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책오늘의책
  • 미디어 & 기관 추천책미디어 & 기관 추천책
  • 문학상수상작문학상수상작
  • 이럴때이런책이럴때이런책

빌라 아말리아

2015년 7월 9일 오늘의 책

빌라 아말리아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 2012.02

분류 : 소설

정가
$32.00
판매가
$17.60 (45%↓)
적립금
$0.35 (2%P)

“그것은 다른 시간이리라. 그 시간을 다른 여인이 살게 되리라. 그 시간은 다른 세계에 존재하리라. 그 세계가 다른 삶을 열어주리라.” 『은밀한 생』의 작가 키냐르가 전하는 소멸과 생성, 떠남과 새로운 시작…… 프랑스 공쿠르 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 대상, 프랑스 문인협회 춘계대상, 모나코의 피에르 국왕상 수상에 빛나는 프랑스의 국민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장편소설 『빌라 아말리아Villa Amalia』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

상세보기 >

마음의 소리


문학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사랑에 대한 도저한 탐색이었던 『은밀한 생』과 뒤에 연달아 나온 일련의 에세이들과는 달리 짧고 쉽게 읽히는, 그러나 매우 아름다운 소설이다. 
시적인 매혹과 을 가진 그의 문체는 여전히 아름답다. 이 소설은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살던 삶의 형태와 결별하고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삶을 시도하는 한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결별과 새로운 시작' 이란 주제는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서 막연하게나마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꿈이기도 하지만, 삶의 중력을 쉽사리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도대체 얼마나 큰 용기와 의지가 있어야만 그런 게 가능할까? 그런 '절대적으로 새로운 시작'은 어떻게 가능할까?

마흔 일곱 살, 음악 작곡가이자 파리의 한 음악출판사에서 일하는 주인공 안은 동거남 토마에게 젊은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계를 청산하기로 한다. 그것은 동거남 토마와 결별하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토마 사건을 계기로 안은 그때까지 자신이 사는 삶에 내재한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수동적 고집의 본성" 을 깨닫는다. 그리고 고민 끝에 그녀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 직장, 인간관계, 명예, 그리고 너무나 친숙해져 버린 삶의 공간들, 그 모든 것들을 마치 종이를 찢어버리듯, 잘라내 버리기로 한다. 마치 현재의 '나'라는 것은 죽고, 완전히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나듯이. 

그녀는 직장을 사직하고, 집을 팔고, 화해를 간청하는 토마도 냉정하게 뿌리치고, 자신의 흔적을 남길지도 모를 은행계좌나 신용 카드까지 없애버리고서 파리에서 사라지기로 결심한다. 심지어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에게조차 행적을 알리지 않고서. 토마의 외도를 뒤따르던 중 우연히 만난 어린 시절 친구에게만 '비밀엄수' 를 조건으로 사소한 도움을 받으면서. 그녀는 사라진다. 프랑스를 떠나 독일과 스위스를 지나 이탈리아 나폴리만의 이스키아 섬, 거기서 우연히 발견하고서 한 눈에 반한, 푸른 지중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담한 집, '빌라 아말리아' 를 빌려 머문다. 그곳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 을 살기 위해서. 오로지 진짜 자기 자신으로 머물기 위해.

 "그것은 다른 시간이리라. 그 시간을 다른 여인이 살게 되리라. 그 시간은 다른 세계에 존재하리라. 그 세계가 다른 삶을 열어주리라." (95쪽)

이 새로운 출발, 새로운 삶은 그녀에게 자신이 찾고자 하는 어떤 것, 행복이든 사랑이든, 혹은 고독과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는 내적인 삶이건, 그런 것들이 쉽사리 주어질까? 키냐르는 물론, 통속적이거나 감상적으로 삶을 미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 대지에 발붙이고 사는 삶은, 그것이 어떤 것이건, 유토피아적이진 않다. 결코. 유토피아적인 장소는 없다. 삶은 어디에서나, 어떤 형식에서나 고통, 결별, 고독이, 죽음이 어른거리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삶이 우리를 위해 무엇을 예비해 두었는지,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이탈리아의 빌라 아말리아에서 맺어진 새로운 인연들. 우정과 사랑 사이 같은 관계에 있던 이혼남 의사의 세 살 난 딸, 그녀가 소중하게 여겼던 그 소녀가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죽는다. 그로 인해 거기서 얻은 남자, 여자들의 관계가 무너진다. 유토피아 같았던 장소, 빌라 아말리아는 새로운 고통의 장소가 된다. 프랑스의 지방도시에서 평생 자기를 버린 남편만을 기다리며 외롭게 살던 그녀의 어머니가 죽는다. 안은 결국 새로운 삶을 출발할 때 그녀를 도와주었고 그녀와 결혼하길 간절히 바라는, 그러나 깊은 병을 가진 동창과 결합하지만, 그도 죽고 만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고작 몇 년 만에 그녀는 다시 혼자가 된다. 다만, 그녀는 과거와 달리 온전한 자신만의 생 속에 존재한다. 삶은 계속되고, 자기 자신과 남은 그녀는 고독과, 음악과, 그리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또 다른 미래의 열림들을 향해 들어간다. 어쩌면 그녀는 다시, 또 다른 '빌리 아말리아' 를 발견하게 될지 어찌 아는가?               
   
그런데 마흔 일곱 살에 이른, 부족한 것이라곤 별로 없어 보이는 여인 안으로 하여금 과거와 완전히 결별하고 '다시' 살고자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킨 그것,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수동적 고집의 본성" 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존재의 타성' 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런저런 역할들을 수동적으로 연기해낼 뿐인 '사회적 페르소나', 여러 겹의 가면들로 둘러싼 자아에 고집스럽게 집착하는 것? 마치 그것은 떼어낼 수 없는, 이제는 그것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믿으면서? 아니면 어떤 내면의 허영심, 혹은 자존심 때문에 기득권에 연연하는 것? 다른 삶을 시작한 용기 부족을 온갖 핑계와 변명으로 합리화하면서 현재 상태에 안주하게 하는 내면의 '자기기만' 같은 것? 

모든 새로운 시작은 결별과 실패의 위험을 전제로 한다. 결별과 상실의 고통과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알려지지 않은 위험들. 현재 가진 것이 많을수록, 그리고 져야만 하는 책임이 클수록, 새로운 시도는 그만큼 더 어렵다. 그러나 모든 새로운 시작이 안처럼 모든 인간관계의 청산과 결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인간관계 자체보다 더 근본적인 것, 즉 '삶의 방식'의 변화 가능성이리라. 외적인 변화보다 '내면' 의 변화. 가능성 그것은 현재 자신으로부터 한발 물러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 를 진실하게 물어보는 것에서 시작될 터. 만일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다면 이 소설과 함께 최근에 다시 나온 키냐르의 또 다른 내면 여행 소설 『신비한 결속』도 만나보아야 하리라.


오늘의 책을 리뷰한 '벨레누스'님은?

김운하. 소설가, 서평가. 네이버 블로그 '김운하의 느린 북카페' 를 운영하며 읽고 쓰는 글쟁이.

 

오늘의 책 메일링 서비스

오늘의 책을 친구에게 추천하기

싸이월드 공감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덧글 [ 0 ]

등록하기

오늘의 책 전체보기

이전이전

2 0 2 6 1 0

다음다음

2026년 10월 오늘의 책 입니다.

GO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28

29

30

1


일상의 유토피아

2


평생 월급을 만드는 저수지 투자법

3


그곳에 아이는 없었다

4


슬픈 행성

5


은둔

6


한국 교회 트렌드 2027

7


루미너스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1

미디어&관련기관추천미디어&관련기관추천

more

문학상추천문학상추천

mor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