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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위한 에필로그

정선태 저 | 케포이북스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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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6041245 / 564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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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시작을 위한 에필로그’는 근대계몽기부터 식민지 시대 말기에 이르는 한국 근대문학을 폭넓게 연구해 온 정선태 교수의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신문과 잡지 그리고 웹진 등에 발표했던 비교적 짤막한 글들 60여 편을 한자리에 모았다. 기존의 신변잡기류의 ‘수필문법’에서 벗어나 학문적 연구 성과를 담아 읽기 쉬운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폭과 깊이를 확보하고 있다.

제1부 번역으로 만난 근대

제1부에는 번역과 근대적 글쓰기의 관련성을 모색해온 저자의 고민이 새겨져 있다. 한국적 근대의 특수성을 ‘번역된 근대’라는 말로 명명하고, 이 개념을 벼리로 하여 '천로역정', '광인일기', '곤지키야샤', '로봇', '햄릿' 등의 번역 약사(略史)와 그 의미를 파헤친다. 아울러 톨스토이 열풍의 한국적 기원, 방정환에 의한 동화 번역의 의의를 비판적으로 언급한 글들도 눈길을 끈다. 여기에 삽화와 함께 실린 18편의 글은 번역이 한국의 근대성 형성에 끼친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돈이 될 성싶으면’ 얼마든지 재가공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문화자본’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우리에게 그 수순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신문?단행본?연극 등 각종 미디어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장한몽> 은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으며 일약 문화상품의 총아로 떠올랐다. 바야흐로 ‘신파의 시대’가 그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신파의 시대’, 극장을 나서며 사람들은 ‘대동강변 부벽루에 산보하는’으로 시작되는 이 연극의 주제곡을 흥얼거렸을 것이다. ‘낭만적인’ 흥에 취해, 돈의 유혹을 숭고한 사랑으로 물리친 이수일과 심순애에 자신의 모습을 투사하면서. 이수일과 심순애의 비련과 물질적 가치에 대항할 수 있는 사랑의 힘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고 얘기되는 이 ‘신파’에 이어 밀려오는 무시무시한 파도의 정체를 알아챘을 리 만무하다.
'식민지 조선을 눈물로 적신 이수일과 심순애의 사랑', 65~66쪽.

제2부 어느 ‘묘지기’의 꿈

제2부에서는 저자의 폭넓은 독서 체험이 갈무리되어 있다. 여기에서 ‘묘지기’란 장 폴 사르트르가 그의 저서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서재를 지키는 학자 또는 비평가에 붙인 ‘별명’이다. 저자는 바흐친, 피에르 쌍소, 들뢰즈, 도스토예프스키, 김수영 등등의 저작을 ‘서평’의 형식을 취하되 ‘서평’을 넘어서는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얘기지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인간은 사회를 떠나 살 수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개인의 삶이나 사고방식이 사회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도 어렵다. 사회는 얼마든지 그 구성원에 의해 재구성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가 수많은 혁명으로 이어져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의 삶이 어떤 성격의 권력에 의해 조작되는지를 자각하고 그 허위와 기만을 ...

저자 소개

  • 저자 : 정선태
지은이 : 정선태
국민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 저서로 <개화기 신문 논설의 서사 수용 양상>, <심연을 탐사하는 고래의 눈>, <근대의 어둠을 응시하는 고양이의 시선>, <한국 근대문학의 수렴과 발산>, <시작을 위한 에필로그> 등이 있으며, 역서로 <은뢰>, <동양적 근대의 창출>, <일본문학의 근대와 반근대>, <가네코 후미코>, <지도의 상상력>, <속국민주주의론> 등이 있다.  

목차

제1부 번역으로 만난 근대
지극히 선하고 아름다운 세계에 이르는 길 :『서양사정』에서『서유견문』으로
현실의 쓴맛 쓴맛을 감춘 당의정의 보고 : 새뮤얼 스마일즈,『자조론』
천국에 이르는 길은 어디에 있는가 : 존 번연,『천로역정』
월남의 망국을 기억하라 : 량치차오·판 보이 차우,『월남망국사』
한국인들은 왜 톨스토이에 열광하는가 : 톨스토이 열풍의 기원
구국의 영웅을 기다리며 :『비스마르크전』
소년이여, 파도를 타고 문명의 세계로! : 대니얼 디포,『로빈슨 크루소』
뿌리내릴 토양을 잃어버린 정치사사의 굴절 : 루소,『사회계약론』
식민지 조선을 눈물로 적신 이수일과 심순애의 사랑 : 오자키 고요,『곤지키야샤』
문학청년들을 휘감은 병적 감수성 : 베를렌느의 시
인간해방의 신호탄을 쏘다 : 헨릭 입센,『인형의 집』
로봇에 실려온 계급투쟁 : 카렐 차페크,『로봇(RUR)』
마르크스라는 이름의 유령, 식민지 조선을 배회하다 : 마르크스가 쿠겔만에게 보낸 편지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로다” : 셰익스피어,『햄릿』
공주들과 왕자들의 시대 : 방정환의 동화 번역
식인의 세계에서 찾은 희망의 길 : 루쉰『광인일기』
모더니스트 박태원이 중국 고전을 번역한 까닭은? : 시내암의『수호지』
전쟁의 폭풍 속에 들리는 히틀러의 음성 : 아돌프 히틀러,『나의 투쟁』

제2부 어느 묘지기의 꿈
라블레, 카니발의 언어 또는 전복과 생성의 수사학
시간과 속도, 그 너머의 삶
매미의 꿈 또는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기 위한 여정
고대도시의 삶, 인간 정신의 전개에 관한 보고서
들뢰즈의 꿈 혹은 비표상적 사유를 향한 모험
생명의 춤, 여러 겹의 삶을 살기 위하여
그 아득한 여백을 다시 채울 수 있을까
공간의 배치와 욕망의 배치
사랑과 삶 그리고 혁명
육체, 생명의 샘 또는 예술의 원천
페테르부르그의 잔인한 천재
전복적 상상력 또는 축제의 꿈
한국사의 모험

제3부 책의 비판, 책의 상상
죽음과 맞선 고독의 기록, 그 판독의 이면 :『길가메시서사시』를 만나기까지
니시다 기타로, 반근대적 주체구성의 빛과 그림자
누구를, 무엇을 위한 번역인가
좋았던 시절의 비극
만들어진 근대, 근대의 기원을 탐사하는 또 하나의 시각
국어의 길, 국어의 딜레마
나쓰메 소세키, 근대 일본의 콤플렉스와 대결하다
모던 보이의 눈에 비친 식민지 조선의 도시 경성
번역과 현실 사이
일본 지식인들의 근대 일본 비판
일제 말기의 일본어 소설, 한국 근대문학의 상처인가?
천황이라는 텅 빈 중심 또는 표상의 정치학
근대라는 아포리아를 돌파할 단서는 무엇인가
인문학의 길 또는 위기 탈출의 징후들
박노자, 역사와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

제4부 세상의 풍경
애국심이라는 이름의 상표
성공신화의 빛, 어머니의 기억
축제의 배설물
어머니의 메마른 젖가슴
숨을 멈춘 천사의 나팔
부대찌개의 기억
정신적 난장이들의 세상
애연가를 위한 변명
일본어라는 이름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
사람의 무늬를 품는 문화
바람난 엄마들을 위하여
글로벌 시대, 꿈을 상실한 세대
아주 오래된 시위의 기억 : 1898년 만민공동회와 2008년 촛불문화제
두만강의 봄, 국경의 상상
책에 미친 사내의 이상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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