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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89351511 / 384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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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퓰리처상>을 수상한 라히리의 잔잔하면서도 눈부신 새 소설,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은 보기 드문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섬세하게 그려내었을 뿐만 아니라 더없이 민감한 팔치로 소리없는 저항과 제 갈 길을 찾지 못하는 열망들을 그려낸다. 사랑, 고독, 그리고 다른 문화 속에서의 방향 감각 상실이라는 주제의 영역을 능숙하게 확장하였다.
출판사 리뷰
퓰리처상 수상작가 줌파 라히리의 첫 번째 장편소설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이라는 첫 번째 장편소설을 출간한 인도계 미국 여성작가인 ‘줌파 라히리’. 그녀의 이름은 독특하지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작가는 뛰어난 외모와 특이한 이름뿐 아니라 2000년 데뷔작 『축복받은 집』(원제 : Interpreter of Maladies)으로 을 수상함으로써 세계의 문단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미국의 언론들은 그 해 소설 부문 수상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수사가 붙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줌파 라히리는 퓰리처상의 ‘세 가지 관행’을 모조리 깨뜨리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첫째, 집필 경력이 15년 이상인 50대의 중진 작가들에게 수여되는 전례를 깨고 등단 5년도 안된 33세의 젊은 나이로 수상한 점, 둘째, 미국인의 정체성을 파고든 작품에 수상되는 관례를 깨고 이민자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 셋째, 퓰리처상은 장편에 주는 상이라는 통상적인 인식을 깨고 단편집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점이었다. 줌파 라히리는 수상에 이은 수상과 함께 29개 언어로 작품이 번역되면서 일약 세계적인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지만 곧이어 ‘두 번째 소설 증후군’이라는 쓰디쓴 시험에 직면해야 했다. 첫 번째 작품에서 대성공을 거둔 작가들일수록 두 번째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으며, 심지어 오랫동안 작품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앵무새 죽이기』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1961년 까지 받았지만 지금까지 후속 작품 없이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하퍼 리나, 1993년 『처녀 자살하다』로 대대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10년 후에야 두 번째 작품 『미들 섹스』를 내놓은 제프리 유제니디스가 대표적이다. 줌파 라히리는 수상 이후 3년 만에 『이름 뒤에 숨은 사랑』 (원제 : The Namesake)을 펴낸 뒤, 다시 한 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면서 ‘두 번째 소설 증후군’을 훌륭하게 극복해냈다. 그녀는 『축복받은 집』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을 장편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을 통해 더욱 풍부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이 책은 인도인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통 문화와 미국식 개인주의 문화 사이에서 갈등하는, ‘고골리’라는 이상한 이름이 주는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하는 한 이민 2세대 청년의 삶을 통해 “이름이 개인을 어떻게 결정하는가”를 묻고 있다. 줌파 라히리가 이민자로서의 경험, 다른 문화에 적응하는 데서 일어나는 갈등,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의 갈등을 작품 주제로 즐겨 다루는 것은 그녀 자신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줌파 라히리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뒤, 미국으로 옮겨와 성장했으며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자주 인도를 왕래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인도에서는 ‘진짜 인도인’으로 여겨지지 않고, 미국에서 또한 ‘진짜 미국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가운데 두 문화 모두에게서 배척당한다는 느낌에 오랫동안 시달려왔다. 『이름 뒤에 숨은 사랑』은 ‘과연 완벽한 미국인 또는 인도인이란 존재하는가?’ ‘이름이나 문화적 배경은 한 인간의 정체성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가’와 같은 오랜 물음에 대한 결과물이다. 이름의 운명 소설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쇼크와 아시마 강굴리 부부가 첫 자녀를 출산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낯선 땅에서 태어난 새 생명은 출생 직후부터 문화 차이로 인한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갈등의 뿌리는 ‘이름 짓기’에서부터 비롯되었다. 보통 인도의 부모들은 아이의 이름을 짓는 데 있어서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신성한 작명의 결정권은 주로 집안의 큰 어른들에게 맡겨지며 최고의 본명이 지어질 때까지 몇 년씩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문화에 익숙해져 있던 아쇼크와 아시마 강굴리 부부는 ‘출생신고서를 작성해야만 병원에서 퇴원할 수 있는’ 미국의 법규 앞에서 당혹감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인도의 할머니가 지어서 보냈다는 이름은 우편 사고로 도착하지 않는다.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 아쇼크가 아기에게 지어준 이름은 ‘고골리’. 인도식 이름도, 미국식 이름도 아니다. ‘러시아가 낳은 가장 훌륭한 작가’, ‘천재 기인’으로 일컬어지는 작가 고골리에게서 따온 이름이다. 그렇다면 왜 ‘고골리’인가? 사건은 아쇼크가 미국으로 건너오기 이전의 세월로 거슬러간다. 스물두 살의 아쇼크는 『니콜라이 고골리의 단편 모음집』을 읽으며 할아버지 댁으로 가던 중 기차 탈선 사고를 당한다. 그의 생명은 많은 주검들에 둘러싸인 채 조용히 꺼져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고골리가 그를 살렸다. 그의 손에 남아 있던 책장이 바람에 나부끼면서 구조대의 눈에 뜨인 것이다. 그렇게 회생하게 된 것이 첫 번째 기적이라면, 아들의 탄생은 두 번째 기적이었다. 첫 번째 기적이 없었더라면 두 번째 기적은 불가능했을 터였다. 아쇼크가 자신의 아들에게 ‘고골리’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보이지 않는 운명에 대한 지극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에게 있어서 그 이름은 늘 탐탁지 않은 것이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설명해야 하는 것이나, 서명을 해야 하는 것이나, 이름표를 달아야 하는 등, 이름에 관련된 그 모든 일에 있어서 괴로움을 느낀다. “이름에 형태나 무게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억지로 입어야 하는 옷에 붙어 있는 까슬거리는 상표명처럼 그를 물리적으로 괴롭\"힌다. (103쪽) 아쇼크는 고골리가 열네번째 생일을 맞이하던 해 『니콜라이 고골리의 단편 모음집』을 선물한다. 하지만 아들의 생일날 비극적인 사건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던 아쇼크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말하기를 ‘우리 모두는 고골리의 「외투」속에서 나왔다’고 했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만 던져준다. 그 말의 원래 뜻은 고골리의 위대한 문학성을 찬양하는 말이었고, 아쇼크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생명을 살려준 데 대한 감사의 뜻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고골리에게 있어서 그의 이름이란 단지 벗어버리고 싶은 무거운 외투에 지나지 않는다. 고골리는 자신의 이름에 얽힌 비밀을 알지 못한 채 열여덟 살이 되던 해, 법원에 가서 이름을 바꿀 것을 결심한다. 새 이름은 “모든 것을 아우르는 완벽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니킬’이다. 그가 이름을 바꾸기 전날 밤,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에서 안되는 일은 없다. 네 마음대로 하여라.” 그는 이름을 바꾸게 된 것을 계기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이전까지는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달고, 부모의 영향력 아래서 살아왔지만, 이름을 바꾼 시점부터 그는 순전히 자신의 의도와 계획대로 인생을 설계해나갈 것을 결심한다. 인도계 이민 2세대인 고골리, 과연 ‘뉴요커’가 될 것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고골리 강굴리는 전형적인 ‘ABCD’(American Born Confused Desh : 미국에서 태어난 방황하는 인도인)이다. 이민 1세대인 그의 부모들에게 있어서 ‘고향-인도’와 ‘타향-미국’이라는 구분이 확실한 것과는 달리 이민 2세대인 그는 그 어느 쪽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 문화 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또 특이한 이름으로 인해 고통을 겪던 그가 정체성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가능한 부모로부터 멀리 떨어져 미국 문화에 적극적으로 동화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운명을 처음부터 계획하고 원하는 대로 창조하려는 욕구를 반영이라도 하는 듯 ‘건축가’라는 직업을 택한다. 또 미국 문화의 정수를 반영하고 있는 ‘뉴욕’이라는 도시를 새로운 거주지로 선택한다. “그는 뉴욕이 좋았다. 뉴욕은 부모님들이 잘 모르는 곳이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