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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2012년 2월 6일 오늘의 책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조너선사프란포어 | 민음사 | 2011.09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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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당하고 오염된 동물의 살이 우리 살이 되어 가고 있다 값싼 공장식 축산 고기를 먹을 것인가, 양심과 환경과 건강을 지킬 것인가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채식주의 선언 ▶ 이 책은 내가 무엇을 먹을지 선택하는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 나탈리 포트만 ▶ 이 책을 읽으면, 다시는 고기를 먹지 않겠다는 확신을 가질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회의에 빠질지도 모른다. 포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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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살찌운 잔혹사

 

나는 소, 돼지, 닭을 비롯한 육고기를 먹지 않는다. 사 년 전,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일이다. 그러나 우유, 알(계란), 생선은 끊지 못했다. 이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꼭 한 마디씩 보탠다.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해. 채식을 지향하는 나를 인정해 주면서도 더 이상의 행동이 요구되지 않는 말이다. 참 달콤하게 들린다. 어제 그리고 오늘 먹은 것들을 떠올려 본다. 어제는 씨푸드(Sea Food) 레스토랑에 갔다. 양껏 먹을 수 있으나 제한된 시간 동안만 운영하는 곳이었다. 초밥과 회와 새우튀김을 쉬지 않고 집어 왔다. 결국에는 과식을 하고 말았다. 오늘은 초콜릿 케이크를 먹었다. 이런 군것질은 일상적으로 반복된다. 자, 다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상기한다. 그렇다. 나는 충분하다. 너무도 충분하게 육식을 하고 있다. 씨푸드(Sea Food) 레스토랑의 반짝이는 조명 아래 요리된 것들은 “비좁고 더러운 어장 안에서” (243쪽) 양식되었거나, “열대우림을 마구잡이로 개간하는 것 못지않은 행태” (244쪽)로 대형 그물이 싹쓸이한 물고기다. 동물과 무관해 보이는 초콜릿 케이크는 공장식 축산업으로부터 주재료를 공급 받았다. 우유와 계란이 그것이다. 이래도 내가 어제와 오늘의 식탁을 옹호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작가로 알겠지만, 적어도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에서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채식주의자다. 이 부분은 중요한 함의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해 “그것을 더럽히고, 축소하고, 잊어버릴 방법” (16쪽)을 찾고 “가끔씩 고기를 먹는 채식주의자들” (19쪽)로 살아가던 그는 아들의 탄생 이후 “다시 모든 것이 가능해질” (21쪽) 것을 느꼈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는 그때부터 삼 년 동안 고기가 무엇인지, 축산업의 현실이 어떠한지,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취재한 기록이다. 이 문제는 그에게 비판 이전에 질문의 대상인 것 같다.

 

“우리가 벗으로서 친근하게 지내는 동물들과의 관계를 길잡이 삼아 우리가 먹는 동물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까? 삶의 구도 안에서 물고기(또는 소, 돼지, 닭)와 우리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그 거리를 정의하는 것을 틈새일까, 계통수일까? 멀고 가까움은 단지 상대적인 것인가? 만약 어느 날 우리 자신보다 더 강력하고 지적인 생명체와 조우했는데, 우리가 물고기를 대하듯이 그 생명체가 우리를 대한다면, 우리는 무슨 근거로 우리를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것인가?” (46쪽)

 

“고통이란 무엇인가? 그게 무엇인지 확실히 말할 수는 없지만, 고통이란 크고 작은, 날것의 다면적인 모든 신음, 비명, 한숨의 근원에 붙이는 이름이라는 것은 안다. 그것이 우리의 관심사이다. 그 단어는 우리가 무엇을 보고 있는가보다는 우리의 응시를 정의한다.” (105쪽)

 

“우리가 폭력 없이 살기로 선택한다면, 이는 곧 수확이냐 도살이냐, 축산이냐 전쟁이냐 중 어느 쪽을 중심으로 식사를 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도살을 선택했다. 전쟁을 선택했다. (…) 새로운 이야기를 말할 수 있을까?” (309쪽)

 

이 책에서 언급되는 공장식 축산 농장과 도축 과정의 잔인성, 현대 어업에서 수백 종의 물고기가 이유 없이 죽는 이유, 인플루엔자의 창궐과 환경오염 문제가 아니라도 우리는 위 질문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we)의 삶만 삶이 아니다. 우리(cage)의 삶도 삶이다. 동등한 생명체라는 것. 이로써 그들이 고통스럽지 않게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진짜 충분해야 하는 것은 바로 동물의 삶이다. 수많은 질문에 대한 한 가지 답으로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중요한 게 아무것도 없다면, 지켜야 할 것도 없는 법이란다.”를 택하고 있다. 이는 어린 시절의 그를 손수 만든 음식으로 살찌운 할머니의 말이다.

 

동물을 먹지 않는 것. 이것은 포기가 아니라 선택이다. “우리는 포크를 들 때 어떤 입장을 취하는 셈이다.” (331쪽)라는 말은 그 점을 명백하게 설명한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질문을 이어가는 것은 내 몫이다. 채식을 단지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채식주의자가 될 수 있을까. 우유, 알(계란), 생선마저 식탁 밖으로 밀어낼 수 있을까. 한순간의 달콤함을 지나칠 수 있을까. 나는 포크를 든다. 새로운 이야기의 바통은 우리(we)에게 넘어왔다.

 

- 컨텐츠팀 에디터 희진 (hebong2000@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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