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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1

시리즈 :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 [2]

차이나 미에빌 저 | 이동현 역 | 아고라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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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055246 / 496쪽 147 x 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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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아서 C. 클라크 상·영국환상문학상 수상작
휴고 상·네뷸러 상·세계환상문학상 후보작


당신의 도시는 잠들지 못한다!
과학과 마법, 예술과 범죄로 빚어진 도시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판타지


하늘을 찌를 듯 점점 높아지는 초고층 빌딩들과 그 건물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밀려나는 슬럼가로 인해 매일 지형이 바뀌는 곳, 과학과 마법이 고도로 발달되어 있으며, 온갖 종족이 공존하지만 결코 함께 어울려 살지는 않는 도시, 뉴크로부존.
가상의 공간이지만 현실 세계와 꼭 닮은 도시국가 뉴크로부존을 배경으로 하는 이 책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은 ‘어번(urban) 판타지’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어번 판타지란 현대의 도시를 공간적 배경으로 삼는 판타지를 뜻하며, 중세와 마법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판타지들에서 주로 드러나는 ‘동화(童話)성’ 대신 실제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여 그 현실을 뛰어넘는 더 큰 ‘환상성’을 보여준다.
작가 차이나 미에빌은 J. R. R. 톨킨류의 작품들에 점령되어 있다시피 한 판타지 월드에서 뉴위워드의 기수로서 ‘새로운’ 판타지를 선보이고 있는 젊은 작가다. 그는 두 번째 장편인 이 책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으로 영국환상문학상과 아서 C. 클라크 상을 수상하고, 휴고 상과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평단과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후 미에빌은 뉴크로부존을 배경으로 하는 『상처The Scar』와 『강철의회Iron Council』를 연이어 발표했고, 이 작품들 또한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과 함께 차이나 미에빌의 ‘어번 판타지 3부작’으로 불리며 호평을 받았다(『상처』와 『강철의회』는 이후 도서출판 아고라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영미권에서의 높은 인기에 비해 이제야 우리나라에 그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것이 늦은 감은 있지만,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은 뒤늦게나마 차이나 미에빌의 기발하고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소개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또한 미에빌은 국제관계학 박사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당원이며, 사회주의 연맹 후보로 하원의원에 출마하기도 했는데 그의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은 이 작품에도 여실히 살아있다. 호화 주택가와 피억압자들의 게토가 뒤섞여 있고, 인간 노동자와 비인간 노동자의 차별과 갈등이 존재하며, 겉으로 드러나는 안온함을 유지하기 위해 일상적인 감시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첨단 도시 뉴크로부존의 모습은 자본주의 세계의 디스토피아이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디스토피아에서 던져지는 인간에 대한 물음
뉴크로부존에는 인간뿐 아니라 벌레 머리를 가진 케프리, 조인(鳥人)족 가루다, 피부에 가시가 박혀 있는 선인장 인간 캑터케이, 박쥐의 날개와 원숭이보다 약간 지능이 높은 머리를 가진 위어먼, 물로 사물을 빚는 보디야노이 등 여러 종족이 존재한다. 신체를 개조한 리메이드, 죄를 짓고 죽은 후 영혼이 되어 다른 생명체의 몸에 기생하는 핸들링어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도시의 비주류 과학자 아이작은 어느 날, 날개를 잃은 가루다로부터 다시 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그리고 연구를 위해 하늘을 나는 갖가지 짐승들을 모으던 중 정체불명의 애벌레를 얻게 된다. 환각성 마약을 먹고 자라 나방이 된 애벌레는 결국 우리를 탈출해 사냥을 시작한다. 동물의 고깃덩어리 대신 그들의 꿈과 욕망을 먹고 사는 괴물이 된 나방으로 인해 뉴크로부존의 하늘은 악몽으로 뒤덮이고, 시 정부는 병력과 기술을 모두 동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악마와 다차원의 존재인 직조자와도 손을 잡지만 나방들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가지의 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축은 아이작과 그의 친구인 반정부 언론인, 날기 위해 아이작과 행동을 함께하는 야가렉 일행이 나방을 잡아 도시를 구하기 위한 고군분투다. 여기에서 선과 악은 명료하게 구분되지 않고, 판타지에서 흔히 등장하는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군사적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그리고 다음에는 범죄 집단의 돈주머니를 부풀리기 위해 육성됐던 나방조차 희생자일 뿐이다. 그리고 또 한 축은 형벌을 받아 정체성을 잃게 된 가루다가 서서히 인간으로, 도시의 일원으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오직 하늘을 날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도시에 왔던 가루다, 야가렉은 도시의 욕망이 낳은 치열한 싸움을 거치면서 점점 도시의 어둠에 물들어간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도시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퍼디도 스트리트 정거장에서 다섯 개의 기차 노선이 만나듯 공상과학소설과 판타지, 로맨스와 계급문학의 요소가 얽혀 있고, 생동감 넘치고 개성적인 등장인물들, 기괴한 상상력으로 빚어진 독특한 이미지가 이를 구현해내고 있는 이 소설은 종국에 ‘세계와 나의 정체성’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저자 소개

  • 저자 : 차이나 미에빌
저자 : 차이나 미에빌 (China Mieville)
영국 출신 판타지 소설 작가. 독창성과 지성을 겸비한 현세대 최고의 과학 판타지 작가로 불린다. 장르의 경계를 해체하며 스스로의 장르를 만들어가는, 현대 영국 문학에서 가장 눈에 띄는 도전을 벌이고 있다. 1972년 노리치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사회 인류학을 공부하였으며, 2001년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국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 첫 장편 《쥐의 왕》을 시작으로 주목받은 이래, 《페르디도 거리의 기차역》을 출발점으로 하는
<바스라그 연대기>
와 《이중도시》, 《엠바시타운》으로 영미권의 SF상과 판타지 상을 다수 수상했다.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당신이 원하는 것은 동화”라며 J. R. R. 톨킨류의 판타지로부터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 하는 그는 뉴위어드(New Weird) 작가 집단의 일원으로 문학적 도전을 이어왔으며, 과학기술과 마법의 공존, 이종족과 특이 생명체가 등장하는 작품들을 통해 현실에 지친 독자들을 가볍게 위로하는 판타지 대신, 현실보다 더욱 현실적인 판타지를 보여준다.



차이나 미에빌의 작품은 RPG 게임인 던전앤드래곤스를 즐긴 경험, 유럽 호러 만화의 영향, 초현실적인 작풍 등이 고루 섞여 있으며, 도시를 무대로 한 독특한 판타지 설정이 도드라진다. 그는 대중문학과 일반적인 문학성과 전형을 벗어난 판타지 설정을 능숙하게 섞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8년 우리나라 촛불시위 당시 노엄 촘스키 등 세계 저명인사 50명과 함께 촛불 지지선언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실생활에서 사회참여 역시 활발히 벌이고 있다.  


역자 : 이동현
SF/판타지/호러 번역가. 대학에서 행정학과 영문학을 공부했고, 웹진 〈거울〉의 번역 필자로 활동하면서 루 시어스 셰퍼드, 댄 시몬즈, 클라이브 바커 등의 중단편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 팀 파워스의 《아누비스의 문》이 있고, SF/판타지 총서 〈웅진팬덤스토리〉 1기를 기획하기도 했다.  

역자 소개

  • 역자 : 이동현
부산대학교에서 행정학과 영문학을 공부했다. 웹진 《거울》의 번역 필자로 활동했으며, 지금은 부산대학교 교직원으로 일하면서 번역가 겸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누비스의 문』(전2권)이 있다.

책 속에서

도시 자체는 어떻습니까? 두 강이 바다가 되려고 다투는 곳, 산들이 고원으로 변하는 곳, 엉겨붙은 덤불이 남쪽으로 뻗어―양질 변화의 법칙이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갑자기 광대한 숲으로 자라는 곳에 자리잡았지요. 뉴크로부존의 건물들은 공장에서 주거지로, 호화주택에서 슬럼으로, 지하에서 공중으로, 현대적인 것에서 옛것으로, 다채로운 것에서 칙칙한 단색으로, 비옥한 땅에서 불로지로……. 요점을 이해하셨으리라 믿습니다. 더 이상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린 씨, 세상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야말로 세계의 근본을 이루는 동력이라고 믿습니다. 그건 바로 전이(轉移)입니다. 어떤 것이 다른 것으로 변하는 지점이지요. 이것은 당신을, 이 도시를, 이 세계를 지금 이 상태로 존재하게 하는 원리입니다.
―1권, 65쪽

“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꼴이 된 거죠?” 그녀가 물었다.
남자는 다시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야 대답했다.
“도둑질을 했습죠.” 그가 빠르게 말했다. “크넘에서 어떤 노파로부터 가루다 그림을 한 점 훔치려다가 잡혔어요. 꽤 비싼 그림이었죠. 치안판사는 저더러 가루다 그림이 그렇게 좋으면 너도……” 그는 잠시 숨을 죽였다가 말을 이었다. “가루다가 되라고 하더군요.”
아이작은 무지막지하게 삽입된 얼굴의 깃털을 보고, 분명 그것들이 피하조직까지 연결되어 있을 것이므로 고통스러운 나머지 뽑을 엄두는 결코 내지 못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는 깃털이 하나하나 고통스럽게 삽입되는 과정을 상상해보았다. 리메이드가 더칸 쪽으로 약간 몸을 돌리자, 말똥가리나 대머리독수리 같은 것으로부터 뜯어내어 인간의 근육과 접합시킨 날개가 달려 있는 등의 흉측한 굳은살덩어리가 아이작의 눈에 들어왔다.
―1권, 133쪽

첫 번째 난민선이 도착한 뒤 마지막 난민선이 도착하기까지의 간극은 25년이었다. 그 사이, 모터 없는 느린 배를 타고 탈출했던 난민들이 육지에 닿기 전에 모두 죽은 일도 있었다. 배에 남은 것은 항해 중에 배에서 태어난 케프리들뿐이었다. 그 딸들은 죽어가는 씨족 어머니가 그들에게 당부했던 “서쪽으로 가라, 절대로 키를 돌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 말고는, 자신들이 무엇을 피해 달아나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중략)
난민들은 어떤 곳에서는 무참히 학살되었다. 그리고 뉴크로부존을 포함한 어떤 곳에서는 결코 환대를 받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폭력 사태 없이 정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정착한 곳에서 그들은 노동자와 납세자와 범죄자가 되었으며, 인구가 불어나자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은근히 밀려나 게토에서 살게 되었다.
―1권, 299~300쪽

제복 입은 군인들이 갑자기 골목 곳곳에서 튀어나와 팻말 쪽으로 모여들었다. 갈고리팔을 앞으로 내밀고 메아리로 진로를 감지하면서 눈 없는 뭉툭한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는 기괴한 이족보행 생물, 슌을 탄 장교들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러댔다.
여기저기서 고통스러운 단말마가 터졌다.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모퉁이를 돌다가, 매노워의 촉수에 닿아 신경독이 옷을 뚫고 피부까지 스며들자 비명을 질렀다. 고통에 온몸을 떨면서 힘겹게 숨을 몰아쉬던 그들은 결국 전신이 마비되었다.
―1권, 4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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