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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8932015805 / 210쪽 128 x 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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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이 책에 소개된 「견고한 죽」(1989), 「밤의 눈」(1979), 「나비」(1980)는 개혁 개방 이후 1980년대 중국을 다룬 왕멍의 대표작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문화대혁명이 종결된 뒤 격변과 혼돈,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중국 지식인의 기대와 흥분 등을 여실히 재현해놓고 있다. 왕멍 문학의 개성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중·단편들이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서평 [왕멍(王蒙)은 누구인가?] 왕멍은 신시기의 처음 10년 동안 중국 소설이 구태를 벗어나 세계 문학의 수준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이다. 앞서 지난해 국내에 번역 발표됐던 장편 『변신 인형』(2004·2005년 서울대가 선정한 ‘대학생이 읽어야 할 책 100선’에 선정)은 중국 소설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음을 인상 깊게 보여준 그의 대표작이다. 그의 화려한 공직 생활과 오랜 정치적 망명이라는 극단의 영욕이 말해주듯, 왕멍은 다른 어떤 중국 작가보다도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새... [왕멍(王蒙)은 누구인가?] 왕멍은 신시기의 처음 10년 동안 중국 소설이 구태를 벗어나 세계 문학의 수준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이다. 앞서 지난해 국내에 번역 발표됐던 장편 『변신 인형』(2004·2005년 서울대가 선정한 ‘대학생이 읽어야 할 책 100선’에 선정)은 중국 소설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음을 인상 깊게 보여준 그의 대표작이다. 그의 화려한 공직 생활과 오랜 정치적 망명이라는 극단의 영욕이 말해주듯, 왕멍은 다른 어떤 중국 작가보다도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새로운 공화국의 역사와 공동 운명의 길을 걸어왔다. 왕멍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만큼 중국 현대사의 한 상징이다. 우리가 그의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굴곡진 역사 속에 문학이 설 수 있는 자리, 문학만이 발언할 수 있는 형태의 것을 왕멍은 그의 작품들로 대변하고 있다. “혁명에 충성을 바치려면 문학을 배반해야 한다. 그런데 문학을 사랑하고 문학을 하자면 혁명 진영 입장에서 볼 때는 수치스러운 배반자가 된다.” 왕멍의 이러한 언급은 당 관료와 문학가, 넓게는 문학과 정치 사이에 놓여 있는 그의 존재적 기반과 문학적 세계를 상징적으로 암시한다. 왕멍의 삶과 문학의 이러한 입지와 그간의 행보는 비단 왕멍 개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작가와 문학이 직면하였던 열광과 고투, 그리고 좌절을 그대로 대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왕멍을 사회주의 정권 성립 이후 중국 대륙 문학을 상징하는 대표적 작가라고 평가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다. 실제로 왕멍은 2000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정식 추대되면서 당대 아시아권 작가들 중 가장 유력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네 차례나 거명되기도 했다. 그는 문예이론가, 사상가, 그리고 소설가로서 자신의 50년 창작 인생을 꾸려온 거인이다. 이미 100여 개에 이르는 소설과 산문, 시와 학술 저작을 출판했으며 그의 작품은, 20여 가지 언어로 번역되어 각국에 출판되었고 중국 내 주요 문학상과 이탈리아 일본 등 세계 유수의 국제 문학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다. 그의 거대한 문학적 성취는 중국 현대사와 그의 평범치 않은 개인사, 탁월한 예술적 재능, 예민한 사유와 통찰력, 그리고 놀라운 의지와 분투 정신 이 모두가 한데 어울려 빚어진 결과다. [수록 작품 소개] 이 책에 소개된 「견고한 죽」(1989), 「밤의 눈」(1979), 「나비」(1980)는 개혁 개방 이후 1980년대 중국을 다룬 왕멍의 대표작에 속하는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문화대혁명이 종결된 뒤 격변과 혼돈,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중국 지식인의 기대와 흥분 등을 여실히 재현해놓고 있는데, 그 주제 의식은 물론이요, 형식(서구 모더니즘의 ‘의식의 흐름’ 수법을 연상케 하는 시공의 비약과 치밀한 내면 묘사, 그리고 직접·간접·직간접 화법의 동시 구사 등의 서사적 실험)면에서도 왕멍 문학의 개성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중·단편들이다. 왕멍 자신이 사상 및 노동 개조를 요구받은 16년간의 신장 생활을 마감하고 베이징으로 입성 직후에 차례로 발표한 이 세 작품은, 문화대혁명이 끝난 뒤 정치적으로나 문학적으로나 복권되어 당 관료와 작가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시기에 씌어진 것들이다. 견고한 죽(堅硬的稀粥) 이야기는, 아침에 ‘죽’을 먹는 중국인들의 오랜 식습관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한 집안에서 할아버지부터 증손자까지 4대가 연출하는 분란을 담고 있다. 그대로 80년대 중국의 정치적·사상적 지형학의 축소판이다. 전면적인 서구화를 주장하는 서구파에서부터 완고한 보수주의파, 민주적 개혁을 주장하지만 현실과 유리된 민주파 등으로 나뉜 가족들이 서로 경쟁하다가 결국은 다시 ‘죽’으로 돌아옴으로써 ‘죽’의 견고함을 입증하는 것이 이 소설의 결말이다. 이 소설이 발표되자 일부 평론가들이 덩샤오핑을 악의적으로 풍자한 작품이라면서 공격하여 문학적·정치적으로 큰 파문이 일어났고, 6·4 천안문 사태가 종결된 직후인 데다가 왕멍이 그 사건과 관련하여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여서 사건의 파장이 더욱 확대되었다. 결국 법정에까지 가서야 무혐의 판정을 받아 간신히 그 파문은 가라앉았다. 이 작품이 문학적·정치적으로 그토록 민감한 파장을 일으킨 것은 그만큼 80년대 중국 현실을 솔직하게 묘파하였다는 반증인 셈이다. 왕멍은 중국의 개혁과 변화를 가로막고 있는 구조, 명시적으로 드러나 있는 정치 구조는 물론이고 중국인들의 의식과 심리, 행동 양식 등, 이른바 문화 심리 구조에 줄곧 문학적 관심을 기울여왔는데, 이 작품은 바로 그러한 왕멍 문학의 개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밤의 눈(夜的眼) 문혁 시기에 우파로 지목되어 외딴 시골로 내려간 진실하고 순수한 한 인물이 베이징에 출장을 가는 길에 부탁 받은 심부름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급 아파트에 살고 있는 타락한 당 간부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희망 속에서 열정과 기대로 가득 찬 지식인 및 도시 노동자들, 그리고 ‘양의 다리’로 상징되듯이 절박한 생계 문제에 직면해 있는 일반 기층 민중들의 세계를 한편에 두고 이것을 새로운 시대에도 여전히 ‘밤의 눈’으로 남아 있는 타락한 당 관료의 세계와 이분법적으로 대비시켜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 나오는 “민주와 양의 다리가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언급은 왕멍이 생각하는 중국 미래의 궁극적 지향점을 암시하는 걸로 해석된다. 또한 이 구절은 1980년대 이후 중국 지식인들 사이에서 폭넓게 회자되는 유명한 문구가 되기도 했다. 나비(蝴蝶) 왕멍 자신의 삶과 상당 부분 겹쳐 있는 「나비」는 ‘장쓰위엔’이라는 인물의 현대사이자 중국인민공화국의 현대사이다. 작품은 우리나라의 차관 급에 해당하는 부부장 직에 있는 주인공이 어느 날 모든 수행원을 물리치고 과거 우파로 낙인찍혀 내려가 지냈던 산골 마을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 그리고 그곳에서 아들과 예전에 자신과 같이 생활하였던 순박한 산촌 사람들을 만난 뒤 다시 부부장의 자리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을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열정적이고 순수했던 소년 혁명가 시절부터 부부장이 된 개혁 개방 시기까지 장쓰위엔이 겪은 이혼과 아들과의 갈등, 반우파 투쟁에 앞장섰다가 자신이 도리어 우파로 지목당하면서 겪게 되는 고통, 산골 마을로 향하면서 다시금 자기 삶의 올바른 궤도를 찾게 되고, 마침내 복권되기까지의 과정이 회상을 통해 재현된다. 즉, 장쓰위엔의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라는 자의식의 분열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장쓰위엔이 산골 마을로 가서 그곳의 순박한 사람들과 만나 그들의 지혜와 덕망을 다시 확인하는 일은 역으로 보면 당과 관료들이 민중을 잊고 민중과 함께하지 않으면 타락한다는 것이고, 민중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당 상부와 당의 문건에만 관심을 기울이면 관료주의가 싹이 튼다는 성찰이자 경고이다. 요컨대 장쓰위엔의 개인적 귀향 체험은 과거의 순수함과 열정을 잊은 채 관료주의에 빠지고 새로운 특권에 탐닉하고 있는 현재의 중국 정치권과 관료들에 대한 작가 자신의 냉엄한 비판인 셈이다.
목차
견고한 죽
밤의 눈
나비
옮긴이 해설 왕멍의 삶과 문학
작가 연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