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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4603706 / 454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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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7세기 일본, 화려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아스카 시대, 그 궁정에서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사건들, 그리고 1,200여 년 후 태어난 한 천재적인 '괴물'의 독특하고 끔찍한 '미크로코스모스(소우주)'. 19세기 말에 태어난 한 아이가 제국주의라는 일본의 어두운 현대사를 고스란히 체현하는 '괴물'로 성장했다가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몰락하기까지의 일생을 독특하게 풀어가며, 과거와 현재 사이의 유사성 혹은 인과관계에 주목하게 한다. 작가는 제국주의, 히로시마 핵 참사 등 일본의 역사 속 묵직한 주제들을 경쾌하게 비틀며, 냉소가 흐르는 한 편의 잔혹 코미디를 만들어낸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일본 역사를 경쾌하게 비틀어 한 편의 익살극으로 만들어버린 냉소의 대가 아스카 후지모리의 ‘잔혹 코미디’ 제2탄! 1. 역사를 가지고 놀다 - 경쾌하고 외설스러운 팩션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에다 허구의 옷을 입힌, 요즘 말로 하면 일종의 ‘팩션’이다. 하지만 추리나 미스터리 팩션이 아니라, ‘역사를 가지고 한바탕 놀이판을 벌인 유쾌한 팩션’이다. 그 막나가는 유쾌함 속에도 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능가하는 비밀스런 음모와 예측 불허의 반전이 숨겨져 있다는 것 또한 이 소설의 커다란 매력이다. 일본 정사(正史)... 일본 역사를 경쾌하게 비틀어 한 편의 익살극으로 만들어버린 냉소의 대가 아스카 후지모리의 ‘잔혹 코미디’ 제2탄! 1. 역사를 가지고 놀다 - 경쾌하고 외설스러운 팩션 이 소설은 역사적 사실에다 허구의 옷을 입힌, 요즘 말로 하면 일종의 ‘팩션’이다. 하지만 추리나 미스터리 팩션이 아니라, ‘역사를 가지고 한바탕 놀이판을 벌인 유쾌한 팩션’이다. 그 막나가는 유쾌함 속에도 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능가하는 비밀스런 음모와 예측 불허의 반전이 숨겨져 있다는 것 또한 이 소설의 커다란 매력이다. 일본 정사(正史)에 기록된 위대한 인물들이 실은 어처구니없는 바보였으며 일본사의 한 획을 그은 업적이나 사건이 실은 어처구니없는 동기(투정, 심심풀이 장난, 욕정 등)로 어쩌다가 탄생한 한판 해프닝이었다는 식으로, 장중한 일본 고대사를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인물들과 앞가림만 겨우 하는 인물들의 좌충우돌, 피 터지는 이야기로 격하시킨 이 블랙코미디는 작가의 능숙한 조롱과 야유와 풍자의 필력에 힘입어 쉴새없이 독자의 웃음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단지 이런 역사 패러디의 풍자와 조롱에서 연유한 웃음뿐이라면 수많은 책들이 이미 우리에게 그런 재미를 제공해왔으므로 특별하달 것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재미가 각별한 것은, 또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이야기가 위의 코미디와 연결되는 방식이 기묘하고 놀랍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이야기란, 위의 좌충우돌 고대 황실에서 1,200여 년을 훌쩍 뛰어넘은 20세기 전반기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19세기 말에 태어난 한 아이가 제국주의라는 일본의 어두운 현대사를 고스란히 체현하는 ‘괴물’로 성장했다가 일본의 패망과 더불어 몰락하기까지의 일생을 독특하게 그려낸 이야기이다. 일본 고대와 현대, 이 두 파트의 이야기는 번갈아가며 등장하면서 독자에게 과거(고대)와 현재(현대) 사이의 유사성 혹은 인과관계에 주목하도록 한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사람은 소멸돼도 결국 업장(業障)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다분히 불교적 세계관? 혹은 소설 속 (돌팔이) 중들의 대화처럼, ‘과거는 미래에 의해 결정된다’는 역사관을 피력하는 희극? 아니면, 인류 역사상 최대의 참사인 히로시마 핵 참사를 초래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 이 모든 것일 수도 있고 전혀 아닐 수도 있다. 작가는 그런 결정적인 한 가지 해답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작가는 입담 좋은 이야기꾼이 되어서 독자를 웃기거나 등을 오싹하게 하는 이야기를 구성지게 풀어놓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야기하기를 좋아했습니다. 이데올로기, 도덕, 심리, 메시지, 이 모든 것은 다 부차적인 것이죠. 나는 나 자신을 옛날의 이야기꾼 같은 부류로 생각합니다.”-「포트 아 포트」와의 인터뷰, 2005년 2월) 따라서 우리가 이 책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작가가 공들여 구성한 소설적 장치들이 주는 쾌감이다. 소설이 명하는 대로 쾌감에 푹 젖어 이야기에 빨려들어가다 보면 이 소설이 구성하는 거대한 ‘코스모스’는 모든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취향대로 골라 느낄 수 있는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 소설의 내용 ☞ 이 소설은 일본 역사와 전설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는 소설이다. 따라서 그 ‘레퍼런스’를 알고 읽어야 더욱 재미있다. 소설의 내용 소개에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실과 전설을 소개한다. * 참고 1. 아스카 시대 일본사에서 552~645년의 시대. 6세기 후반, 호족 간의 치열한 세력다툼 끝에 친백제파 소가 우마코가 승리함으로써 새로운 종교인 불교가 전국적으로 장려되었다. 우마코는 스??을 천황에 앉혔으나 곧 암살한 후, 592년 다시 조카딸을 스이코 천황으로 즉위시키고 실권을 장악했다. 스이코의 조카 쇼토쿠 태자는 섭정에 올라 소가의 절대적 협력 아래 국가 체제를 정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고대국가의 기틀을 닦았다. 쇼토쿠 태자는 ‘관위12계’를 제정하여 관료제도를 정비하였고, ‘헌법17조’를 선포하여 국가의 위계질서를 명문화했으며, 『천황기』『국기』 등 일본 최초의 역사서를 편찬함으로써 나라에 정통성을 부여하였다. 또한 그는 불교의 융성에도 수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쇼토쿠 자신이 『삼경의소』라는 불경 주석을 짓고 호류 사를 세움으로써 ‘아스카 문화’라 불리는 일본 최초의 불교 문화를 일으켰다. 소가 씨의 집권은 이후 삼대에 걸쳐 계속되다가, 645년 우마코의 손자인 소가 이루카가 나카노 오에 황자(덴지 천황)에게 살해됨으로써(다이카 쿠데타) 아스카 시대는 막을 내리고 일본은 다이카 개신의 시대를 맞는다. * 참고 2. 다케토리 모노가타리(竹取物語, 대나무 캐는 노인 이야기) 일본의 산문문학 양식인 모노가타리의 하나. 작자 미상이며, 9세기 후반이나 10세기 중반, 헤이안 시대에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옛날에 대나무를 베어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이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대나무가 반짝이는 것을 보고 신기하게 여겨 베어보니, 대나무 안에 예쁜 여자아이가 들어 있었다. 노인은 아이를 키우기로 하고 이름을 ‘가구야히메’라고 지었다. 그후로 노인이 대나무를 벨 때마다 많은 보물이 나왔고, 노인과 가구야히메는 아무 부족함 없이 잘살았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가구야히메는 아름다운 아가씨로 성장했다. 수많은 구혼이 들어왔지만 가구야는 모두 거절했고, 최후로 귀족 다섯 명만 남게 되었다. 가구야는 구혼자의 진심을 알기 위해 다섯 남자에게 각각 어려운 문제를 내주고 이를 푸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두 다 실패하고 말았다. 소문을 들은 황제도 가구야에게 청혼했지만, 역시 가구야는 거절했다. 몇 년 후, 달이 뜨는 밤이면 수심에 차 있는 가구야를 본 노인이 걱정을 하자, 가구야는 자신은 달의 사람이며 이번 8월 15일 밤이 되면 달에서 자기를 맞이하러 올 거라고 말했다. 가구야를 잃고 싶지 않았던 노인은 황제에게 도움을 청했고, 황제는 군사를 보내 가구야를 지키게 했다. 하지만 8월 15일 밤이 되자, 수많은 군사들이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중을 나는 수레가 하늘에서 내려와 유유히 가구야를 태우고 날아갔다. 가구야는 떠나면서 작별의 선물로 글과 불사약을 남겼다. 하지만 황제는 “가구야가 없는데 이런 것이 다 무슨 필요가 있느냐?” 하면서 그 글과 불사약을 쓰르가 산 정상에 던져버렸다. 이 산이 후지 산(불사산이라고도 불린다)이다. 장면 1. 일본 고대 아스카 시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조정의 실권자 소가 우마코는 스?? 천황을 살해하고 누카타베(스이코 천황)를 천황 자리에 앉힌다. 비록 우마코의 꼭두각시 천황이긴 했지만, 일본 최초의 여제 누카타베는 그 덕성으로 황실의 안정을 되찾으며 조정의 신망을 얻는다. ‘얼간이’ 왕자 우마야도(쇼토쿠 태자)를 섭정에 앉힌 것만 제외하면. 우마코는 우마야도를 섭정에 앉히는 것을 못마땅해했지만, 결국 승인하고 만다. 나이 스물이 넘어서도 징징거리는 우마야도는 애들 장난하듯 중국과 전쟁을 하려 하고, 아스카 사원에 거대한 불상을 들여놓겠다고 떼를 쓴다. 궁정의 시녀란 시녀는 죄다 범하지만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이 얼간이 왕자는 여제가 준다는 선물에 혹해서 불경에 주석을 단답시고 괴발개발 몇 자 끄적거린 것을 발표한다. 사고뭉치 밉살맞은 우마야도는 결국 매독과 천연두로 죽는다. 우마코는 그의 죽음이 너무 기뻐서 부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꺽꺽 울지만, 우마야도가 천한 종을 범하여 잉태된 씨가 태어났으니,
소가 부인은 산도(産道)가 찢어지는 고통 끝에 마지막 안간힘을 써 작은 핏덩어리를 밀어냈다. 숨이 붙어 있는 그 핏덩어리를 먼젓번 아이들보다는 오래 살게 하겠다고 그녀는 맹세했다. 소가 부인은 이미 사내아이와 계집아이를 하나씩 낳았지만 사내아이는 생후 여섯 달 만에, 미숙아였던 계집아이는 첫 주를 못 넘기고 죽었다.
시타야 병원의 의사들은 일찌감치 여인에게 경고했었다. 지독한 난산이었던 두번째 분만이 쇠약할 대로 쇠약한 그녀의 장기에 치명타를 남겼기에, 또 임신했다가는 산모의 목숨이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것은 가냘픈 이 여인이 얼마나 독한지 모르고 한 말이었다. 메이지 23년 11월, 별자리 운세가 좋은 저녁을 골라 여인은 남편에게 술을 두세 잔 먹여 넘어뜨리고 이미 알맞게 곤두선 그의 그것을 거침없이 제 몸 속에 집어넣었다. 일이 너무 빨리 끝났다고 판단한 그녀는 추잡한 말을 몇 마디 중얼거리며 몸을 조금 더 움직였고, 15분쯤 애를 쓴 끝에 남편의 씨를 받았으리라 확신했다.
(15쪽)
왕자…… 우마야도 왕자, 그것이 여제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여제는 왕자를 친자식처럼 사랑하여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지 해주었다. 왕자가 원했다면 여제는 심장도 두말없이 꺼내주었을 것이다. 고문관과 대신들 앞에서는 언제나 위엄 있는 그녀였지만 왕자만 나타나면 딴사람이 되었다. 통통하고 둥그런 얼굴과 눈웃음치는 커다란 눈. 늘 제 몸보다 큰 옷을 걸친 왕자가 여제는 못 견디게 사랑스러웠다. 응석동이 특유의 화려한 변덕에 여제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누군가 조정의 왕자로서 지나친 행동이라고 지적이라도 할라치면 여제는 태연히 대꾸했다.
“비범한 아이들은 변덕스러운 법.”
우마야도 왕자는 더할 나위 없이 변덕스러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그는 훌쩍거리면서 여제의 방으로 뛰어들었다.
“마마, 마마, 저 좀 안아주세요!”
“저런, 저런, 우리 아기, 이 어미한테 오시게.”
여제는 옷을 열어젖혀 빨기에는 좀 물렁한 왼쪽 젖가슴을 내밀었다. 왕자는 비틀거리며 달려가 여제의 젖가슴에 오래도록 얼굴을 묻었다. 어쩌면 그건 감동적인 광경이었을지도 모른다. 왕자가 정실부인은 물론이고 하나같이 예쁘고 맹한 첩들을 줄줄이 거느린 스무 살 청년만 아니었어도 말이다.
(43-44쪽)
숫총각 나카노 오에의 지속 발기증의 근원이자 종착점은 두말할 것 없이 가구야 공주였다. 그래 봤자 헛일이었는데, 공주는 이 공공연한 정열에 눈곱만 한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공주가 한창 그 짓에 몰두한 왕자와 맞닥뜨린 일도 몇 번 있었는데, 예의상 약간의 호기심을 내비치며 잠시 쳐다보고는 흰 담비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음, 당신이 숫총각이란 것이 유감이야. 싱싱한 쪽파를 꼭 닮은 그런 귀여운 거시기라면 반색할 여자들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물론 왕자가 가구야 공주를 반색하게 만들 일은 없었다. 가구야는 자신은 야채보다는 고기를 더 좋아한다고 태연히 덧붙였으므로.
숫총각은 왕궁 복도의 명물이 되었고 그의 기벽은 종종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노골적인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거 참 미친 거시기야! 한겨울인데도 기운차게 싹을 틔우다니.”
“무릇 거시기라 함은 이런 매운 추위엔 앙증맞고 따뜻한 구멍 속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고 싶어하는 법인데.”
“아침 찬이슬을 맞고도 숨이 죽지 않는 용감한 거시기지!”
그치지 않는 조롱과 공주의 매정한 거절에도 아랑곳없이 나카노 오에는 신념을 관철했다. 그는 언젠가는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 그렇다, 아무리 가당찮고 해괴한 요구라 해도 그것이 가구야의 뜻이라면 왕자는 모든 것을 버리고 뛰어들 작정이었다.
(353쪽)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