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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2752413 / 528쪽 152 x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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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거대한 역사적 사건, 특히 국가 간의 전쟁과 같은 사건 속에서 종종 개인은 잊혀진다. 누가 이겼고, 영토가 어떻게 바뀌었고, 세계 질서가 어떻게 변화했는가에만 관심거리이다. 병사는 포탄과 식량과 같은 하나의 소모품으로 인식될 뿐이다. 워낙 많은 사람이 죽고 개개인들의 사정과 사연도 다양해 그것에 일일이 귀기울여줄 수 없다는 편리한 생각 탓이다.
어쩌면 그래서 인류에게 문학이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문학이 아니라면 무엇이 개개인의 존재와 죽음에 관심을 갖겠는가. 작가도 "이 소설은 거창한 역사적 문제들에 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인들이 개별적으로 어떻게 전쟁을 체헙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쓰촨성 황푸군관학교 출신의 순박한 청년 유안,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중국공산당의 이름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하지만 전투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들로 구성된 이 부대는 압록강을 건너자마자 미군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는다. 부대의 지도자인 페이 인민위원과 부대원들은 포로수용소에 수감되고, 그곳에서 유안은 국민당 출신으로 포로수용소를 장악하고 있던 왕용의 무리에게 중국 본토가 아닌 타이완으로 갈 것을 강요당한다. 왕용의 잔인한 고문과 협박, 그리고 본토로 돌아가면 공산당의 문책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유안은 홀어머니와 약혼녀 쥐란이 있는 본토로 돌아가기 위해, 포로수용소 안에서 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전쟁을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펜 포크너상 수상, 퓰리처상 최종 후보
세계를 감동시킨 하 진 문학의 정수!
지독한 생의 갈망 속에서 발견한
인간의 본질과 삶의 의미!
★★★★★ 거의 완벽하게, 찬란하게, 독창적으로, 시공간을 초월해서, 그리고 강력하게 감동적이다. _《뉴욕 타임스》
★★★★★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하 진, 그의 상상력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결과물이다. _《워싱턴 포스트》
★★★★★ 이 작품은 눈길을 사로잡는 매혹의 문장으로 시작해 마음을 움직이는 깊은 휴머니즘으로 완성된다. _《로스앤젤레스 타임스》
★★★★★ 책장을 덮어도 사라지지 않는 감동의 메아리가 언제까지나 당신의 귓가에 잔잔하게 울려 퍼질 것이다. _《더 모니터》
『전쟁쓰레기 War Trash』는 ‘현존하는 작가 중 노벨 문학상에 가장 근접한 작가’라 불리는 하 진 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쟁쓰레기』로 하 진은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자 출세작인 『기다림 Wating』에 이어 또 한번 펜 포크너상을 수상하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영광을 맛보았다. 한 작가가 2회에 걸쳐 펜 포크너상을 수상하는 것은 지극히 보수적이며, 특히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미국 문단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미국과 영국에서‘이 시대 최고 지성 100인’에 선정되기도 한 작가 하 진에 대한 미국 문단의 신뢰, 절정에 이른 사실주의적 묘사와 인간 심리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돋보이는 『전쟁쓰레기』의 탁월한 작품성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사건이었다. 14살부터 20살까지 중-소 국경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으로 복무하고, 서른이 다 된 나이에 처음 미국 땅을 밟아 브랜다이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며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였기에, 이러한 성과는 더욱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다.
『기다림』, 『광인 The Crazed』 등 그간 하 진의 작품은 중국 본토를 배경으로 중국인들의 질곡 많은 삶을 그려왔다. 하지만 『전쟁쓰레기』는 아시아로 범위를 확장하고, 보다 넓은 의미에서 인간과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시도한다. 이 작품은 20세기 최악의 전쟁이라 불리는 한국전을 시공간적 배경으로, ‘소설계에 나타난 가장 현실감 있는 인물’이라 평가 받은 주인공 유안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국가제도의 모순을 고발하고, 지독한 생의 갈망 속에서 인간과 삶의 본질에 심도 있게 다가선다. 『전쟁쓰레기』가 ‘한국인들에게만 특별한 작품’의 수준을 넘어, 전 세계 독자와 비평가들로부터 하 진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가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이 작품은 “거창한 역사적 문제들에 답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군인들의 개별적인 체험”, 즉 역사와 투쟁하는 개별자인 한 인간의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이다. 유안의 독백 중 “이것을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었으면 좋겠다. 내 존재의 깊은 곳에서 나는 그들 중 하나인 적이 결코 없었다.”는 역설적인 문장은 이 책에 담아내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를 일깨워준다. 우리가 지금 이 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명한 문학상을 수상해서, 언론의 극찬을 받아서, 한국전쟁을 다루고 있어서가 아니라, 삶의 본질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인간이라면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야 할 ‘인간의 정체에 대한 가장 신뢰할 만한 결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내 차례였다. 나는 영어로 72수용소에서 벌어졌던 처형에 대해 얘기했다. 류타이안이 린우셴의 창자를 꺼낸 사건이며, 동찬생 양후안이 몽둥이에 맞고 목이 졸려 죽어간 사건에 대해 얘기했다. 나는 수용소에 있던 국민당 성향의 장교들이 그들이 전에 강제로 사람들의 몸에 새겼던 문신들을 떼어낸다는 명목으로 사람들의 살을 찢었던 일에 대해 얘기한 다음, 셔츠를 올리고 내 배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줬다. 그러자 벨 장은 놀랍게도 껄껄거리며 웃었다. 그는 이내 웃음을 거뒀지만 큰 콧구명에서는 여전히 속으로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주먹으로 탁자를 치며 소리쳤다.
"이게 우습다고 생각하시오? 염병할 인간아!"
"아니,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오. 그들이 그런 장난을 했다는 걸 상상할 수 없어서 그렇소."
(268-26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