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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003540 / 220쪽 112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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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바람결에 듣는 내밀한 이야기
<천장호수>는 현장체험시를 쓰는 ‘빗방울화석 시인들’의 여덟 번째 시집이다. 이들은 삶의 현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작지만 사소하지 않은 사물들과 생명들, 그 정신과 영혼을 만나 뜨거운 숨결과 기운을 주고받는다.
대간과 정맥을 중심으로 현장체험하고 있는 빗방울화석 시인들이 이번에는 백두대간과 금북정맥, 그리고 그 주변의 독립봉들을 찾아다니며 체험의 폭을 넓혔다. 능선과 능선,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 사이로 들어가 거기 발붙이고 사는 주민들과 먼저 살다간 이들의 정신과 영혼을 만나 내밀한 생의 비밀들을 체험적인 이야기로 형상화했다.
1부에선 지리산에서 금강산까지 대간줄기에 기대어 이 땅의 역사적인 의미를 되짚어보기도 하고 삶의 근원적인 물음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부대끼며 얻어낸 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갈등, 생생한 삶의 결들을 시집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토록 벗어나려 했지만
네 품에 그대로 안겨 있구나
바람이여
네가 지상에 뿌리 내리고
길을 내는 동안
나는 그 길로 나가
무슨 일을 하였는가
신대철, 「황악산 바람재에서」에서
시인들은 영혼을 흔드는 바람 한 줄기에도 가슴을 활짝 열었고, 봄 숲 앞에서 겹겹이 쌓인 생의 흔적들을 확인하며 무수한 발걸음들을 자주 멈칫거렸다. “여기저기 꽃 피고 지는/소란스런 봄, 먼발치에서/멍하니 서있기”(장윤서, 「봄아 더뎌져라」)도 하고, “그 봄 숲에 기대어/나도 오늘은/몇 겹의 봄을 건너”(윤혜경, 「봄 숲」) 가기도 한다. 이들은 걸음을 재촉하며 때론 걸음을 늦추며 그 사이사이에서 마주친 다양한 삶의 층위들과 상념들을 생생하게 묘파해냈다. 그러다가 뜻밖의 인연들을 만나 불현듯 상승하는 생의 열기들을 온몸으로 느끼기도 한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내린 금북정맥 줄기를 체험하면서 먼저 살다간 정신들의 발자취를 더듬을 때, 그들에게서 전해지는 경외감과 감사함 앞에서는 가슴이 콱 막히고 정신이 얼얼해지기도 한다. 어느새 한 계절을 살아낸 이들의 기억 속에는 남아있는 생의 흔적들이 달라붙어 시인들의 발걸음을 붙잡기도 한다.
금북정맥과 그 주변 독립봉들에서 만난 눈부신 영혼들, 서운산의 바우덕이, 오서산의 정약용, 덕숭산의 일엽 스님, 일당스님, 성삼문, 유관순, 윤봉길, 김좌진, 한용운 선생의 정신과 영혼은 우리들 삶을 지탱해주는 대간줄기인 것이다.
움트는 구름, 그 삶의 세목들
2부에서 시인들은 금북정맥과 접해 있는 주변의 독립봉으로 체험의 폭을 확장하여 좀 더 내밀한 삶의 세목들에, 구름처럼 움트는 삶의 꽃봉오리들에 주목한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몸짓과 눈빛에 뒤섞이면서 인간의 원시적인 몸짓의 회복을 노래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이끄는 세계로 들어가면 누구나 시인이 되는 동화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들 몸 속 깊은 곳에서 침묵과 고독을 퍼 올리는 시인들의 시선을 따라가면, 우리들 의 정신을 뒤흔드는 황홀함과 온몸을 전율케 하는 뜨거운 열기가 가슴 깊숙한 곳에서 움트는 것을 느끼게 된다.
관광객들마저도 “산기슭에 쪼그려 앉아 눈물 흘리다 말고/물속을 환하게 들여다”보며 “그 옛날/사행천과 함께 사라진 화전민 아이들이/그 눈빛 받아/호수의 태아처럼 미소 짓는”(신대철, 「미소」) 경험을 하며 이 땅에서 발붙이고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삶 속에 동화되는 원초적 경험도 하게 된다.
“산을 벗어나도 날개 돋친 아이들이 산속을 환하게 펼쳐놓는”(윤석영, 「산을 펼치다」) 순간에는 우리들 생각을 몰아 아이들이 펼쳐놓는 세계가 결국 우리가 꿈꾸는 지향점임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런가하면 깊은 산골에서 만나는 근원적인 시간들을 자연 사물을 통해서 사실적으로 그려내기도 한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아름드리 마루나무에 기대/높이도 폭도 깊이도 모르고 뻗어만 가던/파릇한 으름이 노랗게 익어”(윤석영, 「으름이 익어갈 때」)가는 본원적인 삶에 닿아있는 시간인 것이다. 또한 소외된 삶들에게서 때 묻지 않은 순결한 영혼들과 인간의 본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 원형의 모습들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우리가 당면한 환경문제들을 날카롭게 포착해내는 시인의 시선을 통해서 생태적인 문제들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어.
안나푸르나에 예전보다 눈이 많이 없어,
에베레스트도
내 고향, 다울라기리도.
자, 서둘러, 가자고
톰이 짐을 들고 앞서 간다.
사라진 눈들은 무엇이 되었을까.
오래 전서부터 짊어온 짐인지
어깨가 뻐근해져온다.
장윤서, 「14명의 포터, 15개의 짐 2」에서
가까운 길 두고 먼 길 돌아오는 나그네의 운명처럼 “우연히 들른 직지사 백련암/대성 스님을 눈앞에 두고/대성 스님을 찾”기도 하지만 “바람도 머물지 않고 지나가는 바람재에서 바람이 잠시 쉬어가듯이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는”(한국호, 「우연과 인연」) 기적을 만나기도 한다. 그 ‘먼 길 찾기’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원점회귀의 순환원리를 통해 결국 우리가 지향하고 회복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지금 여기’라는 인식에 도달하게 된다.
누구, 하며 빤히 쳐다보시는 눈에
안금 작은 종조 할머니 삼촌 고모 보여
저 안금에서…… 머뭇거리는데
호야 호야 아이가 호야라 해야 알제
엉덩이를 탁 치고
경순이 고모가
인연을 만난 듯
다, 다 잘 계시제
하며 덥썩
손을 잡는다
한국호, 「우연과 인연」에서
먼 길을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사람들이 아직 “거기, 막차를 타고 돌아가는 사람의 등을 토닥이며/해산하지 않은 마음들이/밤새 모여 있다.”(한국호, 「작은 광장」에서) 돌아가지 않고 아직 광장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오래도록 남아 ‘지금 여기’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그래서 시의 봉우리를 높이 쌓아올릴 것이다.
산길을 돌아돌아 온 길을 돌아다보면 합대나뭇골도 꾀꼬리봉도 그리움처럼 다가오고 오서산 계룡산 사이로 지는 해는 두 시쯤에 걸려 시를 키우는 봉우리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닮고 싶은
손필영,「칠갑산을 오르며」에서
시 앞에
1부
백두대간에서
신대철 - 황악산 바람재에서
손필영 - 만물상 앞에서/ 바람의 말/ 온정역을 지나며
윤석영 - 바람재
윤혜경 - 봄 숲
이승규 - 오세암으로/ 선녀들
박성훈 - 지리산 단풍/ 꿈
이석철 - 노고단 오르는 길 1/ 노고단 오르는 길2
장윤서 - 산신님을 뵙더라도/ 갈대니 억새니
한국호 - 내설악/ 우연과 인연
금북정맥으로
신대철 - 삼정맥 분기점에서/ 정맥길에 은빛 엽서가 1/ 정맥길에서 은빛 엽서가 2/ 구룡리/ 구봉광산 뉴스/ 백월산/ 오서산/ 일엽 스님을 스치다
손필영 - 다락골 줄무덤/ 남사당패 바우덕이는
윤석영 - 물결 능선/ 흐르는 금맥/ 밀지/ 빈자리가 환하다
윤혜경 - 도중도에서
이승규 - 제멋대로 휘어진/ 아는 얼굴
장윤서 - 로드킬/ 봄아 더뎌져라/ 성거산 제1 줄무덤 앞에서
한국호 - 명당 1/ 명당 2
2부
움트는 구름
신대철 - 눈사람 이름/ 유속 2/ 미소
김일영 - 안개 새벽/ 집을 버리고/ 분재/ 아침 풍경/ 출근 시간/ 현장/ 쉼터에서/ 수종사에서/ 밤에
손필영 - 그랜드캐니언에서/ 옆에 앉는 산/ 칠갑산을 오르며/ 감람산에 흐르는 눈물/ 오래된 사람
조재형 - 두만강 발원지에서/ 빙하 2
윤석영 - 까치내/ 품 안에 들다/ 으름이 익어갈 때/ 낮은 산도 깊어진다/ 산을 펼치다/ 가을볕/ 꽃눈/ 가은역에서
윤혜경 - 칠갑산/ 잎 다 진 후에/ 앞산/ 할머니의 빛
최수현 - 마애여래/ 국경 지대에서/ 산책
이승규 - 훈김/ 천장호수에서/ 향고개를 찾아서
박성훈 - 찬물내기/ 멈칫
이석철 - 새잎/ 나무/ 매미/ 신도에서/ 칠갑산 바람/ 시인의 시계/ 아버지의 문
장윤서 - 한 골을 찾아서/ 누구나 다 노무현이다/ 잡초/ 사패산 가재/ 14명의 포터, 15개의 짐 1/ 14명의 포터, 15개의 짐 2
한국호 - 산허리를 돈다/ 여름밤 산길/ 할아버지 생각/ 광화문 사거리/ 작은 광장
오하나 - 시레토코 산행 1/ 시레토코 산행 2/ 비석을 돈다/ 북해도에서 3/ 의상능선을 오르며/ 으름/ 정릉골/ 편지/ 화분
김연광 - 구북리/ 사락골 할머니/ 하모니카 소리/ 이 능선 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