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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사과 - 작가시선 3

유정탁 저 | 작가시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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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678137 / 141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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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작가시선’ 03권. 1998년 「전태일문학상」으로 등단한 유정탁 시인의 첫 시집이다. 그는 십여 년 동안 몸담은 노동현장에서 시를 쓰기 시작하여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소한 일상에서 바라보는 사물과 세계 그리고 아픈 세상을 껴안으려는 그의 시적 열망이 담겨 있다. 시인은 이 시집을 엮기 위해서 13년의 세월을 기다렸다. 초기 작품부터 현재 작품까지 정제된 시 61편을 묶어 내면서 ‘이제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낸다’고 말하는 시인은 ‘내 시가 누군가의 영혼에 따뜻한 위안이 되길’ 바라는 것처럼 독자들의... ‘작가시선’ 03권. 1998년 「전태일문학상」으로 등단한 유정탁 시인의 첫 시집이다. 그는 십여 년 동안 몸담은 노동현장에서 시를 쓰기 시작하여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소한 일상에서 바라보는 사물과 세계 그리고 아픈 세상을 껴안으려는 그의 시적 열망이 담겨 있다. 시인은 이 시집을 엮기 위해서 13년의 세월을 기다렸다. 초기 작품부터 현재 작품까지 정제된 시 61편을 묶어 내면서 ‘이제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낸다’고 말하는 시인은 ‘내 시가 누군가의 영혼에 따뜻한 위안이 되길’ 바라는 것처럼 독자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8년 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유정탁 시인이 라는 첫 시집을 출간했다. 유정탁의 시는 쉽고, 깊고, 정갈하다. 유정탁은 천년 세월의 두껍고 척박한 지표를 파헤치고 깜깜한 어둠 속에서 숨죽여 지내고 있던 감성들을 마치 고고학자처럼 하나 둘 일으켜 세운다. 노련한 석공이 오랜 망치질 끝에 바위 속에 숨어 있던 부처와 보살을 드러내는 것 같다. 표제작 ‘늙은 사과’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평범한 일상에서 예기치 못한 뜻밖의 시상을 이끌어냄으로써 공감의 두께를 더했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어떤 보약보다 좋다는 아내의 말 듣고 추석 전 사다 논 사과를 꺼낸다 눈떠도 보이지 않는 청맹과니, 골방 같은 삶에서 사과는 아직도 살아있었다 더디게, 더디게 가는 냉장고 속 세월을 살다 나온 사과, 넉 달 세월이 사람 사십 년 세월만큼이나 길었을까 어머니 젖가슴도 이보다 나으리라 생각하며 사과를 깎는데 주름이 너무 깊다 미안하구나 사과여, 네 기다림 이다지 깊은 줄 모르고 나는 변죽의 세월을 살아왔구나 톡, 칼집을 내는 칼마저 머뭇거리는, 늙은 어머니 같은 사과를 깎는 이 아침 0「늙은 사과」 전문 최근작 「아침메뉴」 연작시에서는 무엇보다 밤을 지탱한 다음 날 아침, 쏟아지는 숱한 미디어의 소식들이 유정탁에게 일상이란 더 이상 평화로움이 아니라 불길한 예감들이 사실로 확인된다는 것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히잡 쓴 팔레스타인 여성이 국기를 들고 있는 이미지에서 아름다움을 보다가도 “설익은 평화를 썰고”(「아침메뉴1」) 마는 것도 이런 점에서 비롯된다. 평화와 전쟁이 동시적으로 내습하는 역설적 구조의 반복. 그러므로 깨어날 때마다 들리는 이 세계의 부정적 소식에 대해서 그는 비판적(「아침메뉴2」, 「아침메뉴5」, 「아침메뉴8」)으로 응답하거나 이 부정성을 딛고 일어설만한 존재들(「아침메뉴3」, 「아침메뉴4」, 「아침메뉴7」)의 소식을 반갑게 맞이한다. 물론 이 응답의 방식들은 모두 “트라우마”가 된다는 점에서 시인으로 하여금 수저를 들고 자신의 배를 채우지 못하게 만드는 것임을 주지해야 한다. 달리 말해, 시인의 이러한 응답들에도 불구하고 “아침 밥상에는 화살과 대포가 날아다”(「아침메뉴9」)닐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행 혹은 여행 정주적 삶의 불가능성이 지속적인 이동과 운동을 생성해내지만, 이 이동과 운동이 곧 삶의 불가능성에 닿아 있는 묘한 역설의 상태가 유정탁의 시에는 내재해 있다. 이른 바 이를 유정탁 시가 가닿아 있는 내적 역설의 상태로 간주할 수 있을 터이다. 이 세계가 운동 중이라는 사실, 그 운동이 삶을 죽음에 내모는 것이라는 점, 그럼에도 이 운동과 다른 방식의 이행 혹은 운동 그리고 여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가 “삶의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 그 순간,/ 일촉즉발의 바퀴 아래/ 목을 쭉 빼놓고/ 소실 적 마실가는 할아버지처럼/ 밤길 걷는/ 저 고양이의 행적은 어디일까?”(「고양이를 살리다」)라는 질문하는 것은 죽음을 비켜서면서도 지속하는 저 고양이의 묵묵한 걸음이라는 것이다. 저 이동과 여정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가방 속에 옷가지보다 먼저 마음을 접어 넣는 것은 마음속에 넣어 두었던 생각을 꺼내는 일 0「가방을 여는 일」 부분 삶이 전쟁과 다를 바 없는 재난/재해로 반복될 때, 여행을 떠나는 것은 현실을 일탈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발 딛고 있는 자기의 현실을 드러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여행은 다른 삶의 영토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삶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이루는 근원적인 동력이다. 재난과 재해 그리고 이 세계가 초래하는 전쟁으로부터 압사되지 않기 위해 그는 삶의 방식을 모색하기 위해 길을 떠나고 길에서 삶의 가능성을 궁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동과 여정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운동과 다르지 않다. 하여, “길 끝을 찾아 길”을 나서면서 그림자로부터 “불심검문”을 받거나 달빛으로부터 “검문”을 받으면서 “난세를 살다가 승천하지 못한 혼들의 울부짖음”(「길 끝에 머물다」)을 들으며 속세로 되돌아 갈 때, 그는 더 이상 여행을 떠나기 전의 그 일 수 없다. 아니, 그는 길 끝 혹은 칼 끝에서만 살아남는 그러한 존재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이 세계를 열심히 지탱하는 존재라고 읊조린다. 매일 엎드려 칼 맞는 사람이 있다 칼금 또렷이 빛날수록 그 이름 되살아나는 사람 칼 맞으면 죽는다는 편견을 깬 사람 쓸모없어 죽기 전 가난한 화가 화실 현판이라도 기꺼이 돼 주겠다는 사람 죽어서 영원히 사라는 사람이 있다 0「도마」 전문 죽음을 통해서 영원을 지향하는 시인의 의지와 달리 자본주의적 시스템에서 가동되는 생체권력은 실제로 죽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에너지가 소진할 때까지 살아가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말하자면, 죽음으로써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리는 이 시스템이 허용하지 못한다. 죽음조차도 자본화할 때에만 죽음으로 승인되는 이 현실에서 ‘사용가치’조차 정지된 “도마”, 즉 ‘인간’에게 죽음은, 도마처럼 “현판”으로 이행할 수 있는 권리를 이 시스템 속에서의 인간에게는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철저한 종속과 가혹한 착취의 반복. 그래서 시적 화자의 내밀한 독백, “내 아무리 걸레처럼 살아온 生이라지만 구멍 한번 나보지 않았음을 안다”고 말하지만 “나도 언젠가 그렇게 가는 것”(「안다」)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니까, 수건으로 태어나도 걸레가 될 수 있는 그러한 전락은 일어나도 긍정적 삶으로 이행할 수 있는 방식은 그리 쉽게 주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현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비록 낭만적이긴 하지만, “성필씨 왼손은/ 오른손을 데리고 산다./ 오른손을 먹여 살리기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아름다운 손」)처럼 아름다운 풍경으로부터 그러한 가능성을, 전망을 예감하기도 한다. 이 아름다운 예감은 불구적 “오른손”이 폐기해버린 “왼손”으로부터 희망을 발견한다는 점에서, “왼손”의 끝없는 열정과 노력들을 동반해야 하고 그들의 고통을 수반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삶의 무게, 주름살, 살아남은 자의 고투와 다르지 않으며 그 무게와 중량(「저울」)이 이 세계가 처해 있는 한계를 넘어서게 만드는 동력(「와촌에서 헤어지다」)일 터이다. 노동자이자 시인인 그가 지난 세기의 노동자의 삶에서 비롯된 분투와 정서적 유대에 대해 애정을 표하는 것이 우연은 아니다. 가령, “주름이 너무 깊”은 사과를 보면서 “미안하구나 사과여, 네 기다림 이다지 깊은 줄 모르고 나는 변죽의 세월을 살아왔구나 톡, 칼집을 내는 칼마저 머뭇거리는, 늙은 어머니 같은 사과를 깍는”다.(「늙은 사과」) 말하자면, 깍아서 그것을 서둘러 먹어 소화해버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오직 이들의 삶의 이행으로부터 희망이나 전망을

저자 소개

  • 저자 : 유정탁
저자 유정탁은 1968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1998년 ‘양정동 블루스’로 제8회 전태일문학상에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울산광역시 문예진흥기금을 받았다. 시집으로 가 있다.

목차

목차
1부_붉은 화살/병 속의 아우슈비츠/가방을 여는 일/세계지도/바람은 언제 부나/아내의 신발/아침메뉴 1/아침메뉴 2/아침메뉴 3/아침메뉴 4/아침메뉴 5/아침메뉴 6/아침메뉴 7/아침메뉴 8/아침메뉴 9
2부_고양이를 살리다/여름밤/길 끝에 머물다/도마/벌 詩/빨래집게가 붙드는 희망/새와 거울/와촌에서 헤어지다/아름다운 손/어느 새벽에 용서받다/단소/종이화분/안다/종이는 왜 무거운가/太和江을 읽다/집이 자라고 있다
3부_감나무의 처신/겨울들판/그 애/늙은 사과/못/물방울꽃/빈집/달팽이/시계/詩人과 독수리/아버지의 노래/어머니의 눈/어머니의 손/표적/저 눈
4부_그 날 우리는/그 날 이후/꼬리에 관하여/둥근 밤/손곱/실업일기/아버지의 통장/양정동/양정동 블루스/어머니의 봉급날/징검다리/바다에서/텃밭 이야기 1/텃밭이야기 2/파리똥을 닦으며
해설·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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