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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명상 - 개정판

곽노순외 저 | 한문화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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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6990743 / 221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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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때로는 머릿결을 스치고 지나는 청신한 한 줄기 바람에서, 때로는 안부를 염려하는 친구의 다정한 목소리에서, 때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스한 밥 한 그릇에서…… 문득 문득 경험하게 되는 생의 충일한 순간들. 마치 통합적인 전체가 우리의 작은 육신에 깃드는 듯한 넉넉하면서도 꽉 찬 순간들. ‘어쩌면 그것이 명상이 아니었을까?’ 일상은 명상이 되기 위해 명상은 일상이 되기 위해 그 둘의 행복한 통합을 주선하기 위해, 그것이 이 책이 나온 까닭이다. | 은 이런 책입니다 | 1. 일상... 때로는 머릿결을 스치고 지나는 청신한 한 줄기 바람에서, 때로는 안부를 염려하는 친구의 다정한 목소리에서, 때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스한 밥 한 그릇에서…… 문득 문득 경험하게 되는 생의 충일한 순간들. 마치 통합적인 전체가 우리의 작은 육신에 깃드는 듯한 넉넉하면서도 꽉 찬 순간들. ‘어쩌면 그것이 명상이 아니었을까?’ 일상은 명상이 되기 위해 명상은 일상이 되기 위해 그 둘의 행복한 통합을 주선하기 위해, 그것이 이 책이 나온 까닭이다. | 은 이런 책입니다 | 1. 일상을 명상으로 끌어올리기 명상이란 무엇일까? 흔히 사람들은 명상이라는 단어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면벽중인 스님의 모습이나 새벽빛에 기대어 눈을 지그시 감고 묵상중인 수도자의 얼굴을 떠올린다. 명상을 비일상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비일상적인 체험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삶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디서 명상을 한단 말인가. 먹고 사느라 벌어지는 여러 갈등과 시비의 틈바구니야 말로 훌륭한 명상의 도장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필요한 것은 일상의 신성함을 회복하는 일이다. 때 묻지 않은 눈으로 우리의 일상적인 체험들 - 산책, 교류, 소리, 향, 차, 침묵, 산행, 습관, 잠 -을 관찰하고, 그 생생한 감동을 재발견해내는 일이다. 일종의 ‘시각 회복.’ 거기서부터 명상은 시작된다. 이 책은 우리에게 너무나 지겹고 지루해져버린 일상의 행위들을 명상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일상의 신비를 회복해보라고 제안한다. 2. 명상을 일상으로 끌어내리기 우스개 소리 가운데 명상하는 것도 쉽고 깨닫는 것조차도 쉬운데, 먹고 사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 문제는 산에서 명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간에서 명상하는 그 마음자리를 지키며 사는 일이다. 명상은 현실 도피가 아니라 적극적인 현실 인식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명상이 일상이 되어야 하는 까닭이다. 삶과 만나지 못한 명상은 거짓이며, 반대로 명상은 삶과 만남으로써만이 그 진정성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이 가진 신성함을 회복시켜 명상이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하도록 이끌며, 궁극적으로는 일상과 명상이 경계 없이 하나인 ‘통합의 자리’로 안내한다. 산책, 교류, 숲, 소리, 향, 기도, 산행, 말, 차, 침묵, 바다, 습관 벗기, 숨 등 책에 있는 16가지 ‘틀 지워진’ 명상법을 하나하나 따라하고 익히다 보면, 어느 순간 틀 없는 명상의 자리에 이르게 될 것이다. 3. 구체적이고 일상 지향적인 명상 안내서 개신교와 원불교, 카톨릭 등 다양한 종교의 수행자들과 시인과 소설가 등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가가 한자리에서 진솔하게 털어놓는 명상 이야기를 듣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귀하고 흐뭇한 광경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명상에 대한 지나친 엄숙주의를 누그러뜨리고도 남음이 있다. 어디 다른 곳에 갈 필요가 없으며, 해본 적 없는 행위를 익히느라 고심할 필요가 전혀 없다. 그냥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우리가 늘 하던 행위들을 더욱 정성을 기울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다. 그 차근차근한 길 안내는 어디에 마음을 집중해야 좋을지 몰라 허둥대는 초심자의 마음까지 알뜰하게 배려하고 있다. 또 편안한 사진과 편집으로 명상으로 향하는 그 걸음을 더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고 있다. | 책 속으로 | 내가 다니는 이 큰길엔 한 그루의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다. 보면 볼수록 의젓하고 품위가 있다. 만약 이 느티나무가 여기 없었다면 이 들판이 얼마나 쓸쓸하고 적막할까를 생각한다. 아주 맞춤한 곳에 맞춘 듯 서 있는 것이다. 봄에 연초록 잎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이 느티나무 아래에서 나는 맘이 설렌다. (김용택 - 산책 명상 가운데, 24쪽) “나는 벵갈어를 모르고, 저들은 영어를 몰라. 내가 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야. 손으로 만지는 것 말이야.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상대를 쓰다듬으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어?” 캘커타의 공식 언어는 영어였지만, 진짜 언어는 영어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몸이었습니다. 손으로, 눈빛으로, 그리고 서로 감싸 안은 어깨와 가슴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습니다. (조병준 - 교류 명상, 40쪽) 오랜 숲에 항상 일정한 그루의 나무가 살아남듯이 세상에는 무엇이든 항상 일정한 몫만큼만 주어진다. 내게 주어진 몫이 진짜 나만의 것인지 물어볼 일이다. 사라진 나무로써 살아남은 나무가 드러난다. 지금의 내가 가진 것이 나만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차윤정 - 나무 명상 가운데, 57쪽) 보통사람들은 소리를 머리로 듣는다.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게 입력되어 있는 관념으로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음악입네 하고 베토벤이며 재즈를 듣지만 어느새 우리의 머리에는 베토벤의 양식, 재즈의 양식이 들어앉아 버린다. 그렇게 익숙해진 분위기에 젖어 소리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는 자신의 안목이 가려지고 만다. (임동창 - 소리 명상 가운데, 72쪽) 우리가 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연기가 아니라 타고 있는 향의 불씨 바로 아래쪽이다. 향을 감상할 때도 향을 곧바로 코 끝으로 가져가지 않고 코 끝보다 조금 위쪽에서 향기를 맡도록 한다. (박희준 - 향 명상 가운데, 84쪽) 종종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하고, 그런 질문 앞에 서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도 기도하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 많은 영적 지도자들의 대답이다. (……) 다만 중요한 것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좋은 기도의 방법은 말할 수 없지만 좋은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 앞에서 솔직해지는 것이다. 깊은 만남은 먼저 대상에 대한 정직함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정되고 초월되어야 할 자기, 용서받고 위로받아야 할 자기, 사랑받고 격려받아야 할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하느님 앞에 열고 기다리는 자리, 기도가 시작되는 자리는 그 곳이 아닐까. (김홍일 - 기도 명상 가운데, 101쪽) 그 시간 이후로 그와의 묘한 산행이 시작되었다. 그가 어디서 잤는지 어디서 물을 떠먹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길 곳곳에서 우리는 서로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는 달팽이 걸음으로 가고 그는 나보다 빠르긴 하지만 곳곳에서 오래도록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먼 발치서 바라본 그의 모습은 모든 것을 비운 나무 같았다. 그가 만약 누군가와 같이 왔다면 자연과 하나가 되어 교감하는 어떤 내밀함을 포기하는 것이 되었을 것이다. (우종영 - 산행 명상 가운데, 110쪽) 소설가가 된 후에 입교를 하게 되었기 때문인지, 종교에 너무 깊이 빠지면 소설을 못 쓴다고 걱정해 주는 이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나는 생명력 있는 말엔 힘이 있다는 걸 믿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과 종교는 상방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잘 통하는 사이라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느껴왔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했다.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에게 위안과 꿈과 힘이 되었던 것처럼, 내가 만든 이야기도 독자들과 만나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박완서 - 말 명상 가운데, 125쪽) 남편과의 냉전 때 한 잔의 차는 화해의 감로수가 된다. 아이들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할 때도 찻자리를 만든다. 찻자리에서는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은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모으고 표정도 단아하고 정숙해진다. 육체의 중심인 허리가 바르면 기본적인 건강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공손한 자세로 두 손을 모아 잡는 것은 공동체 생활에 질서를 부여하며, 도덕적 윤리의 기틀이 되는 규범 역할을 한다. 찻자리는 군더더기 말이 필

저자 소개

  • 저자 : 곽노순외
곽노순 목사. 석가, 노자, 장자, 천무경, 강증산 등을 종횡무진하며 예수를 ‘소화해’ 내는 괴짜 목사다. 문익환 목사 등과 한국 신구교 공동번역성서 작업을 했으며 목원대학에서 가르쳤고 지금은 후기기독교신학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등이 있다.

구본형 경영컨설턴트. 변화경영전문가. IBM에서 경영혁신팀장으로 변화와 개혁의 실무를 총괄했으며 현재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www.bhgoo.com)' 소장으로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있다. 지은 책으로 등이 있다.
김용택 시인. 지은 책으로는 시집 등이 있으며, 섬진강가 진메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쓴 산문집 가 있다. 현재 전북 임실에 있는 마암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김홍일 신부.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성공회대학교 사목신학연수원을 졸업했다. 대한성공회 노원 상계동 나눔의 집 주임사제로 재직했고, 현재는 인도에서 선교를 하며 영성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박선태 원불교 교무. 익산 원불교 총부의 장산 법사를 모시며 교무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일기 기재를 통한 ‘마음 대조 공부’를 일반인들에게 전하고 있다.
박완서 소설가.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출생. 1970년 불혹의 나이로 장편소설 공모에 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해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대표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박희준 향 연구가. ‘향기를 찾는 사람들’ 대표. 우리 전통 차와 향을 연구하며 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고 있다. 지리산에서 전통차를 만드는 한편 울릉도 향나무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시집으로 , 수필집으로 이 있다.
우종영 나무 연구가. 서울 정릉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느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무 돌보는 일을 소명처럼 여기고 살고 있으며, 각종 시민단체에서 나무 선생님 노릇을 하고 있다. 등의 책을 썼으며 1995년부터 해마다 중앙아시아로 식물탐사를 다니며 식물도감을 준비하고 있다.
이생진 시인. 끊임없이 섬을 여행하며 시를 쓰고 있다. ‘우이동 시인들’ 동인회를 만들어 진달래꽃이 피는 봄에는 ‘북한산 시화제詩畵祭’를,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북한산 단풍시제’를 주관하면서 환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시집으로는 등이 있다.
이연자 차요리 연구가. 온 가족이 함께 차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사)차생활문화원 교육부장으로 있다. 서울 옹기박물관에서 전통 차례 교육을 담당하는 한편 신문, 잡지 등에 차에 관한 글을 쓰고 있다.
이현주 목사이자 동화작가이며 번역가이기도 하다. 대학과 교회 등지에서 강연을 하고 있으며, 동 ․ 서양의 정신을 아우르는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등이 있다.
임동창 피아니스트. 국악과 양악을 넘나들며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치는 작곡가 겸 피아노 연주자다. 오페라단의 상임반주자, 연극, 음악, 사물놀이, 전래동요, 행위예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는 스스로를 ‘평범한 쟁이’라 일컬으며 경기도 안성에서 ‘쟁이골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조병준 문화평론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시인, 번역가, 문화평론가로 활동하는 틈틈이 인도와 유럽 등지를 여행했고, 그 속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만남들을 ,길에서 만나다> 등의 책으로 펴냈다. 인도 캘커타에 있는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의 자원봉사자 생활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요즘도 그곳으로 떠날 기회를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최남률 단학연구원장. 국제평화대학원대학교 교수이자 부설기관인 단학연구원의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오랫동안 단월드에서 수행했으며 전래되어 오는 전통 수행법을 현대인에 맞게 개선하고 과학화하는 일을 해왔다. 단학 도인체조, 단학 활동, 단전호흡 등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성현 번역가. 충북 제천의 깊은 산 속에서 번역과 글쓰기 그리고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공역) 등이 있다.
차윤정 숲 연구가.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산림생태학을 전공했다. 유네스코 장백산생태계조사단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주)서안 부설 환경설계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내가 다니는 이 큰길엔 한 그루의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다. 보면 볼수록 의젓하고 품위가 있다. 만약 이 느티나무가 여기 없었다면 이 들판이 얼마나 쓸쓸하고 적막할까를 생각한다. 아주 맞춤한 곳에 맞춘 듯 서 있는 것이다. 봄에 연초록 잎이 피어나기 시작하면 이 느티나무 아래에서 나는 맘이 설렌다. --- p.24

“나는 벵갈어를 모르고, 저들은 영어를 몰라. 내가 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뿐이야. 손으로 만지는 것 마링야. 고무장갑을 낀 손으로 상대를 쓰다듬으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어?”
캘커타의 공식 언어는 영어였지만, 진짜 언어는 영어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몸이었습니다. 손으로, 눈빛으로, 그리고 서로 감싸 안은 어깨와 가슴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습니다. --- p.40

오랜 숲에 항상 일정한 그루의 나무가 살아남듯이 세상에는 무엇이든 항상 일정한 몫만큼만 주어진다. 내게 주어진 몫이 진짜 나만의 것인지 물어볼 일이다. 사라진 나무로써 살아남은 나무가 드러난다. 지금의 내가 가진 것이 나만의 것이 아닐 지도 모른다. --- p.57

보통사람들은 소리를 머리로 듣는다. 자기도 모르게 자신에게 입력되어 있는 관념으로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음악입네 하고 베토벤이며 재즈를 듣지만 어느새 우리의 머리에는 베토벤의 양식, 재즈의 양식이 들어앉아 버린다. 그렇게 익숙해진 분위기에 젖어 소리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는 자신의 안목이 가려지고 만다. --- p.72

우리가 향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연기가 아니라 타고 있는 향의 불씨 바로 아래쪽이다. 향을 감상할 때도 향을 곧바로 코 끝으로 가져가지 않고 코 끝보다 조금 위쪽에서 향기를 맡도록 한다. --- p.84

종종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하고, 그런 질문 앞에 서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도 기도하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다는 것이 많은 영적 지도자들의 대답이다. (……) 다만 중요한 것은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좋은 기도의 방법은 말할 수 없지만 좋은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 앞에서 솔직해지는 것이다. 깊은 만남은 먼저 대상에 대한 정직함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부정되고 초월되어야 할 자기, 용서받고 위로받아야 할 자기, 사랑받고 격려받아야 할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하느님 앞에 열고 기다리는 자리, 기도가 시작되는 자리는 그 곳이 아닐까. --- p.101

그 시간 이후로 그와의 묘한 산행이 시작되었다. 그가 어디서 잤는지 어디서 물을 떠먹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길 곳곳에서 우리는 서로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나는 달팽이 걸음으로 가고 그는 나보다 빠르긴 하지만 곳곳에서 오래도록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먼 발치서 바라본 그의 모습은 모든 것을 비운 나무 같았다. 그가 만약 누군가와 같이 왔다면 자연과 하나가 되어 교감하는 어떤 내밀함을 포기하는 것이 되었을 것이다. --- p.110

소설가가 된 후에 입교를 하게 되었기 때문인지, 종교에 너무 깊이 빠지면 소설을 못 쓴다고 걱정해 주는 이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나는 생명력 있는 말엔 힘이 있다는 걸 믿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과 종교는 상방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잘 통하는 사이라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느껴왔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했다.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에게 위안과 꿈과 힘이 되었던 것처럼, 내가 만든 이야기도 독자들과 만나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 p.125

남편과의 냉전 때 한 잔의 차는 화해의 감로수가 된다. 아이들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할 때도 찻자리를 만든다. 찻자리에서는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은 반듯하게 허리를 펴고 두 손으로 공손하게 모으고 표정도 단아하고 정숙해진다. 육체의 중심인 허리가 바르면 기본적인 건강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공손한 자세로 두 손을 모아 잡는 것은 공동체 생활에 질서를 부여하며, 도덕적 윤리의 기틀이 되는 규범 역할을 한다. 찻자리는 군더더기 말이 필요 없이 저절로 기본 틀을 잡아주는 것이다. --- p.132

나는 가끔 거문고 산조의 진양조를 듣는다. ‘퉁’하고 한 소리 울린 다음 침묵이 계속되다가 깜빡 잊었다는 듯이 울리는 퉁! 그 소리가 참 좋다. 한참 듣다보니 문득 소리와 소리 사이의 묵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그리하여 거문고 느린 진양조 가락이 들려주는 ‘침묵의 소리’에 맛을 들이게 되었다. --- p.143

바다에 가면 바다가 하는 말이 있다. 바다라는 생명체가 보내는 텔레파시다. 나는 그것을 받아서 시를 쓴다. 그것은 바다라는 생명과 인간인 나와의 만남이다. 그래서 바다에서 시를 쓴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바다에서 시를 쓴다기보다 시를 줍는다. (……) 나는 바다에서 시를 줍고, 돌아와서는 바다에서 얻어온 시를 정리한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에 실린 수십 편의 시들은 그렇게 사흘 만에 쓰여졌다. --- p.154

나는 45년간이나 익숙해져 있는 걸음걸이를 바꾸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지금 걸음을 배우고 있는 한 살짜리 아이와 같다. 새로운 걸음걸이가 나는 너무 재미있다. 2년이 지나 세 살이 되면 잘 걸을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 살이 되어서도 잘 못 걷는 아이는 거의 없으니까. (……) 스스로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는 데 한번이라도 성공해본 사람은 그 기쁨이 무엇인지 안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재생된다. 그리하여 자신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된다. 바로 ‘변화의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 pp.166~168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어느 누구도 그에게 이래라 저래라 가르침을 준 적이 없다. 술을 마시지 말라고 말한 적도, 노름에서 손을 떼라고 설교를 늘어놓은 적도 없다. 그저 호흡만 하도록 시켰을 뿐이다. 숨을 고르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참모습을 만났다. 그때 나는 가장 좋은 교육이 호흡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그에게 도덕적인 설교를 늘어놓았던들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을까? --- p.1778


궁금할 것이다. 논에 가서 벌레에게 “너무 많이 드시지는 마세요” 라고 말했다고 썼는데, 과연 벌레가 그 말을 들어주리라 믿고 했는지, 아니면 그냥 하는 말이었는지?
나는 믿었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됐느냐 하면, 벌레가 곧바로 내 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너무 많이 드시지는 않아서’ 한 해 먹을 양식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면 되고, 그 정도로도 나는 고맙다. 벌레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 정성이 부족한가 보구나. 내게 뭔가 문제가 있나 보구나.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 p.195

‘일기 기재記載’란 일기를 기록한 다음 여러 사람 앞에서 발표하고, 그 일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마음 대조 공부다. 원래는 원불교 교무들만이 하던 수행법이었으나, 최근에는 원불교 신자들뿐 아니라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까지 전해져 생활 속에서 효과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수행 일기에서는 일기를 쓰는 것(writing)이 아니라 기재(recording)한다고 한다. 쓴다고 하면 왠지 글을 잘 지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 p.202

길몽은 잠을 계속하게 하거니와 악몽은 깨게 할 개연성이 높다. 석가나 노자, 예수와 장자는 그렇게 해서 우주 너머의 실재實在에 눈을 뜨고 잠을 깬 사례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명상이란 이들의 뒤를 좇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낮 세계도 꿈인 줄을 알아 연연하지 않는 것이며 둘째, 무서움을 모르는 자세를 연마한 끝에 꿈속에서도 맑은 의식을 유지하는 일이다. 그리고 셋째는 이것이다. 꿈의 무대를 사라지게 한 채 달게 잠을 계속하거나, 꿈을 각색하는 그 보편적 창조성에 자신의 의지를 일치시켜 임의로 조화를 부려 보는 것.--- p.217

목차

목차
책을 펴내며 4
들어가기 전에 10
산책
장소와 친해지기 17 걷기 18 달리기 20
길에서ㆍ김용택 22
교류
마음과 마음 잇기 31 연대감 34 기운 나누기 37
몸으로 만나다ㆍ조병준 39
숲
나무와? 교감하기 49 나무 명상 51 숲의 소리 52
살아남은 나무를 보면 경건해진다ㆍ차윤정 54
소리
소리 듣기 63 소리 내기 65 음악 명상 69
음악, 소리의 혼을 읽고 소리랑 잘 노는 것ㆍ임동창 70
향
문향聞香 77 향 피우고 절하기 79
향과 함께 하는 삶ㆍ박희준 81
기도
소음 속의 기도 89 장소 91 빈 마음의 기도 92
기도 성취를 돕는 법 93 화살 기도 95 에너지를 부르는 기도 96
거룩한 일과ㆍ김홍일 98
산행
산에 오르기 105 정상에서 107
혼자 걷는 산행ㆍ우종영 108
말
결심언決心言 115 칭찬하기 120 나를 변화시키는 말 121
말의 힘ㆍ박완서 123
차茶
차 마시기 129 차 즐기기 130
차를 사랑하는 생활ㆍ이연자 131
침묵
감각에 집중하기 137 받아들이기 138 미소 짓기139 정보단식 140
침묵의 소리ㆍ이현주 142
바다
해변 산책 149 근심 던지기 150 파도에 공명하기 152
나는 바다에서 시를 줍는다ㆍ이생진 153
습관 벗기
바라보기 159 몸에게 이야기한다 160 선명한 이미지를 그린다 161
끝까지 자신을 믿어 주라 162 습관 달력과 일기 쓰기 163
엉성한 내 걸음걸이 바꾸기ㆍ구본형 164
숨
알아차리기 173 아랫배로 숨쉬기 174
언어 이전에 호흡이 있었다ㆍ최남률 176
자연
달빛 받기 183 아름다운 자연물 모으기 184 식물 기르기 485
해충과도 밥을 나눠야 한다ㆍ최성현 188
일기
일기 쓰기 싫은 날 199 소망을 이루어 주는 일기 200
일기로 하는 마음 대조 공부ㆍ박선태 202
잠
자기 암시 209 자궁으로 돌아가기 210 죽음의 명상 211 빛의 샤워 213
낮 세계도 꿈인 걸을ㆍ곽노순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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