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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이윤학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환장의 사전적 이미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벗어나게 마음이 바뀌어 아주 달라짐'을 뜻한다. 이 책은 아주 소박하고 따스하면서도 참스럽기 그지없다. 너무나도 인간스러운 ‘환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 고이 우러나온 저자의 구수한 이야기를 담았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책 소개 이윤학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환장』을 펴낸다. 환장, 이라고 쓰고 보니 환장이라는 말이 간질거려 사전을 펼쳐본다.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벗어나게 마음이 바뀌어 아주 달라짐’이라는 해설이 왠지 낯설다. 환장은 그냥 ‘환장하겠네’의 환장이 아닌가. ‘어느 봄날 젊은 놈은 그늘에서 장고만 치는데 여자는 뙤약볕에서 울면서 노는’ 그런 샛노란 약 같은 분위기. 하지만 이윤학 시인의 ‘환장’은 그와 다르다. 아주 소박하고 따스하면서도 참스럽기 그지없다. 후끈한 봄날 실컷 걷고 난 뒤 벗어버린 ... 책 소개 이윤학 시인의 세 번째 산문집 『환장』을 펴낸다. 환장, 이라고 쓰고 보니 환장이라는 말이 간질거려 사전을 펼쳐본다.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벗어나게 마음이 바뀌어 아주 달라짐’이라는 해설이 왠지 낯설다. 환장은 그냥 ‘환장하겠네’의 환장이 아닌가. ‘어느 봄날 젊은 놈은 그늘에서 장고만 치는데 여자는 뙤약볕에서 울면서 노는’ 그런 샛노란 약 같은 분위기. 하지만 이윤학 시인의 ‘환장’은 그와 다르다. 아주 소박하고 따스하면서도 참스럽기 그지없다. 후끈한 봄날 실컷 걷고 난 뒤 벗어버린 양말 속에서 시큼하게 풍겨 나오는 발 고린내 같은, 좌석버스 안에서 저도 모르게 픽 뀌어버린 한 처녀의 슬픈 방귀냄새 같은, 잃어버린 운동화 한 짝을 찾으려고 개펄에 푹푹 빠지는 무릎 같은… 말하자면 너무나도 인간스러운 ‘환장’. 여전히 그는 느릿느릿 걷는다. 말도 아주 조금 더듬는다. 그러나 그에게는 감추어둔 뜰채가 있나 보다. 깨끗하게 알을 닦은 돋보기가 있나 보다. 묏자리에서 스물여덟 발자국을 셀 줄 아는 그, 그가 담고 그가 들여다본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만 사나보다. 눈물 많은 사람들만 사나보다. 그래서인지 『환장』을 읽으면 마음이 매캐해진다. 잊고 살았던 송사리가 쉬고 가는 작은 개울, 그 연원이 내 속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눈이 맑아진다. 그리고 문득 공중전화를 걸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전화카드를 사주고 싶어진다. 그도 못한다면 주머니 탈탈 털어 잔돈이라도 손에 쥐어주고 싶어진다. 한참 동안 수화기를 들고 서 있는 외국인 노동자, 실컷 말하다가도 눈물이 핑 도는 얼굴이 되어버리는 그들의 그리움을 엿본 값으로 말미암아. 저자의 말 몇 년 만에 산문집을 묶습니다. 십년쯤 전에 쓴 것도 있고 이십년쯤 된 것도 있는데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아플 때만 다녀가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번 생에는 시로는 안 될 것들을 꺼내보았습니다. 어떻게 옮겼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절실했던 순간을 오십 몇 꼭지 옮겨 보았습니다. 솥뚜껑을 열어보는 심정입니다. 아직 나에게 물은 남아있는지. 저에게 글을 쓰게 해주신 이성복 선생님, 박주택 선생님, 보들레르 형, 겐지 형, 도현이 형, 민복이 형, 병근이 형, 희덕이 형, 형준이 형, 춘식이 형, 대흠이 형, 태준이 형, 진원씨 에게 감사 드립니다. 7년 만에 옮긴 시 한 편으로 대신합니다. 全生의 모습 작년에 자란 갈대 새로 자란 갈대 사이에 끼어 있다 작년에 자란 갈대 껍질이 벗기고 꺾일 때까지 삭을 때까지 새로 자라는 갈대 전생의 기억이 떠오를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전생의 모습 2005년 가을 불광천변에서 이윤학 올림 5. 추천글 이윤학은 두보처럼 지독한 리얼리스트이다. 우선 글을 씀에 있어 절실한 이미지를 얻지 못하면 죽어도 쓰지 않는 태도가 그렇다. 세상을 바라봄에 있어 그의 인간미가 또한 그렇다. 그는 독사처럼 머리 치켜든 비애와 늘 맞서고 있지만 그 머리를 베어버리지 못한다. 내게는 그의 이율배반이 두 가지 의미로 다가온다. 하나는 그가 ?망가진 육체의 옷가지?에 비유될 이 세상의 가난한 모든 것들의 흔적을 지독하리만치 끈질긴 응시의 미학으로 복각해낸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차가운 바라봄의 미(美) 속에 이 세상 누구보다 따뜻한 연민의 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윤학은 그래서, 물뱀을 독사로 만드는 신기한 재주를 지닌 사람이다. 그가 세상을 최고로 사랑하는 방법은 그가 만난 세상의 온갖 상처를 들춰내고, 나아가서 아물고 있는 고통마저 들쑤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잊고 있던 절실한 상처와 조우하는 것만이 삶을 사랑하는 최대한의 방법이라는 것을 전생의 기억처럼 들려준다. 때문에 물뱀의 심성을 지닌 독사가 이 산문집에서 들려주는 ?아플 때만 다녀가는 이미지?는 절실하고 놀랍고 ?환장?할 만큼 사랑스럽다. (박형준/시인) 한 소년이 어둠침침한 창고 안에 앉아 있다. 소년은 밝은 곳을 원하지만, 드러난 곳에 있을 수가 없다. 소년은 한 소녀를 오래 보고 싶었던 것이다. 소년은 창고 벽에 못 구멍 하나를 내고 그 구멍을 통해 마음에 두고 있는 소녀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그녀로 인해 가슴이 너무 뜨거워져서 차마 햇살 아래에서는 그녀를 마주 보지 못하고, 컴컴한 창고 속에서 못 하나 두께의 구멍으로 밖을 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녀가 항상 보이는 것은 아니다. 소녀가 그 구멍 너머를 지나치는 시간은 0.1초쯤. 소년이 볼 수 있는 건 그녀의 옆얼굴뿐이다. 그래도 소년은 그 기다림을 지루해 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0.1초나마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그 조그만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던 소년은 날이 가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그렇게 나무의 뿌리가 바닥으로 스미듯 슬픔의 뿌리를 가지게 된 소년은 20여년이 지나도록 새끼손가락 굵기도 되지 않을 그 구멍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년의 시선은 집요하고 구멍 밖 세계에 관여하지 않는다. 그 작은 구멍을 통해 소년은 고무대야 위에 서로 기대고 앉은 농사꾼 부부를 바라보고, 입은 거칠면서 가슴이 화로처럼 따스한 개장수 아저씨를 바라보고, 그리움을 이기지 못해 풀잎처럼 우는 현대슈퍼 앞 공중전화기 곁에 선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게 된다. 그의 들여다봄이 얼마나 집요하였으면 ‘몸 속 폐에 뚫린 구멍’의 개수까지 셀 수 있게 되었단 말인가? 40여년 그 구멍을 들여다본 그가 발견한 놀라운 ‘섬광의 순간’을 보다 보면 ‘환장’하게 울다가 ‘환장’하게 웃게 된다. 그의 시선을 따라 그 작은 구멍을 오래 들여다보면, 그 구멍이 우리가 태어났던 그 작고 커다란 구멍이라는 것을 알게 되리라. (이대흠/시인)
몇 년 만에 산문집을 묶습니다.
십년쯤 전에 쓴 것도 있고 이십년쯤 된 것도 있는데
어울릴지 모르겠습니다.
아플 때만 다녀가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번 생에는 시로는 안 될 것들을 꺼내보았습니다. 어떻게 옮겼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절실했던 순간을 오십 몇 꼭지 옮겨 보았습니다. 솥뚜껑을 열어보는 심정입니다.
아직 나에게 물은 남아있는지.
저에게 글을 쓰게 해주신 이성복 선생님, 박주택 선생님, 보들레르 형, 겐지 형, 도현이 형, 민복이 형, 병근이 형, 희덕이 형, 형준이 형, 춘식이 형, 대흠이 형, 태준이 형, 진원씨 에게 감사 드립니다.
7년 만에 옮긴 시 한 편으로 대신합니다.
全生의 모습
작년에 자란 갈대
새로 자란 갈대 사이에 끼어 있다
작년에 자란 갈대
껍질이 벗기고
꺾일 때까지
삭을 때까지
새로 자라는 갈대
전생의 기억이 떠오를 때까지
곁에 있어주는 전생의 모습
2005년 가을
불광천변에서 이윤학 올림
-저자의 말
목차
1부
거미/연탄 화덕/공중전화/환장/고욤나무/운동화 한 짝을 찾아서/딸기밭/돼지꿈? 개꿈?/방귀/능청/숫염소/한 되/독사/바퀴/전봇대/소이따부리/
2부
새장/물/수영/맨홀/네가 서 있던 자리/쓰르라미/멍게/고양이/개장수 아저씨/장미 넝쿨 1/장미 넝쿨 2/
0.1초/뱀 삼촌/파리/모산도/창문/코스모스/소파생활자/반벙어리
3부
내 새를 날려줘/어떤 상처/고동색 점퍼/담 위 유리 쪼가리/송사리/손/음악시간/카세트/겨울밤/물뱀을 독사로 만드는 재주/새벽에 걸려온 전화/양조장/감나무/아랫목/저수지/독도에 가다/아, 입이 없는 것들/환상을 찾아서/간절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