 정소성 작가의 신작소설 『설향雪鄕』역시 젊은이들의 사랑의 세계를 병리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동안 작가의 성향과는 다른 새로운 문학세계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발문」을 쓴 권영민(문학평론가, 서울대 교수)은 신작소설 『설향雪鄕』의 원고를 세 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었다고 한다. 열 한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의 이야기에서 진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일인칭시점 인물로 ‘현우’라는 인물이다. 모든 삼화들은 현우(나)의 관점에서 묘사되고 그 전후관계가 설명된다. ‘나’는 미술대학 시절의 친구인 ‘혜란’을 상대역으로 내세우면서 그 중심서사의 주변에 ‘태현’과 ‘미라’라는 남녀를 병치시켜 놓고 있다. 그러므로 소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네 사람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화가를 꿈꾸는 네 사람의 젊은이들은 모두가 특이한 개성과 운명적 개별성을 지니고 있다. 현우는 사려 깊은 모범생처럼 그려진다. 예술이라든지 생이라든지 하는 것에 대한 진지성이 이 인물에게서 느껴진다. 현우는 자기 욕망을 적절하게 자제하고 자연스럽게 친구인 혜란과 가까워진다. 즉흥적인 행동보다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그에게 싹트는 사랑의 감정은 오히려 순수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현우의 삶은 어떤 면에서 매우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인 태현을 위한 배려와 깊은 우정도 그렇고 군대를 제대한 후에 그가 선택한 미술교사의 길도 평범한 자기 선택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자기 내면 깊이 삶과 예술에 대한 진정성을 키워나간다. 젊은 독자들에게는 불만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삶의 진정성이 그의 행동에 균형을 부여하고 있다. 혜란의 경우는 이 같은 현우의 성격과 그런대로 어울린다고 할 수 있다. 혜란에 대한 현우의 태도는 친구로서 또는 미술의 길을 걸어가는 예술적 동반자로서 가질 수 있는 감정을 넘어선다. 혜란은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현우의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 그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기에 혜란은 현우가 군대생활을 거치는 동안 다른 남성과 결혼하고, 남편과 사별하는 고통을 겪으면서 다시 파리로 떠나 미술의 세계에서 자신의 길을 찾는다.
소설 『설향雪鄕』의 독법 가운데 가장 공력을 들인 것으로 사랑과 예술의 의미를 결합시켜 가는 일종의 ‘성장소설’로서의 속성이다. 등장인물들의 대학생활은 사랑의 의미와 예술의 정신에 대해 막연한 환상과 충동을 보여주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의 갈등과 방황은 대체로 그 원인이 외부적 현실과의 부조화에서 오는 것이라기보다는 자기 내면의 욕망과 그 충동에서 찾아진다. 이들은 사랑에 대해서도 어떤 확신을 지니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운 예술에 대한 갈망도 막연한 동경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이들의 행동 속에서 간간이 드러나는 일탈은 개인적 충동의 결과이긴 하지만 젊음의 시대에 겪게 되는 하나의 고통과 시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젊음의 시대는 언제라도 이념과 현실의 간격, 개인적 욕망과 그 좌절 등으로 점철되며, 그 갈등이 충동 속에서 더욱 격렬해지고 방황의 몸부림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권영민은 “젊음이란 아름답지만 늘 충동적이다. 이러한 점에서 나는 소설 『설향雪鄕』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자기 파괴적이라고 할 정도로 격정적이면서도 때로는 거기에 망설임이 또한 덧붙여지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그려내고 있듯이 젊음이란 거기에 포함되는 가장 격렬한 여러 가지 파격의 장면들을 빼놓고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정소성 작가는 신작소설 『설향雪鄕』의 「책 앞에」서 “이번 소설은 열두 번 이상 추고를 하였다.”고 고백하면서 “나는 그 오랜 공백 기간 동안 내 졸작들의 일관된 독자군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는 지금 나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나는 다시 쓰고 또 쓸 것이다. 정년으로 자유로워진 탓일까,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집필의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고 한다. 그리고 “소설이란 무엇이기에 지속적으로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일까.” 반문하면서 “나이가 들어보니, 소설은 어쩌면 자기의 이상과 진실된 희원으로만 살 수 없는 실제의 인간의 삶을, 인간의 상상력 속에서나마 작가 자신의 열정과 희망 그리고 진실로 살아보고자 하는 생명 존재로서의 간절한 소원을 추구하는 작업”이라고 신작소설 『설향雪鄕』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