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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 한 덩이 실천문학의 시집 179

시리즈 :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141]

공광규 저 | 실천문학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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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9221796 / 101쪽 126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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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하여, 1987년 계간 <실천문학>에 현장시를 발표했던 공광규의 여섯 번째 시집. 2004년 출간된 <소주병> 이후 4년 만의 신작 시집. 이번 시집에서 그는 시래기 한 움큼, 관광 마차를 끄는 말의 말똥 한 덩이, 주택 담장의 덩굴 장미 등 도심 속 사물에 집중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상처와 아픔을 통해 파문져가는 서정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하여, 1987년 계간 『실천문학』에 현장시들을 발표했던 공광규 시인은 사회현실과 함께 호흡하는 시를 써왔다. 전작 『지독한 불륜?』(1996)에서 자본과 권력 간에 벌이는 불륜을, 『소주병』(2004)에서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 이후의 가장들의 삶을 담아낸 시인은 4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시집 『말똥 한 덩이』에서 ‘양생’을 기원하며 우리네 삶의 상처와 회억을 스케치한다. 빌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점심 먹고 식당 ... 상처와 아픔을 통해 파문져가는 서정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하여, 1987년 계간 『실천문학』에 현장시들을 발표했던 공광규 시인은 사회현실과 함께 호흡하는 시를 써왔다. 전작 『지독한 불륜』(1996)에서 자본과 권력 간에 벌이는 불륜을, 『소주병』(2004)에서 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 이후의 가장들의 삶을 담아낸 시인은 4년 만에 출간하는 신작 시집 『말똥 한 덩이』에서 ‘양생’을 기원하며 우리네 삶의 상처와 회억을 스케치한다. 빌딩 숲에서 일하는 한 회사원이/파출소에서 경찰서로 넘겨졌다/점심 먹고 식당 골목을 빠져나올 때/담벼락에 걸린 시래기 한 움큼 빼서 코에 부비다가/식당 주인에게 들킨 것이다/“이봐, 왜 남의 재산에 손을 대!”/반말로 호통치는 식당 주인에게 회사원은/미안하다며 사과했지만/막무가내 식당 주인과 시비를 벌이고/멱살잡이를 하다가 파출소까지 갔다/화해시켜보려는 경찰의 노력도/그를 신임하는 동료들이 찾아가 빌어도/식당 주인은 한사코 절도죄를 주장했다/한몫 보려는 식당 주인은/그동안 시래기를 엄청 도둑맞았다며/한 달치 월급이 넘는 합의금을 요구했다/시래기 한 줌 합의금이 한 달치 월급이라니!/그는 야박한 인심이 미웠다/더러운 도심의 한가운데서 밥을 구하는 자신에게/화가 났다/“그래, 그리움을 훔쳤다, 개새끼야!”/평생 주먹다짐 한 번 안 해본 산골 출신인 그는/경찰이 보는 앞에서 미운 인심에게/주먹을 날렸다/경찰서에 넘겨져 조서를 받던 그는/찬 유치장 바닥에 뒹굴다가 선잠에 들어/흙벽에 매달린 시래기를 보았다/늙은 어머니 손처럼 오그라들어 부시럭거리는. _「시래기 한 움큼」 전문 “빌딩 숲에서 일하는” 회사원은 “더러운 도심의 한가운데서” 그리움을 구하는 이 시대의 얼굴들이다. 1부의 주된 정서는 바로 이와 같은 도시 소시민의 얼굴들에 비친 비애이다. 도시라는 거대한 인공 축조물 안에서 우리의 언어와 몸짓은 ‘자본’의 코드로 해석된다. 제 것 아닌 시래기 한 움큼에 코를 부비는 것은 향수가 아닌 절도이며, 한 달 간의 노동 혹은 생계가 타인에게는 우스운 가치로 치부된다. 도시민은 “굴욕의 나이를 참아야 한다고”(「몸관악기」) 세뇌하거나, 그 자신이 “거짓말”(「거짓말」)이 되어간다. 그러다 문득 잠들어서야 만나보는 것이다. 아득한 고향 땅에 홀로 남아계실 어머니, 그리고 자연물과 인간이 서로를 닮는 빌딩 숲 바깥 세계. 이 그리운 대상은 함께 둘러앉는 것만으로도 훌륭했던 다정한 밥상에 대한 기억을 통해 공동체 사회에 대한 꿈으로 구체화된다. 옛날 밥상머리에는/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어머니 아버지 얼굴과/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먼 친척들이 와서/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이런 얼굴들이 풀잎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_「얼굴반찬」 부분 제 일과에 따라 따로따로 “사료처럼 퍼 넣”는 밥이 아닌, 함께 나누는 밥상. 그것은 도시 속에서 “풀잎반찬”과 함께 사라진 공동체의 시간, 자연의 공간이다. 2부는 그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기 위한 징검다리 시들로 볼 수 있다. 시인은 도심 속 사물과 기억 속의 자연물을 통해 과거와 접속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책과 잠자리와 나」의 독서는 전생의 연으로 얽히는 세 존재의 스킨십이 되고, 「미루나무의 붓글씨」는 어린 시인에게 “광규야, 가출하거라”라고 말을 건네는 언어가 되고, 「폭설 아침」의 풍경은 “크고 작은 지붕”을 ‘평등’하게 만드는 부드럽고도 위압적인 자연의 계시가 된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서울 한복판을 한순간에 활기 넘치는 거대한 야생의 도시로 변모시키는 표제작 「말똥 한 덩이」이다. 청계천 관광마차를 끄는 말이/광교 위에 똥 한 덩이를 퍽! 싸놓았다/인도에 박아놓은 화강암 틈으로/말똥이 퍼져 멀리멀리 뻗어가고 있다/자세히 보니 잘게 부순 풀잎 조각들/풀잎이 살아나 퇴계로 종로로 뻗어가고/무교동 인사동 대학로를 덮어간다/건물 풀잎이 고층으로 자라고/자동차 딱정벌레가 떼 지어 다닌다/전철 지렁이가 땅속을 헤집고 다니고/사람 애벌레가 먹이를 찾아 고물거린다._「말똥 한 덩이」 전문 도심 한가운데, “청계천 관광마차를 끄는” 고단한 한 마리 말. 그 말이 “말똥 한 덩이”를 “퍽! 싸놓았다”. 이는 쾌적하고 우아한 외피로 ‘자연 친화’를 가장한 도시 문명에 대한 야유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생명의 굴레 속에서 생명의 증거이자 거름이 되는 ‘똥’은 순식간에 도시를 울울창창한 자연으로 변모시킨다. 현란한 수사 없이 단번에 전복적 이미지를 그려낸다. 공광규 시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이처럼 투명한 시어를 사용하면서 정치적 구호 대신에 상상력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꿰뚫거나 뒤집는다는 데 있다. 2부를 통해 3부에 도착한 독자들은 이윽고 시인이 고향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둘기, 까치, 달팽이, 목련 모과 감 나무와 대화를 나누는 홀어머니(「시골 새벽」), 산비둘기로 환생한 동생(「애장터」), 동네 어귀에 개복숭아꽃으로 핀 누이(「개복숭아꽃」)의 마을, 이곳은 만물이 교감하는 화해의 장이다. “사람은 조수와 초목에 대한 교양으로 이들과 어울려 살 때 양생이 가능하다. 그것이 요즈음 강조하는 생태적 삶일 것이다. 그러니 사람과 조수와 초목이 어울리는 화엄의 세계를 이해하고 정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감동적인 시라고 본다”라는 시인의 산문처럼 3부는 ‘화엄의 세계’를 이미지화하고 있다. 그러나 ‘화엄의 세계’는 현실에 있지 않고 기억 속에 있다. 고향과 자연 세계에 대한 시인의 갈망은 3부에 이르러 마침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죽음과 폐허가 된 고향을 통해 더욱 아득한 꿈으로 남는다. 시를 통해 “정세를 직시하고 정세의 본질과 우려, 거기에 휘둘리는 인간의 이야기를 시로 써내”고 그를 통해 “나와 남을 살리는 양생의 시 쓰기”를 이루고자 하는 그의 바람이 이 한 권의 시집에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공광규
1960년에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6년 『동서문학』으로 등단하고, 1987년 『실천문학』에 현장시들을 발표했다. 시집으로 『대학 일기』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지독한 불륜』 『소주병』과 시론집 『신경림 시의 창작방법 연구』 『시 쓰기와 읽기의 방법』『시 창작 수업』이 있다.

책 속에서

좋은 시는 어렵지 않다. 좋은 시는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모순 앞에 정직하고 진솔하다. 공광규의 시가 그렇다. 좋은 시는 읽는 내내 아프다. 공광규의 시가 그렇다. 그의 시는 공간도 시간도 모두 아프다. 그의 시는 몸으로 우는 악기 소리 같다. 그런에 아픈 이야기를 남 이야기하듯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다. 가혹한 운명에 대해 노래하면서도 꽃나무 한 그루 옆에 세워두고, 요절에 대해 이야기할때도 도라지꽃 한 송이 피워놓는다. 상처와 아픔을 불교적 서정으로 덮는 내공도 깊을 뿐 아니라, 흔들렸다가는 다시 수평으로 돌아오는 수면처럼 평상심을 유지하는 사유의 눈으로 대상을 바라볼 줄 아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리라. - 도종환(시인)

목차

목차
제1부 몸관악기-폭설/시래기 한 움큼/완행버스로 다녀왔다/몸관악기/무량사 한 채/얼굴반찬/아내/가을 덕수궁/아름다운 회항/은희 아버지 장례식날/자식 놈이 사고 친 날/미루나무/거짓말/허물/법성암/연못을 파고 살아야지
제2부 미루나무 붓글씨-말똥 한 덩이/미루나무 붓글씨/책과 잠자리와 나/잃어버린 문장/폭설 아침/옛 절터/雨絃환상곡/정취암에서 하룻밤/말밤나무 아래서/압록 저녁/아름다운 사이/적당한 거리/사랑/달빛 호수/덩굴장미/향일암 가는 길/놀란 강/제부도에서/외도
제3부 체온-청양/엉엉 울며 동네 한 바퀴/염산세수/병든 암소/시골 새벽/뼛가루를 뿌리며/고장 난 농기계/샘/흙집 사리/개복숭아꽃/애장터/오늘은 보슬비가 와서/빈집/체온/시골집에 가면서/모과꽃잎 화문석
시인의 산문-양생의 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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