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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5982405 / 312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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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재미있는 이야기로 읽고 인문학적 깨달음을 얻게 되는 역사책
소설적 재미와 인문학적 지식의 조화로운 만남.
재미있게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역사의 흐름을 알게 되는 책.
선민들의 지혜와 그 시대상황을 알 수 있게 하는 책.
<인물과 사건으로 읽는 조선왕조사>인물과>
이 책은 오백년 조선왕조사 중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인물과 사건을 중심으로 소설 형식을 빌어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고 있다. 또한 그 사건으로 인하여 전과 후의 역사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고 후대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인문학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취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고려왕조를 뒤엎고 조선 창건의 기반을 세운 정도전부터 진정한 관리의 표상인 황희, 똥통 속에서 세조를 비판한 시대의 고아 김시습, 이조전랑의 벼슬을 놓고 갈라진 서인과 동인, 민중의 선구자 전봉준, “을사오적을 찢어죽이소서”라고 절규한 조선 최후의 유신 최익현에 이르기까지 성군과 폭군, 충신과 간신, 수차례의 사화와 전쟁 등을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따라서 독자는 상상을 통한 소설적 재미를 느끼다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역사적 체험을 갖게 됨은 물론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또한 작은 글상자에 담아놓은 추가적인 설명을 통해 놓치기 쉬운 상식까지 한 눈에 잡을 수 있어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까지 할 수 있다.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과거에서 참 많이 떠나 온 것 같지만 그리 멀리 떠나질 않았고, 역사는 흘러간 것이 아니라 언제나 내 주변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바라본 조선왕조의 오백년 역사는 역사이기 이전에 현재의 어떤 상황에 대한 해답서인 것이다. 또한 그 시대에 살았던 개인의 삶 역시 다만 과거가 아니라 곧 시대의 삶이고, 한 시대를 대표하니 역사의 거대한 숨소리인 것이다. ……따라서 역사를 찬찬히 짚어보며 느끼고 깨닫고자 하는 자에게는 그 어떤 서적을 읽는 것보다 더한 축복이 될 것이다.”
역사는 재미있고 역사는 우리에게 깊은 깨달음을 준다. 이 사실을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누구라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역사 속 인물이 마치 옆집 아저씨처럼 가까워져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미래를 제시해주기도 할 것이다.
“방우는 능히 그러고도 남을 아이야.”
태조 이성계의 나직한 독백이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이미 유시(밤 9시∼11시 사이)도 지나 내전에는 등불 하나 없이 짙은 어둠만 깔려 있었다. 옆에 있는 사물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어둠이었다.
이런 어둠 속에서 태조는 천장 한 구석만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었다. 일체의 미동도 없었다. 다만 간헐적으로 같은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정녕 돌아오지 않으련가.”
허공을 헤매던 이성계의 두 눈에 물기가 어렸다. 한 세상을 풍미하였고, 한 왕조의 역사를 연 군왕이지만 자식의 돌연한 반항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아비일 뿐이었다.
이성계는 장남 이방우를 무척 아꼈다.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총명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의 마음을 흡족케 한 것은 이방우의 강직한 성품이었다. 이방우는 한번 뜻을 굳히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굽히지 않았다.
그가 장성하면서 그의 인물됨은 점점 부각되었고, 공양왕은 그를 명나라에 사신으로 보내 조선을 대변하도록 하였다. 명나라에 간 이방우는 최선을 다해 공양왕의 뜻에 흡족한 결과를 얻어냈다.
그러나 그의 운명은 가혹했다. 일을 마치고 명에서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의 왕위 찬탈 소식을 듣게 된 것이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나의 아버지가 그런 일을 하시다니…….”
이방우는 땅을 치며 통곡했다. 평소에 존경해 마지않았던 훌륭한 아버지가 아니던가. 그런데 이제는 고려 왕조의 대역적이 된 것이다. 그는 그 길로 행로를 바꾸었다.
“아버지는 이 나라의 역적이다. 내 일찍이 군사부일체라 배웠는데 이제 나라가 없으니 어찌 아버지가 있으랴.”
이방우는 그 길로 개성을 등지고 산 속으로 숨었다. 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의 귀경을 종용할 때마다 그는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이런 숨바꼭질을 수없이 되풀이 한 후에 그는 해주 땅에 들어가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이방우의 이런 행동은 태조 이성계에게 커다란 아픔이었다. 아무리 군왕의 지위에 앉아 만천하를 호령한다 해도 자신은 군왕이기 이전에 자식을 둔 아비가 아니던가.
또한 자신의 혁명이 아무리 옳다 한들 아들의 지적은 그 나름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항변인 것이다. 그래서 내심 이방우의 행동을 대견하게 생각했고, 후에 왕위를 계승하고자 마음먹은 그였다. 그런데 그런 아들의 행방이 아주 묘연해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로다.”
태조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밀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밤바람이 기다렸다는 듯이 내전으로 밀려 들어왔다.
“아, 방우야.”
답답했다. 어둠 속 멀리에서 반작이는 별 하나가 수심에 가득한 태조의 눈에 들어왔다.
조선조 태조 원년의 일이었다.
****
황희의 장남 황호안은 일찍부터 조정에 발을 들여놓아 젊은 나이에 벼슬이 참의에 이르렀다. 벼슬이 높아지자 재물도 쌓였고, 한때 큰 집을 짓고 낙성식을 하였다. 참의라는 벼슬도 높은 품계였지만 그보다도 그의 부친은 바로 이 나라 영상이 아니던가! 당연히 이 낙성식에는 조정의 수많은 고관대작들이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참석해야 할 황희는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잔치를 벌인 호안이나 참석했던 대신들 모두 의아해 했지만 오랜 시간 황희를 기다리다 잔치가 시작되었다. 흥겨운 가락이 담장을 타고 흘러 나갔고, 주연은 한창 무르익었다.
그제야 황희가 소리 없이 대문에 들어섰다. 그리고 말없이 집 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더니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대문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잔치는 어색하게 되었고, 다들 머쓱한 표정으로 하나둘 자리를 떠났다. 아버지의 뜻을 알아차린 황호안은 곧 자신의 과오를 깨닫고 그 후 작은 집으로 옮겨 살았다고 한다.
하루는 세종이 황희의 집을 방문하였다.
조정에 떠도는 소문대로 정말로 일국의 정승집에 비가 새는지 궁금해서였다. 황희의 집을 방문한 세종은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방안에 멍석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허! 이거 영상께서 나라 망신은 다 시킵니다. 하지만 이 멍석이라면 가려운 등 긁기에는 딱 좋겠소!”
한참 만에 세종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일국의 영상이면서 생활은 늘 검소했던 사람이 바로 황희였다.
당시의 사회상으로 보면 청탁도 많았고, 축재도 가능하였다. 이를 통해 얼마든지 재물을 모을 수 있었는데도 황희는 언제나 한 생각을 지켰다.
‘일국의 신하가 재물이 많다 함은 스스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 녹봉이 얼마인데 그것으로 고래 등 같은 집을 짓고, 수많은 종을 부릴 수 있단 말인가!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조정에 있는 대신들이 이런다면 어느 백성이 대신을 믿고, 나라를 믿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