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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비노의 비너스 유목민을 위한 티치아노

윤혜준 저 | 나남 | 200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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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0005852 / 334쪽 223 x 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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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비너스를 두고 벌어지는 티치아노와 아레티노의 삼각관계! 눈으로 사랑하는 티치아노, 철인 몸으로 사랑하는 아레티노, 우정 그들의 꼭짓점인 비너스, 상희 인생의 가을 문턱으로 들어서는 대학 동창들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이메일을 통해 다시 시작된다. 현직 영문과 교수가 쓴 한국 최초의 서간체 소설 문서위조! 알 만한 사람이, 배울 만큼 배운 자가, 게다가 학생을 가르치며 먹고 사는 자가, 그것도 명문 사립대 교수가, 뭐 하는 짓거리야, 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 이게 누구 얘기야? 당신 얘기? 아니면 주위 사람? 도대체 뭐하자는 거야, 이거? ―머리말 중 이 장편소설은 현직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가 야수성이 설쳐대는 이 시대에 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으로 썼다. 이 소설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우리가 매일 쓰는 이메일을 형식을 빌려 쓴 서간체 형식이어서 읽다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철인, 우정, 상희의 얼굴 위로 스쳐 지나간다. 아니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작가가 서양 미술사에 대해서도 논문을 쓸 수 있을 만큼 박학한 지식을 가지고 써서 이 소설은 일종의 미술사 연구서이기도 하다. 하여간, 동서고금을 탁탁 털어도, 이렇게 섹시한 눈빛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거야. 대개 누드화들이란 게, 화가의 눈앞에, 그러니까 관람자의 시선에 벗은 몸을 다 내주긴 해도, 시선은 돌려서 다른 데를 쳐다보는 게 이 판의 불문율인데, 유독 이 여자만은 그윽하면서도 도발적으로, 뭔가 말할 듯, 뭔가 비밀을 아는 듯, 관람자와 시선을 맞추고 있거든. 마치 상대방의 영혼을 빤히 꿰뚫어보는 듯.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비밀은 철저히 가리고 있는 듯. 〈우르비노의 비너스〉본문 중 티치아노가〈우르비노의 비너스〉를 그렸던 16세기 르네상스와 50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사회는 닮아 있다. 사회적 문화적으로 에로티즘이 새롭게 등장하던 시기에 조건 없는 욕망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욕망도 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돈이 되지 않는 학문을 연구하느라고 유럽을 돌아다니는 철인을 인터넷 사업으로 돈도 벌고 권력도 탐하는 우정과 대립시키면서 이 시대에서 누가 웃음거리가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웃음은 씁쓸하다. 철인과 우정은 우리 안의 이중성을 까발리는 듯해 어느 쪽이든 불편하다. 작가는 우리 시대 모든 이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 아니 동병상련이 이 책을 쓴 힘이라고 머리말에서 말한다. 야수성이 설쳐대는 이 시대에, 마냥 침묵할 수만은 없었다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감추어진 욕망이 은밀한 이메일을 통해 적나라하게 ‘나’는 대학교수로서,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던 대학동기이자 강사인 이철인 박사의 소식을 한 학생을 통해 접하게 된다. 계기는 학생이 유학추천서를 부탁하며 가져온 자료를 통해서였다. 그런데 이 자료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다. 다름 아닌 이철인 박사와 그 아내 나상희, 그리고 친구인 김우정이 약 10개월간 주고받은 이메일이었던 것이다. 그 이메일들에는 이철인 박사와 나상희의 교수임용 문제와 돈 문제를 둘러싼 갈등, 그리고 김우정과 나상희의 불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메일도 섞여 있는데, 이들 또한 세 사람과 알게 모르게 복잡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로서, 이들로 인해 세 사람의 관계는 더욱 미궁으로 빠져든다. 과연 그 학생은 어떻게 이 이메일들을 입수한 것인가? 그 학생은 이들과 어떤 관계에 있단 말인가? 소설 중간중간 암시되던, 인물들을 둘러싼 숨겨진 사실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하나씩 베일을 벗게 되고, 그와 함께 세 사람의 관계 또한 파국을 향해 간다. 비너스를 두고 벌어지는 티치아노와 아레티노의 삼각관계! 16세기 베네치아를 대표하던 화가 티치아노와 그의 친구인 아레티노는 비너스 그림 중 가장 세속적이라는 ‘우르비노의 비너스’의 실제 모델을 두고 미묘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한다. 왠지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우르비노의 비너스’ 눈을 보면 자극적이지만 슬프다. 이 세 사람의 관계처럼. 서양미술사를 전공하고 좀처럼 시간강사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유럽으로 연구하러 간 철인, 대학시절 어둡고 불만 가득했지만 지금은 성공한 사업가이자 정치도 욕심내는 우정, 자존심 강하고 계산적인 경제학자 상희. 그들이 주고받은 메일에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욕망을 감추지 않고 적나라하게 쓴 글들이 서로를 할퀴고 있었다. 그 세 사람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관계 맺음으로 그들은 얽히고설켜 있었다.

저자 소개

  • 저자 : 윤혜준
윤혜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서울대학교 대학원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6년까지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바로크와 나의 탄생》등을 쓰고 《올리버 트위스트》등 다수의 영미문학책을 번역했다.






책 속에서

아무튼 영어를 잘은 못해도 내가 하는 언어니깐 런던에서만 해도 괜찮았는데, 파리에서는 언어의 벽에 딱 부딪히는, 아니 그 안에 꽉 갇혀 있다는 느낌이야. 사람들이 바로 내 앞이나 옆에서 지들끼리 뭐라고 지네 말로 떠드는데, 바로 내 앞에서 내 흉을 봐도 모르는 거 아냐. 그러니, 내가 사람이 아니라 무슨 가구랄까, 물건이랄까, 뭐 그런 셈이잖아. 말하자면, 미술관에 그림 보러 왔지만 오히려 내가 관람의 대상이 되는 거나 마찬가지야, 걔네들이 내 모습을 보면서, "야, 이 새끼, 웃기게 생겼는데, 중국 놈이야 일본 놈이야?" 뭐 이러고 있는지도 모를 노릇이고.
내가 자처한 이놈의 '망명' 체험이 결국엔 '그림' 체험, 아니, '가구' 체험이 돼버리는 듯하니, 거참, 씁쓸하긴 해. 그래도, 하여간 파리는 너무나 매력적이야. 잘 지내라. 티치아노.
-p.100

요즘 티치아노와 아레티노, 그리고 <우르비노의 비너스>의 누드모델사이의 삼각관계를 내용으로 한 영화 대본이나 쓸까 하는 생각을 하는 중이야. 취직 안 되면 이쪽으로 나갈까? 한국 영화가 뜬다니, 나도 거기 좀 붙어서, 같이 떠 봐? 하여간, 티치아노랑 아레티노 관계가 참 수수께끼 같기는 해. 둘 다 분명히 <우르비노의 비너스> 모델이랑 특별한 관계였을 가능성도 크걸랑. 말하자면, 이런 거지.
난봉꾼 아레티노가 이미 수차례 건드린 여자 중에서 티치아노가 유달리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 비록 티치아노는 원래 여자를 직접 건드리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뭔가 삼각관계가 성립한다. 물론, 이 둘이 서로 동업자 비슷한 관계였으니까 표면적인 갈등은 없었겠지. 아레티노가 글재주를 발휘해서 티치아노 그림을 띄워주는 '기획사' 역을 맡고, 대신 아레티노는 티치아노네 집에서 노상 퍼먹고 빈둥거리면서, 또 잘난 체도 하고, 이랬거든.
-p.192~193

목차

머리말

연구실
런던
파리
마드리드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동두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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