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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비탈에서다

이기와 저 | 서정시학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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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92362252 / 147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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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시(詩)마저 온전히 절망시킬 때 그녀는 죽어버릴 것이다! 삶의 밑바탕에 깔린 욕구와 그 풍경을 도발적인 언어로 그려내고, 성性이미지를 거침없이 구사하는 시인의 두 번째 시집「그녀들 비탈에 서다」가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서도 그녀는 자신의 밑바닥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변두리 ‘영자’의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시세계 이기와의 두 번째 시집은 자기고백적인 첫 시집을 낸 이후에도 그녀가 놓지 못한 것들에 대해 들려준다. “골백번 허물을 벗은들 미꾸라지가 용이 되겠는가”라고 이기와는 자서에서 자조적?으로 말하는데, 그로부터 고백의 수사 이후에도 그녀의 시가 차마 놓을 수 없었던 것과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봉제공장 여공으로부터 식모살이, 술집 마담, 중국집 종업원, 포장마차에 이르기까지 안 해 본 일 없이 밑바닥 인생을 전전한 이력은 이기와 시의 원천인 동시에 굴레이기도 하다. 그녀 역시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시는 기억에 ... ▶시세계 이기와의 두 번째 시집은 자기고백적인 첫 시집을 낸 이후에도 그녀가 놓지 못한 것들에 대해 들려준다. “골백번 허물을 벗은들 미꾸라지가 용이 되겠는가”라고 이기와는 자서에서 자조적으로 말하는데, 그로부터 고백의 수사 이후에도 그녀의 시가 차마 놓을 수 없었던 것과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봉제공장 여공으로부터 식모살이, 술집 마담, 중국집 종업원, 포장마차에 이르기까지 안 해 본 일 없이 밑바닥 인생을 전전한 이력은 이기와 시의 원천인 동시에 굴레이기도 하다. 그녀 역시 그것을 모를 리 없다. 시는 기억에 의존하지만 또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이기와 시인도 그녀 시의 원천이자 태생인 밑바닥 인생의 체험으로부터 언젠가는 벗어나야 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고백의 수사는 첫 시집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로 끝나는 것이 그녀에게 더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첫 시집의 고백만으론 그녀에게 충분한 해원이 되지 못했던 모양이다. 아니, 그녀의 말대로 “골백번 허물을 벗은들 미꾸라지가 용이” 될 리는 없음을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그녀는 시인으로서의 운명에 들어선 순간, 벗어나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어쩌면 영영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예감했을지도 모른다. 간절히 벗어나고 싶었던 밑바닥 인생으로부터 이제 일상인으로서의 시인은 벗어났지만, 시를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신과 대면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들여다보는 일이므로 시인의 운명에 접어든 순간 그녀는 과거를 잊거나 지우고 사는 일은 포기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녀가 아직도 저 구렁텅이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수많은 ‘영자’들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까닭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는 오랫동안 소외된 사람들의 몫이었지만, 그 누구에 의해서도 불려 질 수 없었던 노래가 있다. 양지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대낮의 세상에서도, 평범한 일상이나 법으로부터도, 그녀들에게서 성을 구매하는 남성은 물론 같은 여성으로부터도 철저히 소외된 존재인 저 집창촌의 성매매 여성들의 처절한 삶을 이기와의 시는 고백의 수사학을 통해 노래하고자 한다. 지금도 우리 사회의 그늘에 암묵적으로 존재하고 있고, 불과 얼마 전까지 도시의 한복판에 버젓이 자리하고 있다가 밀려난 그녀들의 삶에 대해, 그리고 그녀들에게 새겨진 주홍글씨에 대해 이기와의 시는 들려주고자 한다. 시집의 2부 ‘영자의 봄’은 그녀들의 삶과 꿈과 죽음을 노래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경수의 시집 해설 중에서) ▶추천의 글 이기와의 시는 늘 범상치 않아 주목하여 읽어왔다. 시상 포착과 발상부터 남다르고, 짜임새 있는 구조와 재치 있는 언어 구사에다, 아프고 저리고 쓰라린 내용으로 인해 감동을 받았다. 시인의 시선이 모아지는 곳은 비탈에서도 바로서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들, 음지식물처럼 그늘진 곳에 앉아 목을 갈아 우는 산비둘기들처럼 어떤 방법도 동정도 도움이 안 되는 집창촌의 여자들, 그녀들의 화대와 영업일지, 사력을 다했던 자살자들, 맹인 안마사들 등이다. 시인의 시선은 위악(僞惡)도 위선(僞善)도 아니다. 화류 여성들의 삶을 담아낸 작품들이 제 배 아파 낳은 자식들이지만, 남에게 보이기가 여간 부끄러운 게 아니라면서, 자신의 마음같이 읽히기를 바라는 시인은 전사(戰士) 이상이다. 최선을 다하는 씩씩함과 시에 목숨 건 비장함에 눈꼬리가 젖는다. ― 유안진(시인) 이기와 시인은 갯벌같이 질퍽한 눈물을 당당하게 품고 있다. 그 눈물 속에는 “해충이나 병원균처럼 박멸의 대상이 된 목숨/암흑의 벙커나 다락방으로 숨어들어 꽃을”(「그녀들 비탈에 서다」) 파는 ‘영자’같이 비탈에 선 여성들의 한숨과 원망과 절망이 들어 있다. 시인은 학벌도 자격증도 없는 그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피고름 같은 고통을 물질 권력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 알리고 있다. 따라서 그녀들이 물의 철근을 씹어 먹고,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얼굴에 철판을 깔고, 지폐 한 장을 위해 온몸으로 웃음의 파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죽기 전에 한번 살아봐야겠다고 고봉밥을 먹는 그녀들을 어찌 외면할 수 있겠는가. ― 맹문재(시인, 안양대 교수)

저자 소개

  • 저자 : 이기와
서울에서 태어나 1997년『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산문집『시가 있는 풍경』『비구니 산사 가는 길』이 있다.
KBS TV 에 출연해 질곡과 고통의 세월을 딛고 자신의 꿈을 이룬 인생역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제 그녀는 과거의 암울과 상처 따위에서 벗어나 타인의 고민과 상처를 보듬기 위해 참살이가 무엇인지,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무엇인지 새로운 화두를 들고 참구하고 있다. 그 일을 원고지 위에서가 아닌 현실 속에서 직접 실천하기 위해 현재 명지대학교에 다니며 사회복지사의 꿈을 일구고 있다.

책 속에서

그녀들 비탈에 서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고막을 찌르는 호각소리
야음의 뒷길을 질근질근 씹으며 몰려오는
수색꾼들의 구둣발 소리
밀실에 웅크리고 있던 겁에 질린 꽃들
서너 송이 붙들려 관용 지프차에 옮겨졌다
수분을 빼앗겨 말라버린 얼굴을 차창에 구겨 넣고
가축처럼 무력하게 수송되어 갔다
빛의 난립으로 혼탁해진 이 도시의 간판을 건너
그녀들의 얼어붙은 눈빛은 어디로 이송되는 것인가
해가 떠올라 찌든 밤이 헹굼질 되면
바람 한 점의 무게로나 돌아올 수 있을까

해충이나 병원균처럼 박멸의 대상이 된 목숨
나치에 쫓기는 유태인들 마냥
암흑의 벙커나 다락방으로 숨어들어 꽃을 판다
어제는 커튼 친 차를 타고 게토를 빠져나가
몇 블록 밖에서 심장 뛰는 거래가 이루어졌다
후미진 골목에 잠복해 있던 그믐달은 들었을 것이다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죽음의 덫을 밟는 소리를
목재나 쇠붙이처럼 말이 없어진 그녀들의
눈알을 빼서 만든 율법을 보라
그 장님의 율법에는 구린 반어의 냄새가 난다
수색망을 피해 필사적으로 생업을 마친
오늘은 별들도 더럽게 빛난다

목차

목차
▶차례
시인의 말
1부 주검의 애인
화장실 연가 1
누각(淚閣)
나
맹인 안마사
귀소본능
상놈의 호적
시절이 하 분분하여
우물귀신
길다방 송 양
마중물
전도몽상(顚倒夢想)
죽음학
열무 구멍?
중심
어떤고백
하릴없이
시각장애
이웃 사내
그 여름의 역전
모형 무덤
그녀들 비탈에 서다
비문(非文)의 여자
흰 밥알이 흩날린다
공장밥
약발이 받지 않는 나날
60년대 생활상을 재현한 모형 전시관 앞에서
의식불명의 가족
고무구름
뿌리는 자와 거두는 자
그녀는 프로다
밤
주검의 애인
新정아 따라잡기
바람 빠진 공
현상의 숲
완성
2부 영자의 봄
용주골 봄비
화대 장부
영업일지
우기
광복절 날의 우수
돌아오고 있다 너는
암벽의 나무
거리의 창녀
밤 버스
간신히 봄은 온다
힘을 빼, 저 숲의 나무처럼
대기실
순댓집
경주마
낙인(烙印)
공장의 노래
붉은 꽃멍울 터지는 날에
집들이
화장실 연가 2
돈
군산 윤락가 화재 사건
마리화나
금단
편지
평화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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