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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문으로드나드는구름

시리즈 : 실천문학의 시집(실천시선) [141]

박설희 저 | 실천문학사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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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39221772 / 140쪽 126 x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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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2003년 『실천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번째 시집. 시인은 세계에 대해 관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사물 자체로, 혹은 생명력을 가진 몸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우리 눈에 익숙한 사물들의 틈새와 이면을 시인만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우리 앞에 펼쳐 낸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소통’의 중요성을 53편의 시편들 속에 절절히 녹여낸 시집이 출간되어 시단과 평단의 주목을 요하고 있다.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박설희 시인의 첫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가로막히고 넘나들지 못하는 단절의 아픔을 ‘벽’과 ‘틈’을 통해 예리하게 직시한다. 시 「말랑말랑한 벽」에서 노래한 ‘틈’은 이웃 간의 틈이며, 이웃의 일상이 가감 없이 전달돼 오는 미세한 통로이기도 하다. 벽에 생긴 틈은 ‘문’이 되기도 하지만, 틈이 차단될 때 그곳엔 어김없... ‘소통’의 중요성을 53편의 시편들 속에 절절히 녹여낸 시집이 출간되어 시단과 평단의 주목을 요하고 있다.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한 박설희 시인의 첫 시집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가로막히고 넘나들지 못하는 단절의 아픔을 ‘벽’과 ‘틈’을 통해 예리하게 직시한다. 시 「말랑말랑한 벽」에서 노래한 ‘틈’은 이웃 간의 틈이며, 이웃의 일상이 가감 없이 전달돼 오는 미세한 통로이기도 하다. 벽에 생긴 틈은 ‘문’이 되기도 하지만, 틈이 차단될 때 그곳엔 어김없이 견고한 ‘벽’이 자리잡게 된다. 박설희 시집에 실린 시편들에서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정조는 ‘세계와 시적 화자 사이의 관계’에 관한 집요한 추적이다. 벽과 틈의 상상력 풍경과 대상이 박설희 시인의 시에 들어오면 그것은 더 이상 객관화된 정물이 아니라, 시인의 오감과 조응하는 살아 있는 실체로 바뀐다. 도마 위의 놀래미/잊어버리고 있었다는 듯/가끔씩/입을 벌려 숨을 쉰다/잊어버리고 있었다는 듯/가끔씩/가슴지느러미를 젓는다/잊어버리고 있었다는 듯/가끔씩/몸통을 부르르 떤다/머리와 몸통으로 두 동강 난 것을/잊어버리고 있었다는 듯/가끔씩 ―「놀래미」 전문 위 시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머리와 몸통으로 두 동강 난 것”이라 할지라도 “가끔씩/입을 벌려 숨을” 쉬거나 “가슴지느러미를 젓”고 “몸통을 부르르” 떠는 행위는 죽은 대상을 살아 있는 상태로 환원시키는 ‘제의(祭儀)’이며, 박설희 시에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바람의 현상학, 몸의 존재론」이란 제목의 해설을 붙인 평론가 고봉준은 “풍경은 제 속에 ‘틈’을 갖고 있을 때에만 낯선 표정을 연출한다. 견고한 것들은 ‘소통’하지 않고 ‘충돌’한다. 사물, 세계, 풍경의 ‘틈’을 ‘여백’이라고 말해도 좋으리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여백’으로서의 그 틈은 눈물겨운 가족사와 만날 때 상처가 되고 고름이 되기도 한다. “아버지의 노름빚을 받으러 사내가 찾아왔을 때 할머니는 조그만 칼을 넓고 깊은 몸뻬바지의 주머니에서 꺼냈다 집을 넘겨줄 수는 없다고 차라리 당신을 죽이라고 했다 파르라니 빛을 발하는 칼날을 목에 들이댔다 (중략) 아주 오래된 꿈속에서 아버지를 꺼내면서 할머니는 신 귤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선지 할머니의 몸속에서 낭종이 되고 곪기도 했던 아버지, 몸을 뒤채일 때마다 물컹거리며 툭툭 터져 할머니의 잠자리는 늘 흥건했다”(「할머니의 주머니」)는 대목처럼, 결코 순탄하지 않은 삶의 내력이 도사리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풍경의 ‘틈새’에서 ‘통로’를 더듬다 박설희 시인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 열쇠어로 ‘틈’ 이외에 ‘통로’가 있다. “개업한 가게 앞, 풍선 허수아비/팔 다리 몸통이 터질 듯 팽팽하다/머리칼이 불불불 흩날린다/빠져나가고 다시 채워지는/끝없는 춤//(중략)//낡고 바랜 몸들이 생기를 얻는다/(중략)/물컹한 벽 할퀴다가 어루만지다가/통로를 빠져나간다/휘청,/들썩이는 바람의 통로들”(「바람의 통로」)과 같은 구절에서 ‘틈’은 어느새 ‘통로’로 확장된다. 하여, “박설희의 시에서 삶은 소통(疏通)이고 죽음은 불통(不通)이다. 그러므로 죽음은 비단 생물학의 문제만은 아니다. 타인과의 소통을 잃어버릴 때, 벽이 벽(壁)으로만 존재할 때, ‘나’가 자아의 완전무결함에 도취되어 벽(壁)이 될 때, 우리의 삶은 매순간 미라가 된다”고 말한 고봉준의 지적처럼 틈은 소통의 중요한 매개체가 되며 죽은 공간을 산 공간으로 치환하는 생명의 기운이 되는 것이다. ‘벽’은 ‘틈’으로써 열리고, ‘틈’은 소통과 흐름으로써 연결된다. 그것은 곧 대상과 대상 사이의 숨 쉬는 관계를 형성한다. 단절되고 꽉 막힌 소통 부재의 현실에 조용한 울림을 전하는 박설희 시집이, 시단과 독서계에 값진 의미를 던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 소개

  • 저자 : 박설희
박설희
1964년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나 성신여대 국어국문학과와 한신대 문예창작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년 「장안문을 머리에 이고」 외 4편으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책 속에서

찢어진 북

소는 입으로 울기를 그친 날부터
온몸으로 울었다

바람이 건드릴 때마다 울고
울다 지쳐서 울었다
제 속에 고인 울음 다 비워내고
점점 얇아져갔다
가벼워졌다

그러다 문득 제 몸을 열어 소는
커다란 귀가 되었다

풀잎이 자라는 소리
짐승이 지나가는 발소리
사람들의 숨결에서 섞여 나오는 한숨 소리......

깊은 그 속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호기심 많은 바람이 귓바퀴 근처를 서성이다가
웅웅거리는 제 소리에 놀라
멀리 달아날 뿐
(54-55쪽)

목차

목차
제1부
장안문을 머리에 이고
유리창이 달아난다
들여다보다
말랑말랑한 벽
내 몸을 건너갔다
신발
완강한, 몸
등
바닥을 위하여
이면은 차고 단단하다
연화장
가판대에서
거미발
제2부
놀래미
피
장미
남한강
단
전문가
두더지와 망치
그물에 사로잡힌 눈
만개한 항문
찢어진 북
쇠로 된 자궁
축대에 걸린 거울
다리 마네킹
바람의 통로
벙글어지는 틈
제3부
할머니의 주머니
요강과 솥단지
창문으로 굴러들어온 달
커다란 주걱을 쥐고
로만쉐이드
거품을 이고 달린다
통
가위소리 미용실
손
동전
감자
한 무녀가 나무 속에
체
제4부
빗방울 속에 갇혀
칼집
물집
관을 옮기며
쪽문으로 드나드는 구름
시도 때도 없이 국수
한 잎 나뭇잎
말의 우물
유등
계단 끝에 있는 집
물컹,
오후
얼음 풀리는 저수지
울음에 대하여
해설| 고봉준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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