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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0106971 / 335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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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 컨설턴트
김헌태의 한국 정치 에세이
대중의 입장에서
지난 십년간의 한국 정치와 여론의 흐름을 읽다
급변하는 여론,
이명박 정권하에서 대중은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 컨설턴트인 김헌태가 그간 여론조사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쌓아 온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며, 지난 10여 년간 한국 정치에서의 대중 여론의 흐름을 분석한 책이다. ‘젊은 세대 여론조사 분석가 1인자’, ‘여론조사의 귀재’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다가 2007년 대선에서는 문국현 캠프에 뛰어들어 동분서주하던 저자가 모든 공식 활동을 중단하고 지난 1년여 동안 현장에서 쌓아 온 여론 분석의 경험과 지식을 엮어 대중 여론 전반에 대한 윤곽을 그려 냈다. 그동안 그가 언론을 통해 내놓았던 여러 가지 분석과 예측이 어떤 배경과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들여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를 정치 엘리트가 아닌 대중의 입장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를 통해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사회 현실에서 탈출구를 찾는 이들에게 해답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명박의 지지도가 50%대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주고 있다. 취임 후 백일도 안 되어 지지도가 10%대로 떨어지고 한때는 한 자릿수 대까지 떨어졌던 일이 엊그제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혼란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언론과 지식인들의 해석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대중이 보수화되었다는 논의에서부터 이명박 지지층의 공고함을 보여 주는 것이며, 앞으로도 허물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불과 몇 달 전의 여론을 생각해 보아도 급격한 분위기의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변덕스러운 대중을 보여 주는 것인가, 이명박 지지층의 공고함을 보여 주는 것인가? 이명박은 앞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안정된 국정 운영을 할 것인가, 또다시 불안한 대중 여론의 여파에 휘말릴 것인가? 이런 섣부른 예측 이전에 우선 김헌태의 여론 읽는 독법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의 독법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다.
김헌태가 대중의 생각을 읽는 법!
여론조사 분석은 수치에 대한 맹신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대중의 신념을 그려 내는 것
사실 대중 여론이 변덕스러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생각해 보면 노무현 정부 시기 대중 여론의 지지도 변화도 탄핵을 전후로 하여 급격한 변화를 보였고,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탄생한 이명박의 지지도 변화 역시 급작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자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여론은 지난 10년간 끊임없이 분열해 왔고,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거대한 사회경제적 합의가 만들어지는 계기 없이는 ‘불만’과 ‘분노’를 특징으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순 수치로 나타난 대통령 지지도를 가지고 대중 여론의 변화를 말하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이고 단기적이다. 이 점을 고려하지 않는 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여론의 반발은 작은 계기 하나만으로 급변할 수 있다.
따라서 저자가 이런 여론 분석에서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대중주의에 입각한 일관된 관점과 긴 호흡의 중요성이다. 여론 분석가는 수치 분석가가 아니라 대중의 입장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일관되게 해석하는 ‘해석가’이다. 언론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한 장의 사진처럼 특정 시점에 정지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이는 길고 긴 역사 속에서 만들어져 온 대중의 생각의 궤적의 일부이며, 어느 한순간도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특정 시점의 여론에 대한 의미 있는 접근을 위해서는 이를 역사적 맥락에서, 그리고 전체 대중 여론의 일부로서 해석해야 한다. 이 책은 무엇보다 노무현 정권의 출발에서부터 한미 FTA, 촛불, 그리고 노무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 년간의 한국 정치의 주요 국면들에서 나타난 대중 여론을 읽어 내면서 대중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지점에 이르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노무현과 이명박은 닮은꼴?
대중 여론에 어두운 정치가들의 위기
노무현 정권과 이명박 정권은 집권 초기 모두 L자형 지지도 변화를 보였다는 데서 공통점을 가진다. 그리고 그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양극화 상황 속에서 ‘민생’을 외치는 대중 여론에 귀기울지 않고 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을 유지했던 두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노무현 정권의 경우 분양 원가 공개 백지화, 보수 언론의 경제위기론에 맞선 경제위기 과장론, ‘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극복’하겠다며 좌측 깜박이를 켠 채 우회전한 행보를 보이면서 양극화와 고용 불안 등으로 괴로워하는 지지층의 민생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민생 없는 개혁’을 실시한 것이 최대 실책이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이명박 정부 역시 양극화 해소, 일자리 창출, 부동산 가격 안정, 사교육비 절감,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한 대중 여론의 요구를 무시한 채 경기 부양과 개방 촉진 등의 거시 경제정책과 관련된 문제에 골몰했으며, 교육 정책이나 세금 정책 등에서도 그 수혜자가 기업이나 부자들, 상류층에만 해당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이명박과 대중 모두 ‘경제’를 외치고 있지만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게다가 이명박의 지지 기반 역시 노무현 정권 못지않게 취약하다는 것 역시 이명박 정부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도덕성 문제로 인해 초기에 지도자로서 충분한 신뢰를 받지 못한데다, 득표율 역시 노무현의 득표율보다 많지 않았다. 즉, 이명박 정권은 전체 유권자의 30%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었으며, 지지층 중에서도 이명박에 대한 고정 지지층의 비율은 낮다. 여기에는 ‘좌파 정부’ 종식을 목표로 이명박을 찍은 층과 박근혜 지지층이라는 이질적 가치를 지닌 층의 지지까지 포함된다.
문제는 경제다! 그러나 어떤 경제?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데 있다. 그것은 바로 양극화 경제. 저자는 현재 한국 사회의 이념 지형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것이 대북관이지만, 실제 대중 여론의 흐름에서 이 문제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일례로 노무현에 대한 보수 진영의 색깔론에 입각한 공격이 큰 호응을 받지 못했던 것이나 2007년 대선에서 민주화 세력이 집착했던 ‘평화 체제’ 이슈 역시 대중의 아무런 호응을 얻지 못했던 것을 들 수 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한국 사회는 남북 중심 체제 대립에서 사회경제적 계층 대립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는 상황 속에서 경제를 중심으로 한 이념 지형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
게다가 구체적으로 경제에 대한 요구에서도 대중은 단순히 ‘성장의 추억’으로 회귀한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주목해 볼 만하다. 현재 한국 사회의 대중은 생각보다 진보적이라는 것이다. 증세를 통한 복지, 부에 대한 세금 중과, 재벌 개혁 등 경제적 사안에서 의외로 진보적인 여론 조사 결과 분석을 근거로 저자는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대중 여론의 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중을 대변하지 않는 대의 정치의 미래는 어디에?
정치권이 살 길은 분노한 대중의 외침에 귀 기울이는 것뿐
저자는 결론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국의 대중들은 분노하고 있다. 대중들은 자신들을 위한 정치는 없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민주화 세력의 지난 10년간은 잘사는 사람이 더 잘살게 된 시대였다. 이명박 정부는 나라가 잘되려면 능력 있는 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력하면 앞선 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도, 뇌물과 연줄 없이 정직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도 지금의 한국 대중에게는 없다.”
그렇다고 저자가 정당정치라는 대안을 놓아 버리는 것은 아니다. 정치에 대한 희망은 대중 여론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대중이 지지할 만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는 데 대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데 있다는 것이 저자가 마지막으로 던지는 메시지이다.
책의 구성
1부는 외환 위기 이후에 나타난 대중 여론의 큰 변화, 그리고 민주화 정치 세력의 몰락 과정, 대세 후보 이명박의 사상 초유의 고공 행진, 그리고 대선 이후에 나타난 촛불 집회와 이명박 정부의 위기,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정국까지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대중 여론의 실체를 시점별로 설명하고 있다. 2부에서는 한국 대중을 움직이는 거대 신념 구조를 5가지 부문―지역주의, 세대와 연령, 이념, 지도자, 공동체―으로 나누어 이해해 본다.
“이 책은 한국 대중의 생각을 읽으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사용한 방법은 여론조사이다. 언론에서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한 장의 사진처럼 특정 시점에 정지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여론은 길고 긴 역사 속에서 만들어져 가는 대중의 생각의 궤적이므로 어느 한순간도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대중의 생각은 그들의 삶의 조건에 상응하여 일정한 패턴을 보이거나,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구조를 갖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조건에서 모습을 드러낸 여론에 대한 의미 있는 접근을 위해서는 이를 전체 대중 여론의 일부로서, 그리고 역사적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이변은 없었다. 2007년 12월 19일에 치러진 제17대 대통령 선거는 대세론을 앞세운 이명박 후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대선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라는 그간의 경험도 지난 대선에서만큼은 적용되지 않았다. 곧이어 치러진 총선에서도 보수 압승 구도가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지난 대선과 총선의 본질적 구도가 집권 세력인 ‘민주화 정치 세력’에 대한 대중의 심판이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 모든 현상의 밑바닥에는 대중들의 ‘오로지 경제’에 대한 집착이 깔려 있었다.
그리고 오직 경제를 외치는 대중들의 아우성과 더 이상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 민주화 세력의 무능 한가운데서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주겠다며 집권한 이명박 정부는 임기 초부터 대중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그것은 민주화 세력의 기나긴 패배의 시작이자 대중의 끊임없는 저항과 분열의 시작이었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미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앞날 역시 낙관적으로 전망하기 힘든 상황임을 보여 주고 있었다.”
“대중은 분노한다. 이미 자신들을 위한 정치는 없다는 것을 알아 버렸다. 노력하면 앞선 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도, 뇌물과 연줄 없이 정직하게 살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도 지금의 한국 대중에게는 없다.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무력감이 바로 한국 대중이 느끼는 분노의 본질이다.
분열과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는 이미 불신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이명박 정부는 나라가 잘되려면 능력 있는 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성장의 과실이 아래로 넘쳐흐르지 않은 지 오래다. 지난 10년은 잘사는 사람만이 더 잘살게 된 시대였다. 대중들은 이미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온기가 위에서 아래로는 전해지지 않음을 경험했다. 거시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대중의 한숨은 늘어만 갔다.
지금의 한국 정치는 자신들의 근원인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다. 정치가 대중을 경멸하고, 대중도 정치를 경멸한다. 정당정치, 대의정치는 그래서 한국에서 붕괴되어 간다. 승자와 강자만이 정치에 접근할 수 있다. 더 이상 대중은 정치에 희망을 두지 않는다. 자신들을 위한 정치는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 이르렀지만 서민과 중산층이 행복한 세상이 올 기미는 도통 없다. 과연 대중을 위한 정치는 없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