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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술

2019년 12월 31일 오늘의 책

독서의 기술

박순영 | 미래문화사 | 2019.10

분류 : 인문/교양/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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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야말로 가장 확실한 미래의 공부법”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에는 책 한 권을 깊고 넓게 읽는 기술, 독서의 힘과 즐거움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한 기술을 담고 있다. ? 책을 고르는 방법에 관하여 자신의 목적과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구매해야 하는 책과 빌려 볼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 책을 읽는 법에 관하여 책의 유형별로 참고할 만한 독서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 독서 모임의 준비 과정에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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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나는 특별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 그런 나에겐 나름대로 책을 읽는 규칙이 있긴 하지만, 독서의 기술이라고 부를 만큼 거창한 건 없었다.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독서를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시작한 독서라서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면서 읽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은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읽혔다.

 

할리우드 배우 중에 난독증이 있어 대본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 뒤로 치료했다는 기사를 보지 못해 한 번 생기면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하는 병인 줄만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의외로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다만 난독증은 치료가 쉽지 않은 데다 어릴 때부터 난독증이었던 경우도, 성인이 되어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상당히 치료가 곤란한 병이라는 느낌이 짙다. 최근엔 난독증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하니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이란 내용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은 이처럼 난독증 환자가 늘어나는 시대에 독서를 어떤 식으로 해야 온전히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흡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총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책을 어떤 식으로 구분하고 읽어야 하는지를 설명하면서 독서의 한 방법인 독서 모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독서 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순서대로 설명한다. 저자의 의견이 강하게 피력되는 부분이 많긴 하지만, 책을 그냥 읽기만 해서는 내용을 하나도 습득하지 못하겠다며 답답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독서 입문서가 될 것이다.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이제 막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아이에게 독서 습관을 가르치고 싶은 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게는 초반의 첫 번째 기술 부분이 썩 와 닿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이런 부분이다.

 

가장 흔한 판형의 일반서(신국판)는 페이지당 최대 50원부터 따져보세요. 200페이지라면 1만 원 안쪽, 400페이지라면 2만 원 안쪽이면 적정하다고 보면 됩니다. (p.44)

 

곱게 읽은 뒤 헌책방에 팔 생각이 아니라면 책에 독서의 흔적을 거침없이 남겨 주세요. 밑줄을 긋고 메모하고 표와 그림도 직접 추가해 보세요. 만약 이렇게 할 만한 부분이 그다지 없을 것 같다면 그 책을 구매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세요. 빌려 보거나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책입니다.
책은 사용할수록 마모되는 소모품이 아니라 재물이 끊임없이 나오는 화수분과 같습니다. 구매한 상태 그대로 두는 것은 그만큼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중략)
책에 뭐든 쓰세요. 내지에 커피 몇 방울을 흘려도 좋습니다. (중략) 물론 일부러 찢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p.56)

 

일단 대체로 만 원 안쪽의 가격을 가진 책은 e-book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렵다. 스릴러 장르 소설의 경우 400페이지가 넘어도 2만 원 안쪽인 책들도 많고, 의외로 2만 원을 넘는 책은 드물지만 오히려 만원이 안 되는 책은 찾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책에서 산정한 책값과 현실의 책값에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물론 장르에 따라서나 입문서냐 연구서냐에 따라서도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후술했지만 눈에 먼저 들어오는 숫자의 부분에서 ‘이런 책이 어디 있어?’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더욱이 나는 책에 밑줄 긋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줄을 긋는 서적은 연구 서적이나 문제집 정도다.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문장은 별도로 적어두거나 표시를 하는 정도며, 책에 물을 쏟거나 커피를 쏟으면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사람마다 독서의 방법이 다른데 책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단정 짓는 부분은 조금 아쉽다. 물론 책에 줄을 치거나 메모를 하면 그냥 읽는 것보단 눈에 들어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줄을 긋기보다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을 때 제대로 효능을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내가 책 리뷰를 쓰는 건 그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느낀 감정과 처음 읽었을 때 감정의 차이를 찾아보고자 하는 방법이랄까. 책에 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책 읽는 방법을 갖춰온 나에게는 좀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은 책을 어느 정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독서 습관은 있지만 독서 모임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두 번째 챕터부터 읽는 것을 권한다.

 

이 책은 독서 모임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하게 적혀 있고 독서 모임을 운영하고 독서 모임을 통해 어떤 식으로 독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적혀 있다. 저자가 독서를 하면서 깨달은 자신만의 방법을 몽땅 전수해주기 위해 이 책을 쓴 것만 같았다. 서평 파트에서는 무엇을 중심으로 작성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예시를 보여주고 독서 모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을 명확히 일러준다.

 

나는 지금까지 독서 모임을 제대로 참여해본 적이 없다. 낯을 많이 가리기도 하지만, 내 생각을 쉽게 말로 뱉지 못한다. 타인의 생각을 듣는 일은 인터넷에 올라온 서평을 읽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요하다면 강연을 들으러 가는 정도일까. 독서 모임에 대해서 안 좋은 소문을 많이 들은 것도 내가 독서 모임이 멀어진 이유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모임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좋지 않은 일도 꽤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았다. 그런 이유들로 멀어졌던 독서 모임에 대한 흥미를 이 책이 일깨워주기도 했고, ‘나는 어떤 식으로 서평을 쓰는 게 좋을까?’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난독 시대를 타파할 독서의 기술』은 쉽고 친절하게 독서에 대해서 이야기 해준다. 이미 오랜 시간 독서를 해온 사람에게는 다소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독서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해보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독서 기술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독서 모임과 서평에 대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서평과 독서 모임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라고 여겨진다.

 

나는 왜 독서를 하는지, 나는 왜 이 저자와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의 방식을 고민하고 받아들이면서 독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확실히 이전에는 다독과 속독 위주의 독서를 했지만, 요즘에는 다독하기보다는 정독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조금씩 내가 바뀌어가는 타이밍에 만나서 참 좋았던 ‘독서 입문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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