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예상일 안내
주문하신 상품이 한국에서 현지 배송을 위한 출고단계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날짜입니다.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출고예상일에 다소 오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상품(예약상품포함)을 함께 주문하신 경우 출고예상일이 가장 늦은 날짜에 맞춰 함께 배송됩니다.

ISBN : 9788990274458 / 270쪽 148 x 210 (㎜)
이 상품에 궁금하신점이 있으세요? 1:1상담문의

-
조아란, 권희, 이정윤
-
도미닉 페트먼, 유진 새커
-
주지현
-
윤선해
- 15,120
- 27,000
- 18,900
- 16,830
출판사 리뷰
날이 추워져 마당에 흩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톱으로 잘라 불쏘시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양을 보더니 김 사장이 다시 아저씨를 부른다. “어이, 이씨, 사모님 나무 좀 해드려.” 아저씨는 언제 어디서건 온갖 잡동사니 일을 흔쾌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진짜 잡부’라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 어디선가 손도끼를 꺼내들고 와 나무를 한다. 예쁜 손도끼였다. 아저씨는 놀이하는 아이처럼 손도끼를 반짝이며 즐겁게 일을 한다. 금방 사과상자 수북이 잔가지들이 쌓였다. 아저씨가 돌아가고 난 뒤에 보니 뒤뜰에도 아저씨의 손도끼만큼이나 예쁜 불쏘시개 더미가 무슨 설치예술품처럼 놓여있었다.
쟁쟁한 쟁이들에게도 대접이 시원찮은 요즘 세상에 ‘쟁이’도 아닌 ‘잡부’라는 이름을 달고서도 그렇게 즐겁게 일하고 그렇게 천진한 웃음을 보일 수 있는 그 아저씨. 자신의 이익과 그다지 관련도 없고 하찮기만 한 일에도 자연스런 정성이 우러나는 사람. 이씨 아저씨는 도시 아스팔트 위에 홀연히 나타난 노랑나비를 생각나게 했다. ……… 우리의 세계는 끝없이 흐르는 무상(無常)의 세계로, 온통 절망뿐이지도 않고 온통 희망뿐이지도 않은 곳이다. 하지만 반딧불이가 사라지고 막돌로 아름다운 돌담을 쌓는 그 손과 아무 소리없이 뒤뜰에 불쏘시개를 쌓아놓는 그 마음이 사라져가는 건 아무래도 위태로운 일이다. 이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에게 위태로운 일이다.
엄마의 자식들은 엄마가 이런 가엾은 수난을 겪을 때마다 허리가 휘어져라 박장대소하였다. 그러면 엄마도 같이 따라 웃었다.
우리 가족이 일본에서 잠깐 살 때 나는 일본어 발음 때문에 종종 아이들에게 구박을 당했다. 네 식구 중에서 발음이 가장 좋은 작은놈에게 특히 면박을 많이 받았다. 그건 일본말도 아니야, 엄마. 나는 그런 소릴 들으면서 비로소 난생처음 엄마의 외로움을 진실로 생각해보았다. 반세기의 세월을 모국어가 아닌 말, 자신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말, 자신의 혀와 도저히 어우러지지 않는 말, 자식들에게도 웃음거리가 되는 말로 살아야 했던 엄마의 외로움을 자기자신 외에 그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나는 언니들을 새삼 다시 바라보았다. 언니들은 길에 나서면 골목이 훤해질 만큼 곱던 여자들이었다. 그러면서도 얼마나 굳셌던가. 5·16 쿠데타 이후 아버지가 쫓기고 숨어다녀야 했던 십년 가까운 세월 동안 언니들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학교를 다녔고 일자리를 구했다. 그런 언니들이 어느새 앞머리 언저리가 희끗희끗해지고 눈가에 실주름이 잡혀있다. 모두들 소복이 어울리는 나이가 된 것이다. 어미 잃은 딸들이 이제 스스로가 어미가 된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 곳간에 쌓아두지 않아도
1 퇴곡리 듬바위골 분교
퇴곡리 듬바위골 분교
벌들 죽어가는 날에
뒤뜰의 순례자들
겨우살이
뱀
나비
뱀허물쌍살벌
구름이에게
머위를 따며
퇴곡리 반?딧불이
메밀 수업記
떠나는 나의 동무들에게
집
알 수 없는 그이께서
2 엄마의 수선화
꾸아리
엄마의 수선화
수국 꽃잎은 그리 푸르러
들국화
감나무
그 여름의 쏙독새
아버지의 꽃
진주
3 저 들녘 벼이삭
菊日閑人
불행한 오리 새끼
옛 무덤 지나는 길에
발자국
작은 젖먹이짐승을 그리워함
산 것들, 죽은 것들
‘약수터’ 가는길
벼룩이자리, 하얀 풀꽃
아파트의 새 풀잎
돼지가 전해준 패랭이꽃
장미보다 아름다운 꽃
하늘 나팔꽃
눈보라
당신 보시기 좋으신 계절
싸리비
저 들녘 벼이삭
절
포르노 국화
태극기
구름이
등에
4 캄보디아 여행기
캄보디아 여행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