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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680406 / 40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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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지금 왜 정연주의 기록이 필요한가
KBS 사장 정연주의 퇴진을 위해 이명박 정권이 권력을 총동원하여 전면 공세를 펴고 있던2008년 6월2일, 정연주의 책상에 팩스가 한 장 놓여 있었다. 삐뚤삐뚤한 글씨는 고혈압으로 쓰러져 투병 중인 리영희 선생의 것이었다.
정 사장
전화들이 연결이 안 돼서 이리로 보내오.
상황의 진전을 주시하면서 정 사장의 처지와 심정을 헤아리고 있소.
같은 전선에 섰던 전우와 동지들이 허약하게도 스스로 할 바를 다하지 않고, 백기를 들고 꼬리를 감고 물러나는 꼴들을 보면서 한탄밖에 없소.
정 사장 한 사람이라도, 민주주의 제도의 책임 있는 '공인'(公人)이 자신의 권리와 직무와 직책을 정정당당하게 수행하는 자세를 끝까지 보여주면 좋겠소.
지금 나는 정 사장의 모습에서 이순신 장군을 보고 있는 느낌이오.
반 민주주의 집단의 폭력과 모략으로 꺾이는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명예롭게 소임을 다 하시오.
그래서 민주주의에도 영웅이 있을 수 있다는 모범과 선례를 남기시오.
명예로운 죽음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바라오.
이에 앞서 2003년 3월 21일에는 한겨레 논설주간 정연주에게 팩스가 한 장 날아들었다. 역시 투병 중인 리영희 선생이 보낸 것이었다. 이라크 침략과 미국의 일방주의를 경고하는 정연주의 사설을 읽은 소회를 적은 것이다.
논설위원실 정연주씨
오늘 아침 사설 '야만의 시대'는 한국언론사에 어쩌면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이래 처음의 대사설(명사설)로 후세에 길이 빛날 것을 믿소.
한 언론인으로서, 그 직업생애에서 그 같은 사설 한 편 남기고 물러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큰 영광과 기쁨은 없을 것이요.
<한겨레신문>
도 이 사설로 그 존재이유를 재확인 했고, 한겨레신문 독자들은 이 '야만의 시대'에 한겨레신문 독자임을, 그리고 훗날에는 그 독자였음을, 두고 두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되었소.
이명박 정권 이후 이 땅에는 다시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권력의 방송 장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 김여진 등의 축출, 피디 수첩, 미네르바 사건 등을 통해 보듯, 이 시대 언론 상황은 다시 '야만의 시대'가 되어버린 듯하다. 방송은 거의 일방적으로 정권의 홍보 방송처럼 되어버렸고, 일부 진보적 매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언론이 강자, 가진 자의 논리로 무장한, 수구 기득권 세력의 병풍이 되었다. 많은 경우 수구언론은 스스로 그 권력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역사가 역류하는 시대, 언론의 자유가 다시 심각하게 위협받는 시대에 언론과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은 그래서 절실하게 필요하고, 소중하다. 유신정권 이후 MB 정권까지 40년 동안 언론과 역사의 현장에서 살아 온 '정연주의 기록'은 '개인의 사사로운 삶'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언론과 역사의 살아 있는 이야기이다. 정연주는 그런 이야기를 남기고자 기록했고,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이를 전하고 싶어했다.
“내가 언론인으로 살아온 반세기 가까운 우리 시대의 이야기, 특히 언론과 관련된 우리 역사와 현실을 젊은이들이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책머리에
시인 고은은 2002년 11월,
<정연주 논설주간>
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낙엽이 굴러간다.
저 70년대 민주 민족전선의
순정을 아직껏 가슴 아프게
담고 있는 사람은 지금 누구일까.
돌아다본다. 정연주가 호젓이
그 누구로 남아 있구나.
그는 아메리카 한복판의 세월로
동북아시아 한반도의 진실을
발굴해왔다. 그에게는
따라잡기 힘든 광야의 용기가 있다.
그의 피는 맑다.
고은은 그의 30년 역작 《만인보》 10권에서도
<정연주>
를 노래했다.
동아일보 해직기자 막내둥이
소년이었다
청년이었다
그러나
어느 선배보다 드넓은 밀물
어느 선배보다 뜨거운 불길이었다
서라벌 경주땅에서
이만한 수행을 한 뒤 태어났다면
그는 정녕
우리나라의 자랑인
아름다운 화랑이 아니더냐
유불선만이 아니라
그 이전의 산기슭 정신까지 이어받아
70년대였다
이런 젊음의 르네쌍스 있어
거기에서
순정과 싸움의 음악이 퍼져갔다
고기압권의 바람처럼
정연주는 80년대 초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 박사학위를 받은 뒤에도 한겨레신문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느라고 80년대와 90년대 18년 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다. 그랬기에 2003년 4월 말, 정연주가 KBS 사장이 되었을 때 놀라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동아일보에서 자유언론투쟁을 하고, 이어 민주화투쟁을 하던 정연주를 아는 사람들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지만, 한겨레에서나 그 이름을 접하던 386 이후 세대들에게는 낯설게 받아들여진 것도 사실이다. 이 책
<정연주의 기록-동아투위에서 노무현까지>
를 읽으면 정연주와 그가 받치고 서 있던 역사의 현장을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정연주를
<시일야방성대곡>
이후 최고의 논설가라고 극찬한 사상의 은사 고 리영희, 정연주에게는 따라잡기 힘든 광야의 용기가 있다고 말하는 고은. 두 선각의 이런 평가는 왜
<정연주의 기록-동아투위에서 노무현까지>
를 읽어야 하는지 잘 말해준다.
책의 내용
모두 7부로 나뉜 이 책은 연대기적 서술구조를 가졌다. 시대와 개인의 지사적 삶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데는 연대기만한 것이 없다.
'제1부 절망부터 배운 올챙이 기자'는 동아일보 입사 후 자유언론 투쟁을 벌이던 시절을 회고한다. 그 유명하고도 절망적인 ‘개와 기자는 접근금지’의 유래가 밝혀지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가 생겨난 배경과 아내와의 로맨스, 어이없는 ‘막걸리긴급조치’ 등이 소개된다.
‘제2부 역사의 현장’은 ‘민주 교도관’ 대부 전병용 이야기, 구치소에서 만난 리영희, 김종완, 박현채 등 거물 선배들, 구치소의 살풍경 등이 소개된다.
‘제3부 도도한 역사의 흐름’은 5.17과 수배, 수배 중 도와준 고마운 의인들,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엮인 사연, 목욕탕에서 아버지와의 마지막 만남 등 절절한 사연들이 기록됐다.
‘제4부 봄은 오고야 말 것이다’는 월간 《대화》 폐간이 정연주의 글
<언론계 선배, 동료들에게>
라는 격문 때문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사연, '망명'처럼 떠난 미국유학과 경제학박사 취득 과정의 고단함, 미국에서 본 87년 6월 항쟁, 한겨레신문 창간의 감격을 기록했다.
‘제5부 다시 기자가 되다’는 마흔넷의 나이에 다시 기자가 되어 한겨레신문 워싱턴 특파원이 된 사연, 임수경 관련 취재, 냉전해체 현장 취재, 북미회담 취재, 첫 단독방북취재 등의 비화가 소개된다.
‘제6부 워싱턴-서울, MB와 부시’는 미국의 일방주의, 못된 것만 서로 닮은 부시와 MB 등을 분석하고, MB 정권의 전쟁모험주의를 질타한다. 부자감세. 4대강 토목공사, 국가부채 등도 자료를 통해 낱낱이 따져본다.
‘제7부 바보 노무현과 나’는 생면부지의 노무현을 알게 된 사연, 언론의 횡포에 당당하게 맞서는 동지적 유대감, KBS 사장이 된 과정과, 한 표 차이로 사장이 된 사연, 그리고 언론과 검찰에는 절대 전화하지 않겠다던 노무현 약속 등 노무현과 관계된 비공개 일화 등이 기록된다.
“정 사장님, 제가 앞으로 대통령 하면서 절대 전화하지 않을 사람이 두 분 있습니다.”
나는 궁금해서 되물었다.
“두 사람이 누군데요?”
“검찰총장과 KBS 사장입니다.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가장 중요한 기관 아닙니까?” p397
언론계>
정연주의>
시일야방성대곡>
정연주의>
정연주>
정연주>
한겨레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