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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의새들-문학과지성시인선129

원제 :
시리즈 : 문학과지성 시인선 [650]

고진하 저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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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x 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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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출판사 리뷰

그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속으로 썩고 있는 문명의 세계에 주목한다. 그는 삶의 도처에서 부패한 죽음의 이미지를 길어올리는데, 그러나 그 죽음은 아름답고 매혹적인 얼굴을 하고 있어서 시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그의 시가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문명 세계를 비판하는데 있지 않고 그 유혹에 끌려들어가면서 그것의 함정을 드러내는 데 있다. 그러한 그의 단순하지 않은 시적 통찰력은 또한 이 세계 안에 때묻지 않은 순결함과 신성함이 남아 있다는 강한 믿음과 연결되어 있다.

[시인의 산문]

예언자 에스겔이 본 환상: 神의 기운이 그를 이끌어 어떤 골짜기 가운데 세웠는데, 그 골짜기 지면에 마른 뼈들이 잔뜩 널린 광경을 그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神은 그에게 묻는다.

“너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것 같으냐?”

나는 神의 기운에 接하지 않고도 마른 뼈들이 잔뜩 널린, 그러나 휘황한, 골짜기를 본다. 환상도 아니고 현실이다. 바깥 풍경만도 아니고 내 안의 풍경이다. 뜨거운 눈망울로 그 속을 들여다보지만, 神의 숨결을 불어넣어줄 통로는 모두 막혀 있는 듯싶다. 그 내면에 그윽한 빛을 간직한 예언의 칼들도 버얼겋게 녹슬고, 이미 쑥밭으로 변해버린 언어의 寺院?- 나는 왜 이 사원 주위를 서성이고 있는가. 내 詩 속에 아직 채 피지 않은 초봄의 작디작은 잎눈 같은 生氣라도 남아 있는가. 혹 邪氣 따위가 깃들여 있지는 않은가. 사심불구(蛇心佛口)의 파렴치는 없는가.

이윽고, 내 안의 파렴치가 무거운 입을 떼어, 당신에게도 묻는다!

“너 사람아, 이 뼈들이 살아날 것 같으냐?”

저자 소개

그는 낡은 한옥 불편당(不便堂)을 손수 고치며 텃밭을 가꾸고, 직접 부엌에 들어가 요리와 설거지를 하는 등 몸으로 사는 삶을 수행의 소중한 방편으로 여긴다. 아내가 해주는 잡초음식을 먹으며 점점 건강해지는 몸에 놀랐고, 잡초처럼 ‘흔한 것이 귀하다!’는 나름의 철학을 시와 강의를 통해 전하고 있다. 요즘 그는 매일같이 시골 들길을 걸으며 나비 한 마리, 풀꽃 한 송이에 깃든 우주의 신비로움에 탄성을 지르곤 한다. 시집으로는 《지금 남은 자들의 골짜기엔》 《우주배꼽》 《명랑의 둘레》 등이 있으며, 산문집 《시 읽어주는 예수》 《영혼의 정원사》 《책은 돛》 등이 있다. 영랑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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