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31일 오늘의 책
모리무라 세이치 | 해문출판 | 2011.03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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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의 대표작 《인간의 증명》 일본에서 드라마, 영화화된 후 한국드라마 ‘로열패밀리’로 재탄생 제3회 가도카와 소설상 수상작! 일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킨 화제작! 해문에서 합본집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도쿄 중심부에 있는 어느 호텔의 호화 레스토랑에서 한 흑인이 시체로 발견된다. 도무지 그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 죽음을 수사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의 형사들이 동원된다. 하지만, 용의자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요즘입니다. 탄탄한 구성력을 가진데다 고정 독자층까지 확보할 수 있으니, 요즘은 출간과 동시에 영화나 드라마 제작사들과 계약을 맺는 소설들도 여럿이라 하더군요.
여기 최근 드라마로 방영되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또 한권의 책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두 번이나 드라마화 되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로열 패밀리’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추리소설 <인간의 증명>입니다.
소설은 도쿄의 중심가 고급 호텔에서 한 흑인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불빛으로 번쩍이는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서 벌어진 가난한 흑인, 조니의 죽음. 이 기이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에 수사본부가 꾸려지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들의 끈질긴 수사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때, 수사본부로 한 가지 단서가 날아듭니다. 그것은 칼에 찔린 조니가 택시에 두고 내린 사이조 야소의 시집 중, ‘밀짚모자’ 라는 시 한편이었습니다.
어머니 내 그 모자는 어찌되었을까요.
그래요. 여름날 우스이에서 기리즈미로 가는 길에
골짜기에 떨어트린 그 밀짚모자 말이예요.
어린 시절 잃어버린 모자의 행방을 묻는 아련한 시 속에 조니의 과거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사본부는 범인 추적에 급물살을 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범인의 실체에 서서히 다가섬에 따라 어두운 과거 속에 가라앉아 있던 참혹한 진실 역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말지요.
1975년 가도카와 상을 수상한 소설 <인간의 증명>은 그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을 증명하는 것이 무엇일까에 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마치 씨실과 날실이 얽히듯 과거에 벌어진 하나의 사건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작중의 주요 화자라 할 수 있는 무네스에의 입을 통해 인간의 마음이야 말로 인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것은 마음을 가진 인간이 아닌, 자신이 만든 욕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허덕이는 인간들의 모습뿐입니다. 팔을 흔들고 발을 굴리며, 자신이 여기 살아 숨 쉬고 있다 외치지만 그 무엇도 그들이 인간이라는 것의 증명이 되지 못하는 욕망의 지옥. 그리고 그 지옥의 한 가운데 칼에 찔린 채 피 흘리는 조니가 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 조니의 죽음에 관한 비밀이 밝혀진 이후, 마치 마음이 실종된 세상의 마지막 순교자처럼, 자신의 죽음으로써 인간의 마음이 존재함을 증명했던 조니의 모습을 떠올리니 지금도 마음이 먹먹해지는 것 같습니다.
작품의 주요한 모티프가 되었던 사이조 야소의 시는 이렇게 끝이 난다고 합니다.
- 어머니, 그리고 틀림없이 지금쯤은 -
오늘밤 같은 날엔 그 골짜기에 조용히
눈만 쌓여가고 있겠지요.
옛날 아름답게 반짝이던 그 이탈리아 밀짚모자와
그 안쪽에 내가 쓴 YS라는 머리글자를 묻어 버리듯
조용하고 쓸쓸하게.
모든 악몽의 시간이 끝나고 찾아온 깊은 침묵. 모든 더러운 것을 덮어버린 하얀 눈과 그 속에 파묻혀 이제는 모습을 감추어 버린 밀짚모자 하나.
그의 시가 보여주고 있는, 지워지는 풍경의 한 조각처럼 소설을 읽고 난 후의 여운 역시 길게 남아 아직도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소설 속 세계가 불러들인 쓸쓸한 침묵으로 물들어가는 저녁의 이야기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책이 속해 있는 해문출판사의 세계추리걸작선 시리즈는 전권 모두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한권씩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몰취향녀'님은?
'고질라'와 '슬램덩크'를 생애 최고의 걸작이라 생각하는 몰취향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