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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신화 읽기 '바가바드기타'는 인도를 어떻게 신비화하였는가

박효엽 저 | 글항아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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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3905779 / 328쪽 140 x 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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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인도 철학이 낳은 가장 위대한 경전 『바가바드기타』의 비판적 해부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이 취하는 전략은『바가바드기타』를 상식의 눈으로, 일상의 눈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비적이고 낭만적인 접근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접근을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힌두교의 최고 경전인『바가바드기타』를 분석적으로 읽는 것이 오히려『바가바드기타』를 더 사랑하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_ 책머리에

▲ 그동안『바가바드기타』의 위대함은 이미지와 구호로만 포장되어왔다!
▲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접근으로『바가바드기타』의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하다
▲ 경전 해부를 통해 인도 문화를 신비함이라는 틀에서 소비하는 현 세태 비판
▲『바가바드기타』의 새로운 해석을 돕는 흥미로운 희곡식 글쓰기와 풍부한 이미지 수록

◆ 고전에 숨어 있는 불온성을 드러내다 ◆

최근 인문학이라는 지식의 장 내에서 강조되고 있는 전복성과 불온성은 이 책이 내세우는 기본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전복성과 불온성을 사회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가리키는 ‘수사’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통념을 깨는 ‘실천의 언어’임을 보여준다.
정리하자면 『불온한 신화 읽기』는 인도 철학의 대표적인 경전인『바가바드기타』가 흔히 고전하면 쉽게 생각하는 보편적이고 교과서적인 가르침만을 설파하는 고전이 아니며, 이러한 의미는 고전의 지혜를 듣는다는 식의 전형적인 독법으로는 발견할 수 없음을 역설하는 책이다. 어느 한 진영에 반드시 자신의 시선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흑백 논리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신의 설득이라고 하면 반드시 오류가 없고 온당한 가르침일 것이라는 편견을 떨쳐버리기, 고전에 들어있는 종교적 가르침과 이를 둘러싼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신비스러움을 극복하기 등 저자가 책 속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제언은『바가바드기타』가 실은 ‘불온한’ 신화였음을 드러내는 증거이자 고전에 숨어 있는 불온함을 독자들이 얼마든지 비판적 시각에서 읽고자 노력하면 발견할 수 있다는 ‘불온한 읽기’의 잠재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 『바가바드기타』는 어떤 경전인가 ◆

인도에는『일리아스』와 『오디세이』에 비견되는 2대 서사시가 있는데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이다. 『바가바드기타』는 『마하바라타』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바가바드기타』는 신의 노래, 혹은 거룩한 이의 노래라는 뜻으로서 신이나 거룩한 이를 뜻하는 ‘바가바드’와 노래를 뜻하는 ‘기타’라는 말이 합쳐진 것이다. 『바가바드기타』의 정확한 탄생 시기를 두고 여러 견해가 대립하고 있지만 대략 기원전 200년에서 서기로 넘어가기 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우리가 접하고 있는 『바가바드기타』의 최종적인 형태는 기원 전후를 통틀어 1000년 이상의 세월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바가바드기타』에는 크리슈나 신과 아르주나 왕자라는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주 내용은 ‘18일 전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에 아르주나가 과연 참전해야 하느냐를 놓고 스스로 갈등할 때, 크리슈나 신이 아르주나를 설득하여 전쟁에 참여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인도의 역사를 보면 인도를 대표하는 여러 사상가나 개혁가들이『바가바드기타』에 보여준 관심은 뜨거웠다. 힌두교 최고의 신학자인 샹카라(700~750년경), 인도의 대표적인 신 비슈누 신을 숭배하는 종파를 창시한 라마누자(1055~1137)와 마드바(1199~1278) 그리고 쉬바 신을 숭배하는 종파의 창시자 아비나바굽타(11세기경) 등이 주석서를 썼고 20세기에는 인도 독립 운동의 핵심 인물인 틸락과 간디가 각각 주석서와 해설서를 쓰기도 했다. 간디가 평생 『바가바드기타』를 자신의 연인처럼 곁에 두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며 틸락을 비롯하여 인도철학사를 쓰기도 했던 인도의 전 대통령 라다크리슈난도 인도 사상의 뿌리를『바가바드기타』에서 찾았다.
그러나 『바가바드기타』의 미덕은 특정 계층에만 향유되거나 학문적 대상에 머무른 고전이 아니라 민중이 일상생활 속에서 늘 접해온 가르침이라는 점이다.『바가바드기타』는 크리슈나 신과 아르주나 왕자라는, 보통 사람들이 근접할 수 없는 인물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가 전달하는 교훈이 바로 민중을 향해 있다는 것은 저자가 세상의 눈으로 『바가바드기타』를 읽어야 할 필요성을 제안하는 밑바탕이라 할 수 있다.

◆ 『바가바드기타』, 흑백 논리가 아닌 회색 지대를 가르치는 경전 ◆

“변명의 여지가 없어! 이 책은 그저 전쟁광을 위한 책에 불과하다니깐! 어떻게 신이 살육을 명령하는 이런 책이 한 종교의 최고 경전으로 받들어지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113쪽)

한 서구의 여성 학자가 『바가바드기타』를 읽고 한 말이다. 평화로운 분위기, 도덕 중심적인 금언金言을 기대한 사람에게 『바가바드기타』는 의외의 가르침을 전해준다. 이는 곧『바가바드기타』가 전쟁과 폭력을 강조하는 경전이라는 뜻이 아니라 세상을 살면서 갈등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인간인 우리가 확신해온 가치관만을 순수하게 지키고 살 수 있는가라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현실중심적인 경전임을 시사한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바가바드기타』는 “흑백 논리가 아닌 회색 지대를 가르치는 경전”인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사람들이 늘 접해왔던 경전의 위상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바가바드기타』와 같은 경전을 신비화하는 예를 열거하여 그 잘못을 지적한다. 가령 『바가바드기타』를 높은 정신적 경지의 획득이란 목표로 한 깨달은 사람의 전유물로 간주하거나,『바가바드기타』의 모든 가르침을 영적인 것으로만 취급한다든지,『바가바드기타』에 대해 파격적인 해석을 시도한 사람을 업신여기는 풍조가 사람들이 경전을 신비로운 책으로만 여기는 요인이 된다고 언급한다.

◆ 신의 오류를 따져보다 ◆

『바가바드기타』에서 주인공 크리슈나 신과 아르주나 왕자의 행동을 보면 독특한 점이 많다. 크리슈나 신은 전쟁에 참여하기 두려워하는 아르주나 왕자에게 도리어 전쟁에 나갈 것을 설득한다. 아르주나 왕자는 신의 가르침을 단번에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끊임없이 설득하는 신이 과연 진정한 신이 맞는지 줄곧 확인하고 싶어 하며 그 과정이 끝난 후에야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전쟁에 나가기로 하는 심약한 인물이다. 특히 여기서 저자는 크리슈나 신이 아르주나를 설득하는 과정을 흔히 신이 인간과 맺는 수직적 관계에서 인간이 신의 지혜로운 말씀을 순응적으로 받아들이는 장면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크리슈나 신이 아르주나 왕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아르주나의 괴로움이 어디에서 연유한 것인가를 제대로 살펴봤는지를 의문시한다. 저자의 의견을 계속 이어나가자면 크리슈나 신은 아르주나에게 교과서 같은 답만 일삼은 채 아르주나가 직접 대면한 문제와 상관없는 말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크리슈나 신의 설득엔 치유가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던진다.

◆ 정신문화의 상품화를 비판하다 ◆

“알고 보면 자본주의 자체가 신비주의나 영성주의를 관리한다. 수요를 북돋우고 공급을 조절하는 식으로 철저하게 관리한다. 신비주의나 영성주의에 심취한 사람들에게 삶의 품격을 올려주는 시늉을 하면서 뒤에서는 온갖 이득을 다 챙긴다. 그들이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가바드기타』를 명품으로 만들어 그들에게 되판다.”(309쪽)

인도 철학과 인도 문화의 대중화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수행해온 저자는 전 세계적인 요가 열풍을 언급하면서 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바가바드기타』의 가르침이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변질되었음을 안타까워한다. 저자는 인도의 유명한 거지와 성자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인도에 가면 간혹 길거리에 있는 거지가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경우가 있는데 , 이를 통한 거지의 신화화를 문제 삼으면서 거지를 정말 거지로 볼 수도 있는 사람들을 향한 시선도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즉 거지의 신화화와 같은 비현실적인 가르침이 『바가바드기타』에 대한 균형감 있는 시선과 깊은 성찰을 방해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가바드기타』를 비롯한 인도의 정신문화를 상품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죽은 명품’이라는 표현으로 『바가바드기타』의 현재 위치를 애석해 하면서 이 경전이 계속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여기에는 『바가바드기타』를 신비주의나 영성주의로만 접근하여 과대평가하는 것을 경계할 것, 본 경전을 과거의 유산이나 인도 문화의 틀로만 여기지 말 것, 열린 해석과 체험을 함께 경험하는 협독協讀이 포함된다.

저자 소개

  • 저자 : 박효엽
저자 : 박효엽
인도 뿌네대학교University of Pune에서 샹까라 철학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북대학교와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요가학과)에서 강의 중이며, 주로 우빠니샤드 철학, 베단따 철학, 현대요가를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는 『베단따의 정수』(2006)가 있고, 저서로는 『처음 읽는 우파니샤드』(2007), 『불온한 신화 읽기』(2011), 『탈식민주의의 얼굴들』(공저, 2012), 『요가와 문화』(공저, 2013), 『요가란 무엇인가』(공저, 2015) 등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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