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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8989368332 / 282쪽 148 x 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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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앤루니스 리뷰
저자가 1965년 가을 이래 10여 년간 동아방송에서 방송했던 방송콩트와 칼럼들을 모아 엮은 책. <유부녀의 탈선>, <1965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공수표>, <시어머니와 며느리>, <출세병> 등의 글을 통해 세상을 날카롭게 파악하는 저자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역사학자 김재만 교수의 방송칼럼집. 1971년 ?라디오재판실?로 방송대상에서 최우수상을 타는 등 학술계뿐만 아니라 방송계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했던 작가가 1965년 가을 이래 1967년까지 동아방송을 통해 방송했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었다. 당시 사회를 직시하여 진지한 언어로 사회상을 반사(反射) 또는 비판하는 주견을 펼쳐 청취자들의 귀를 울렸던 과거의 방송들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에 다시금 글로써 펼쳐내는 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거울이 되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작가는 작금의 현실이 물질적으로는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과연 더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있다. 그러나 다만 현실비판적인 데 머무는 것이 아닌,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직시와 그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역사학자의 혜안'을 갖고 피력해 내고 있다. 작가의 말을 인용해 보자. 예나 지금이나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태는 난형난제(難兄難弟)다. 아니 한술 더 떠서 더 어지러운 모습이 늘고 있는 것도 같다. 역사는 계속 발전(發展)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나 파괴가 있고, 건설이 있다. 또한 순환하며 발전하며 역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방향에는 양질(良質)도 있고 악질(惡質)도 있다. 인간이 추구하는 것은 양질이다. 입만 열면 너나없이 양질을 노래하면서 발자국 발자국에는 악질의 그림자가 아롱아롱 새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지식 수준은 치솟고 있는데 의식 수준은 습기차고 어둠어둠한 지하(地下)를 즐기고 있다. 잊어버린 나를 내가 찾아다녀야 할 만치 자아상실(自我喪失)의 경지를 오락가락하고 있다. 동남아의 아주 가난하고 학습의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마을은, 인성(人性)이 순박하고 인심(人心)이 곱다고 하던데, 돈이 많아서 그런지 지식이 풍부해서 그런지 우리 주변에 순박하고 고운 사람들의 집단이 어디 그렇게 흔하게 있는가? 먹이사슬만의 원리가 원색적(原色的)으로 타올라서 서로 뜯어먹고 뜯어먹히고, 그러면서 천당(天堂)에는 가겠다고 연옥(煉獄)에서의 아우성이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윗물이 맑아야 한다. 다 아는 일인데 머리로만 입으로만 알고 있다. 국민들의 의식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1차적 소재는 지도층이다. '국민 여러분!'을 찾는 사람들, '시민 여러분!'을 찾는 사람들, '유권자 여러분!'을 찾는 사람들, 그래서 이른바 지도급에 있는 인사들과 기타 사회의 상층구조에 있는 사람들이 살신성인 뼈를 깎는 노력으로 청교도적인 생활을 몸소 정직하게 실천해야 한다. 입으로만 말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 말로 떡을 하면 세상 사람이 다 먹고도 남는다. 말한 것은 목숨과 같이 여기고 지켜야 한다. 상층구조가 말 각각, 손 각각, 발 각각 그짓 투성이로 놀아나면 방향감각 상실해 버린다. 동시에 그들이 이끄는 사회 전체가 방향감각이 마비된 병신이 된다. 법질서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사회를 누구에게 물려줄 것인가. 한 집안에서 부모가 정직하고 책임성 있게 몸가짐을 지켜야 그 자녀들에게 위엄이 서고 령(令)이 흔들리지 않는다. 되나가나 거짓 투성이 집안에 가훈을 아무리 만들어 놓아도 집안은 쑥대밭이 된다. 법이다, 령이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나라도 사회도 마찬가지 아닌가. 제발 상층구조가 먼저 깨끗해야 아랫물이 맑고 국법이 제자리에 또렷또렷할 수가 있다. 나라가 잘 다스려져서 농민은 농사를, 상인은 상업에 전념하여 평화스러운 인생을 누렸기에 정치가 있는지, 임금이 있는지도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는 요순(堯舜) 시대의 고담(古譚)이 있다. 새겨들을 고사다. 국민들은 제각기 본분을 지켜 생업에 열중하고 정치는 정치하는 이들이 바로잡고, 국민이 행복을 구가하는 태평세월을 우리는 일구월심(日久月深) 바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