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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449335 / 340쪽 150 x 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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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색에 물들다 [2]
반디앤루니스 리뷰
티베트 최고 권력인 투스의 바보 아들, 그가 기억하고 읊조리는 티베트의 슬픈 이야기이다. 단단한 대지 위에 하얀 봄눈이 내리던 아침의 기억. 그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티베트 민족의 신화 혹은 역사 이야기는 다양한 色으로 상징된다. 그들을 뒤흔드는 강렬한 色, 채워지지 않는 욕망의 色이 그들을 물들인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중국 현대문학의 최고 권위 ‘마오둔 문학상’ 수상작! 중국 본토까지 열광하게 만든 티베트 대표작가 아라이의 첫 장편소설 『塵埃落定(진애낙정)』의 완역본 초연한 듯 태연함 속에 담긴 비극 소?박한 듯 정교하고 덤덤한 듯 예리한, 언어의 연금술사 아라이의 손끝으로 그려진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뒤섞임은 신비롭고 절묘한 시선을 만들어낸다. 신비로운 라마교, 이국적인 티베트 족의 풍속․전설․신화 등의 판타지적 요소와 기독교의 이입, 중국의 항일전쟁, 중국의 내전, 한족의 동화 정책 등 역사적인 사건과 같... 중국 현대문학의 최고 권위 ‘마오둔 문학상’ 수상작! 중국 본토까지 열광하게 만든 티베트 대표작가 아라이의 첫 장편소설 『塵埃落定(진애낙정)』의 완역본 초연한 듯 태연함 속에 담긴 비극 소박한 듯 정교하고 덤덤한 듯 예리한, 언어의 연금술사 아라이의 손끝으로 그려진 판타지와 리얼리즘의 뒤섞임은 신비롭고 절묘한 시선을 만들어낸다. 신비로운 라마교, 이국적인 티베트 족의 풍속․전설․신화 등의 판타지적 요소와 기독교의 이입, 중국의 항일전쟁, 중국의 내전, 한족의 동화 정책 등 역사적인 사건과 같은 리얼리즘적 요소가 뒤섞여 이끌어내는 비극의 전초는 좀더 밀도 있게 다가온다. 그 가운데 슬픈 사랑 이야기와 복수 이야기가 삽입되어 소설의 극적 재미를 더해준다. 인간의 비틀린 욕망, 그 욕망이 부른 비극적 결말. 그러나 또 다시 누구도 알지 못할 결말을 위해 시작될 무엇. 초연한 듯 시종 담담한 ‘바보’의 시선에 담긴 그들의 마지막 역사는 절정에서 비극을 맛본다. 작가는 농후한 티베트 문체로 초연함 속에 숨겨둔 비극의 맛을 한껏 살리고 있다. 작품을 써나가는 필치는 격정에 차 있으나 화자의 시선은 더할 수 없이 차분하기만 하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티베트의 이야기가 G.G.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만큼이나 신비롭고, 슬프다. 塵埃落定진애낙정, 먼지는 결국 아래로 떨어진다 티베트와 중국(한족)의 접경지대를 공간적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티베트 권력제도인 ‘투스제도’를 통해 티베트의 문화와 정서, 삶, 풍속, 전설, 신화 등을 보여준다. ‘투스’는 한족 황제의 책봉을 받은 티베트 영주라고 할 수 있다. 투스는 정해진 토지와 인민을 통치하고 스스로를 왕이라 칭한다. 이러한 투스는 한족의 세력을 입어 강해졌지만 나중에는 한족에 의하여 멸망하고 만다. ‘한족 황제는 아침 태양 아래에 있고, 달라이 라마는 저녁 태양 아래에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오의 태양보다 약간 동쪽에 있었다. ― 1권 ‘흔들리는 대지“ 본문 중에서 투스는 세상 무엇보다 강해지기를 바랐다. 권력은 더 강함을 욕망하고, 부는 넘치는 과욕을 더욱 부추겼다. 이런 맹목적인 치달음이 티베트로 하여금 정체성을 잃고 역사의 파고에 휩쓸려버리게 한다. 투스는 중국의 항일 전쟁, 내전, 한족의 동화정책 등으로부터 민족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했다. 티베트 민족의 역사는 그렇게 부서진다. 이렇듯 티베트의 멸망에 대한 티베트 인들의 반성적 자기 성찰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이 작품은 투스의 권력을 먼지로 상징화해 그것의 몰락을 나타낸다. 그들의 권력은 그렇게 한낱 먼지가 되고 영원하지도 못하며, 어떤 의미도 되지 못한 채 사그라진다. 흰색, 존재하게 하다 이른 봄에 내리는 하얀 눈, 단단한 대지를 뒤덮는다. 그들은 흰색을 삶 전체에 녹여놓았다. 투스의 관할지, 사람들이 사는 집과 사원, 바위와 점토로 쌓아 놓은 건물만 봐도 우리가 이 순수한 색깔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문어귀와 창틀에는 투명한 석영이 놓였고 문틀, 창틀도 백색으로 칠해져 있다. 밖의 높은 벽에는 사악한 기운을 내쫓는 금강역사 도안이 흰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방안의 벽과 궤짝에는 눈에 잘 띄는 해와 달무늬 등이 흰색 밀가루로 그려져 있다. ― 1권 ‘흔들리는 대지’ 본문 중에서 은돈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들의 흰색에 대한 애정이 은돈에 대한 애정의 시작이었다. 부와 물질에 대한 그들의 맹목은 애초에는 그저 그들의 삶이자 정서였다. 또 다른 흰색, 양귀비의 하얀 액체가 그들을 목마르게 하기 시작한다. 붉은색, 지게 하다 흰색에 대한 뼛속 깊은 신뢰와 믿음이 탐욕과 혼란으로 돌아왔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한순간에 물들여버린 붉은색. 그들의 역사를 마지막 절정으로 치닫게 한다. 두세 달이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 양귀비꽃이 피었다. 커다란 빨간 꽃은 마이치 투스의 영지를 찬란하고 웅장하게 만들었다. 모두가 우리의 땅에 처음으로 나타난 이 식물에 홀렸다. ― 1권 ‘흔들리는 대지’ 본문 중에서 군관이 먼저 입을 열었다. 곧 다시 전투가 일어날 것이니 자신의 하얀 한족과 힘을 합치자고 했다. 빨간 한족이 오면 투스를 없앨 것이고, 나처럼 돈과 총이 있는 부자도 없애버릴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 2권 ‘침묵하다’ 본문 중에서 하얀 대지를 밟고 서서 삶의 영원을 확신한 그들을 한순간 혼란으로 몰아넣은 붉은색, 그리고 많은 여러 가지 색. 삶에 안주해 많은 것에 준비되어 있지 않고 익숙하지 않았던 그들을 두드리는 낯선 것들. 새로운 종교, 물질, 문화, 그리고 질병. 그 色들이 그들을 끝없이 어딘가로 몰아간다. 티베트의 태장계 만다라처럼 우주적인 진실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한족에게 짓밟히게 되기까지 티베트 민족이 지켜온 역사와 문화, 오늘날 그들이 처한 아프고 슬픈 현실은 이 작품 속에서 고도의 문학적 장치를 통해 상징화되어 있다. 낭만적이고 신비로운 티베트, 그러나 그들의 에델바이스 같은 삶은 힘을 앞세운 역사의 파고 앞에 먼지처럼 쓸려가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은 돌고 도는 생명의 수레바퀴처럼 시퍼렇게 살아 빛나면서 읽는 이의 가슴에 경련 같은 전율을 일으켜 놓는다. 세계 어느 민족의 문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설산화 꽃향 같은 문학적 향기를 뿜어낸다. _ 한승원(소설가, 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한국문학작가상 등 수상) 아라이의 태연스런 표현과 어투 때문에 이 세기말적 이야기의 종결은 흡사 아직 완전히 내려지지 않은 무대 커튼 같다. _ 다이진화(戴錦華, 베이징대 중문과 교수) 날카로운 언어의 사용을 자제하면서 만담형식의 기교를 사용한 것이 두드러진다. 사물에 근접한 태도로 모든 예리한 암시와 재치있는 표현을 소박하지만 정교한 서사 속에 숨겨놓았다. 역사에 대한 뒤집기와 풍자의 진면목은 서정적인 만가의 호화스러움 속에서 감추려고 할수록 더욱 드러나고 있다. _ 쉬쿤(徐坤, 작가)
나는 바보다.
내 아버지는 황제의 책봉을 받고 수만의 민중을 관할하는 족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녀가 옷을 안 입혀주면 나는 큰 소리로 악을 쓸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암만 기다려도 시녀는 오지 않았다. 나는 발로 이불을 걷어차며 몸부림을 쳤고 그 바람에 비단 이불은 흐르는 물처럼 바닥으로 쏟아졌다. 첩첩이 둘러싸인 산 저 너머 한족들이 사는 지방에서 온 비단은 얼마나 잘 흘러내리는지……. 어려서부터 나는 왜 우리가 그렇게 필요로 하는 비단, 차, 소금이 한족들이 사는 곳에서만 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게다가 우리 투스 가족의 권력이 왜 그곳에서 오는지는 더욱 알 수 없었다.
- ‘야생 화미새’
내 옷을 벗겨줄 때 촐마는 내 손을 세차게 뛰고 있는 자기 가슴 위에 놓았다. 촐마는 놀라서 죽을 뻔했노라면서 내가 바보이기는 하지만 바보 같은 복도 있다고 했다. 난 바보가 아니다. 만약 바보라면 투스가 되려는 생각도 없을 거라고 했다. 그러자 촐마는 아주 힘껏 나를 꼬집었다. 나는 머리를 그녀의 젖가슴에 묻은 채 잠들었다.
그 동안 내 꿈은 온통 백색이었다. 오늘도 나는 백색의 즙이 세차게 흘러오는 꿈을 꾸었다. 다만 백색의 원천이 여자의 유방인지 양귀비의 열매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흰 물결이 내 몸을 휘감아 띄웠다.
- ‘백색의 꿈’ 중에서
술 석 잔이 돌자 그제야 황추민에게 이번에는 뭘 가져왔느냐고 물었다. 몇 년 전 그는 마이치 가문에 양귀비와 신식 무기를 갖고 왔었다. 우리가 이 땅에 살아온 이래 중국 사람이 올 때 아무것도 안 가져왔더라도 갈 때는 뭔가를 가져갔었다.
“나는 나 자신을 가져왔지. 도련님에게 몸을 의탁하려는 것이오.”
원래 자기가 살던 곳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노라고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나는 그에게 공산당원이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공산당원의 친척쯤 되지요.”
“중국 사람은 다 똑같아서 나는 누가 붉은색인지 누가 흰색인지 구별을 못 하겠던 걸요.”
“그건 중국 사람들 일이요.”
“좋아요. 여기에 당신의 방 한 칸 정도는 남아 있을 겁니다.”
- ‘먼 곳에서 온 손님’ 중에서
목차
옮긴이의 글
7
촐마
운명 그리고 사랑
약혼
시작
새로운 부하
8
변경 시장
남쪽의 소식
오래된 원수
집으로 돌아가다
9
기적
투스의 양위
말을 하지 않기로 하다
10
자객
자객의 규칙
먼 곳에서 온 손님
빠른 것과 느린 것
11
미래에 관하여
그들은 늙었다
투스들
매독
12
색깔 지닌 사람들
변소
포성
티끌이 머무는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