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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은빛낚시

이순원 저 | 이룸 | 200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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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88957071373 / 376쪽 153 x 2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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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반디앤루니스 리뷰

여기에 묶은 손바닥보다 작은 이야기들은 산골 소년이 은빛 낚시로 건져 올린 옛 추억들과 또 이제까지 살아온 길 위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모은 것이다. 나로서는 책머리에 '산문집'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 조차 썩 내키지 않을 만큼 한 편 한 편을 짧은 소설처럼 이 글을 썼다. 다만 바러가니, 내 안에서 처음 추억될 때 따뜻했던 것처럼 누군가의 가슴에도 이 짧은 이야기들이 따뜻하게 다가가 그를 나의 이야기가 아닌 그의 이야기로 함께 추억하게 했으면 좋겠다. 자, 이제 떠나라. 내 길 위의 이야기들....

출판사 리뷰

저자 소개

1957년 강원도 강릉 출생. 강릉상업고등학교·강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 《낮달》이 당선되어 등단. 창작집에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어머니의 이슬털이》  등이 있고, 장편소설에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에덴에 그를 보낸다》 《미혼에게 바친다》 《수색, 그 물빛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독약 같은 사랑》등이 있으며, 1996년 단편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제27회 동인문학상을, 1997년 중편 《은비령》으로 제42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책 속에서

<어머니의 이슬털이>

중학교 때 나는 학교를 다니는 게 싫었다. 어린 아들이 그러니 어머니도 한숨이 나왔을 것이다. 우선 집이 너무 멀었다.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 에미가 신작로까지 데려다주마.”
그날도 마지못해 가방을 들고 나서자 어머니는 얼른 내 가방을 받아들고 나보다 앞서 집을 나섰다. 신작로로 가는 산길에 이르러 어머니는 다시 내게 가방을 내주고 거기에서부터 두 발과 지게작대기를 이용해 내가 가야 할 산길의 이슬을 털어내기 시작했다.
그런다고 내 옷이 안 젖는 것도 아니었다. 어머니의 옷도 그 뒤를 따라가는 내 옷도 흠뻑 젖었다. 산길을 다 넘은 다음 어머니는 품속에 넣어온 새 신발을 내게 갈아 신겼다.
“앞으로는 매일 털어주마. 그러니 이 길로 곧장 학교로 가거라. 다른 데로 가지 말고.”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울지는 않았다.
지금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때 어머니가 이슬을 털어주신 길을 걸어 지금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보면 어머니는 내가 살아온 길 고비마다 이슬털이를 해주셨다. 아마 그렇게 털어주신 이슬만 모아도 작은 강 하나를 이루지 않을까 싶다. 오래오래 사세요, 어머니.

-본문 중에서

목차

목차
작가의 말
가족
어머니의 이슬털이
우리가 자연에서 배우는 것들
아버지의 은수저
함께 오래 길을 걷는 친구
게를 먹다가
고수의 사람 구분법
...
 
추억
석류를 까먹는 밤
삼잎을 태우던 날
램프의 추억
대관령, 추억의 토끼 사냥
용남이 누나의 칼점
...
 
이웃
서울을 무서워하는 사람들
아버지들이 드린 선생님 선물
엄마들은 언제 우는가
6학년 때 반장의 영향력
...
 
세상
원조 집은 없다
동구 밖 멀리
그렇게 아낀 시간에 우리가 하는 일
'내일이면 집 지으리 새'에 대하여
강아지의 아버님과 어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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