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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27801610 / 215쪽 125 x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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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문예중앙시선 [48]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우리 시의 진화를 이야기할 때 조연호를 빼놓을 수는 없게 되었다. 그것은 불가역적이다. 그의 출현 이후로 한국의 현대시는 조연호 이전과 조연호 이후로 나뉘었다. 다시는 그것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진화는 돌연변이에서 비롯된다. 수많은 실패를 딛고서 성공한 돌연변이는 새로운 시대에 창궐한다. 조연호는 한국시의 돌연변이다. 두 번째 시집 이후로 그는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갔다. 신화적인 가계를 작성하고, 지상을 촘촘히 새겨 넣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하더니, 이번에는 천상을 게워낸 지상에 관해서 말하기... 우리 시의 진화를 이야기할 때 조연호를 빼놓을 수는 없게 되었다. 그것은 불가역적이다. 그의 출현 이후로 한국의 현대시는 조연호 이전과 조연호 이후로 나뉘었다. 다시는 그것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진화는 돌연변이에서 비롯된다. 수많은 실패를 딛고서 성공한 돌연변이는 새로운 시대에 창궐한다. 조연호는 한국시의 돌연변이다. 두 번째 시집 이후로 그는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갔다. 신화적인 가계를 작성하고, 지상을 촘촘히 새겨 넣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완성하더니, 이번에는 천상을 게워낸 지상에 관해서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에는 형이상(形而上)과 형이하(形而下)가, 문법과 비문법이, 고백과 발견과 예언과 권태와 찰나가, 그리고 우리가 알아왔던 모든 희로애락이 들어 있다. 이에 비견할 수 있는 문학적 형상물은 박상륭의 전 저작과 보르헤스의 알렙, 둘뿐이다. 우리 시의 진화를 이야기할 때 조연호를 빼놓을 수는 없게 되었다. 그것은 불가역적이다. 그의 출현 이후로 한국의 현대시는 조연호 이전과 조연호 이후로 나뉘었다. 다시는 그것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권혁웅(문학평론가) 어떤 형식의 초월도 가능하지 않을 때의 시쓰기란 무엇일까? 어떤 시인은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가 다시 절망을 낳는다고 했다. 다른 시인은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가 유희를 낳으므로 우리는 가까스로 위안받는다고도 했다. 조연호는 발꿈치 하나도 부양되지 않는 우리네 삶의 숙명을 백번 기술하고 천번 곱씹어 만번 너덜거리게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출구 없이 내부에 붙들린 이들의 숙명을 기어이 꿰뚫어보고야 말겠다는 가차없는 텍스트를 우리는 눈앞에 두고 있다. 어디로든 잠입하고 어디로든 빠져나올 수 있으되 우리를 기어이 다시 그 안으로 불러들이고 마는 이 니체적 마성(魔性)의 텍스트를……. 조강석(문학평론가) ▶ 『농경시』 2010년부터 중앙북스에서 새롭게 발간되는 ‘문예중앙시선’ 첫 번째 시집으로 조연호 시인의 『농경시』가 출간되었다. 『농경시』는 49개의 번호로 나뉘고, 174연으로 구성된, 단 한 편의 장시 「농경시」를 수록한 시집이다. 시집 『죽음에 이르는 계절』(2004), 『저녁의 기원』(2007), 『천문』(2010)을 발표해온 조연호는 고유의 시 세계를 구축하며 “현대시의 최전방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인이다. 20,000여 개의 단어로 쓰인 장시 「농경시」는 의미론적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시어와 시어, 시행과 시행 사이에서 수수께끼를 풀 듯 의미를 찾아나서야 하는 지난한 과제를 독자에게 던지는 시다. 문학평론가 권혁웅은 “한국시에서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격렬함”을 품은 작품이라고 평했다. 시집에 해설을 덧붙인 문학평론가 허윤진에 따르면 낯선 어휘들이 산재하고 의미의 상식적 연결을 회피하는「농경시」는 “존재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고 불가능한 산종(散種)을 꿈꾸는” 시도, 우리말의 “사어(死語)나 폐어(廢語)가 된 부분들을 위한 인공소생술”과 같은 시도이다. “당신은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되는 어떤 상태에 사실은 얼마나 많은 존재들과 그들의 망설임이 끼어들어 있는지를 형태적으로나 의미상으로나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어 할 따름입니다. 저는 당신을 언어의 복고풍 수집가, 여전히 방학 중인 언어채집가라고 부르고도 싶습니다. 우리의 현실 언어생활에서 거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 단어들은 과연 당신의 시세계를 넘어, 살아 있는 말이 될 수 있을까요. 최소한 당신의 시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기는 단어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은 겨울의 빈 들판처럼 휑뎅그렁한 사전을 펼치고, 그곳에서 다른 이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언어의 이삭을 성심성의껏 주워 모으고 있습니다.”(허윤진, 해설 「향과 재」에서) 『농경시』 출간을 앞두고 계간 《문예중앙》에서 나눈 대담에서 조연호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국어로 쓰일 수 있는 만연체 문장의 여러 갈래를 시도해보았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완성은 문체의 완성과 함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집에서는 만연체의 여러 갈래에 대해 시도를 해봤습니다.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읽어봐야 의미를 알 수 있는 문장구조라, 짧고 간결한 문장이 대체로 선호되고 있는데, 시적 언어가 의미와 정보전달의 목적이 아닌 이상, 오히려 만연체가 더 중층적인 의미망을 형성하는 데 적합할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에서 되도록 길고 복잡한 문장을 고집해봤습니다. 물론 구조상 의미의 결락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 결락된 부분에 또 다른, 혹은 방기된 다른 의미가 포착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었습니다. 적용(適用)보다는 오용(誤用)을 택했는데, 그게 문법적 결함을 가져올 수 있지만, 더 넓은 정서를 머금을 수 있을 거라는 데 아직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김행숙 시인은 『농경시』의 “문장 하나에는 시 한 편의 가능성이 내장되어 있다”고 평했다. “시 한 편으로 태어날 수도 있을 것 같은 문장이 이어져요. 10행, 20행, 100행을. 그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죠. 또한 각각의 문장들은 상당한 문법적인 변형과 수사학적인 세공을 거쳐서 이루어져 있어요.” 다른 한편 한자어와 비문의 비율이 높은 『농경시』가 독자들에게 즐김보다는 버겁고 고통스런 독서를 강요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인은“감성에 의존해 글을 쓰는 방식은 편하고 아늑한 면이 있습니다. 체질적으로도 그게 더 맞고요. 그런데 이번 시집은 상대적으로 해야 할 말이 포함하는 세계가 거대해져서, 한 군데 파묻혀 조용히 있을 수가 없게 되어 건조하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정보의 과잉보다는 논리의 과잉이 있어서 감각적인 측면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고요. 저도 느껴온 고민이었고 쓸 때 고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성과 논리는 양립이 힘들었습니다. 분명 어느 한쪽을 택할 것인가의 문제는 아니었을 텐데, 제가 이제까지 해보지 않았던 작업 쪽에 더 많은 흥미를 가졌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게 이번 시집의 경우는 여러 면에서 특수한 경우라고 말해두고 싶네요. 감성의 미가 있다면 문학 안에서 사유의 미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점과 함께, 감각적인 표현이 있다면 사유의 감각성 역시 문학 안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의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이전의 텍스트들과는 이질적인 면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농경시』를 이전의 변형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감각성으로, 그 자체 한 계열로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거대한 미로처럼 보이는 장시 앞에서 당혹감을 느낄 독자들을 위해 시인이 일러준 이 작품의 큰 골격을 요약하면 이것은 “어린 시절 거세, 할례 당한 사람의 기억과 그가 ‘선생’과 그의 아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관계와 자신, 가족의 관계를 대비시키는 불투명한 이야기”이다. 허윤진은 『농경시』의 의미를 재구(再構)하는 의미의 망을 세 가지로 보았다. 동양 고전, 과학, 그리고 기독교. “사실 이 세 가지의 의미 영역은 어떤 식으로든 앎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동양/서양의 대립도 존재하고, 고전/근대의 대립도 존재하며, 비-진리/진리의 대립도 존재합니다. 『농경시』에서 문맥을 낯설게 만들면서 등장하는 전문적이며 특수한 용어들은 대개 이 세 가지 영역 중의 하나에 속해 있습니다. 산란된 단어들을 이런 의미 영역들 안에 분류해보면 서로 무관해 보이는 단어들 사이에 느슨한 연관관계를 설정해줄 수 있습니다. 당신이 매우 깊은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가장 강력하게 부정하고 있는 것은
목차
농경시
해설 향과 재 · 허윤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