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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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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노래들. 우리의 자연과 옛 풍습을 노래한 이문구 선생님의 유고 동시집입니다.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 훌륭한 사람이 될 우리 어린이들에게 이문구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66편의 아름다운 동시가 담겨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지난 2003년 2월, 이문구(李文求) 선생이 지병으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이문구 선생은 우리 말의 풍부함을 그 어떤 작가보다 잘 살려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을 작품들을 펴낸 뛰어난 소설가입니다. 그런데 이문구 선생이 『개구쟁이 산복이』라는 동시집(창작과비평사 1988)을 통해 뛰어난 동시․동요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새겨지지 못한 듯합니다. 이문구 선생은 문학평론가 유종호 선생의 권유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983년 무크지『시인』창간호에「개구쟁이 산복이」를 비롯한 25편을 발표한 것이 동시 작가로서의 출발입니다. “자식을 기르다 보니 나이가 들면 아이에게 배운다던 옛말이 새삼스럽고, 동심 비슷한 느낌을 겪을 때도 더러 있었다. 그것을 글로 옮기니 거의 책 한 권 분량인데 그 중의 일부가 이것이다.” 당시 이문구 선생이 한 말입니다. 사실 이문구 선생은 뛰어난 소설가로서뿐 아니라 분단 이후 우리 동시에서 차츰 자취를 감춘 ‘노래성’을 회복한 시인으로서도 중요하게 평가되어야 합니다. 노래성은 우리 전래동요가 갖고 있던 본래 특성으로 일제시대 정지용을 지나 윤석중과 윤복진․윤동주․박영종 등의 동요 동시에 면면히 흐르던 전통이었으며, 해방기 권태응(시집으로『감자꽃』이 있습니다)에 이르러 그 빛을 최고조로 발합니다. 이들의 작품에서는 ‘동시’와 ‘동요’가 구분되지 않습니다. 모든 동시는 바로 노랫가락으로 불릴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음률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동시’와 ‘동요’는 한 몸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란 이후 노래성을 진정으로 갈고 닦는 시인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자리를 메운 것은 동요 형식의 파괴나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고 창안하는 일 따위였습니다. 이런 흐름은 애초 안일한 시 형식에 대한 반발심리로 시작되어 초기에는 어느정도 참신함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얼마 안 가 동요가 지니고 있는 노래성까지 간과하는 우를 범하고 맙니다. 이 흐름은 결국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단순성, 생동감 있는 음악성을 함유한 동요와 상투적이고 기계적인 형식에 사로잡힌 동요를 면밀히 구별해 볼 줄 아는 안목을 흐려놓고야 말았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문구 선생은 분단 이전 우리 동시가 가꾸어 온 노래의 전통에 기대어 이른바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유년 아이들’의 생기를 『개구쟁이 산복이』를 통해 그려내었습니다. 첫 동시집의 대표작인 「개구쟁이 산복이」나 「산 너머 저쪽」 같은 시를 보면, 선생이 타고난 시인이었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마에 땀방울/송알송알/손에는 땟국이/반질반질/맨발에 흙먼지/얼룩덜룩/봄볕에 그을려/가무잡잡/멍멍이가 보고/엉아야 하겠네/까마귀가 보고/아찌야 하겠네. ―「개구쟁이 산복이」 산 너머 저쪽엔/별똥이 많겠지/밤마다 서너 개씩/떨어졌으니. // 산 너머 저쪽엔/바다가 있겠지 /여름내 은하수가/흘러 갔으니. ―「산 너머 저쪽」 이런 이문구 선생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것은 이 땅의 손자 손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자연’의 노래였습니다. 66편의 유고 동시가 묶인『산에는 산새 물에는 물새』에는 『개구쟁이 산복이』에서 뛰어놀던 ‘살아 있는 아이’ 자숙이 산복이는 없지만, 나무와 새들, 벌레들, 들꽃들 같이 결코 하찮지만은 않은 뭇생명들의 고귀함이 살아 있습니다. 산에는 산새/들에는 들새/물에는 물새/들고 나는 새는/하고많아도/울음소리 예쁜 새는/열에 하나가 드물지/웬일이냐구?/이유는 간단해./듣는 사람이/새가 아니란 거야. ―「새」전문 또한 이 시집에는 말년의 이문구 선생이 좀더 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의 말’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 지혜의 말들은 우리 전통에 깊이 기대 있습니다. 이문구 선생은 우리가 잃어버린 자연의 풍경, 옛 풍습 등을 지금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한 듯합니다. 신경림 선생은 책 말미의 글에서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 훌륭한 사람이 될 내 손자 손녀들한테 이 일 이 얘기만은 꼭 들려주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 같은 것이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제3부에 실린 「옛날 아이들」「질화로」「부지깽이」「콩쥐팥쥐」「수수경단」같은 시를 읽다 보면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전통, 이런 마음만은 잃어버리지 말았으면…’ 하고 들려주는 낮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일이며 이야기들을 노래로 만드는 것을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작업으로 마무리하고 이문구 선생은 돌아가셨습니다. “손자 손녀들에게 이 얘기만은 꼭 들려주고 싶어서” 동시를 썼다고는 하지만 꼭 자기 자신의 손자 손녀만을 가리켜 이런 얘기를 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디 많은 어린이들이 이 동시집을 읽고, 자연에 대해, 우리 전통의 삶에 대해 애정을 가지기를 바라며 우리 고유의 노랫가락과 우리말의 아름다움 또한 마음 깊이 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1부
새
둑길에서
아지랑이
뜰
대밭을 지나며
마늘밭
바람꽃
떠돌이 새
청둥오리
밤나무 숲
응달
쑥부쟁이 꽃
들길에서
북풍이 불면
호숫가에서
함박눈
겨울 들녘
겨울 하늘
구름 나라
신춘
제2부
나, 오리나무
몽촌토성의 꺼병이
씨도리 배추
고사리 할매
팥죽할멈
발바리
밥뿐이 언니
세 앙숙
때꾜 생각
꽃밭의 타잔
풀밭 사냥꾼
반장 나무
산수유나무는
분꽃이 피면
모과
송사리
별상어
북어
제3부
산길에서
고갯길
굴뚝새는 굴뚝색
들비둘기 소리
두 비둘기
후투티가 울면
제비 이야기
길
마당에서
도토리나무
갯벌에서
오월이 오면
모르는 말
콩쥐 팥쥐
옛날 아이들
소나무
석류나무 앞에서
대추나무
햅쌀밥
질화로
부지깽이
수수경단
맷돌
제4부
잔치판
고양이
심심한 이영이
병원 옥상
겨울 과수원
이문구 유고 동시집 출간에 부쳐_신경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