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3일 오늘의 책
모치즈키 이소코 | 동아시아 | 2020.06
분류 : 사회/정치/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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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을 정조준하는 집요한 취재기 ‘자민당 부정 헌금 스캔들’부터 ‘가케 학원’ 사학 스캔들까지! 저자는 2004년 ‘자민당 정치자금 스캔들’을 집중 취재했다. 일본치과의사회의 정치단체인 일본치과의사연맹(일치련)이 자민당 요시다 전 의원에게 우회 헌금을 건넸다는 의혹을 포착한 후 단독 특종 기사를 쓴다. 저자의 보도 이후 도쿄지검 특수부가 압수수색에 나섰고, 일치련 전 회장을 비롯한 간부 16명이 최종 기소되었다. 매스컴의 대응을 지나치게...
“출산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게 많았다. 우선 심야나 이른 새벽 취재는 아예 할 수가 없었고, 어린이집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아이가 열이 난다며 연락을 해 왔다. 원전 사고로 가장 시끄러웠던 시국에는 에다노 유키오 장관의 밀착 회견이 오후 7시부터, 곧바로 원전 오염에 관한 지식인 연구회 회견이 9시부터 시작될 만큼 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도저히 육아와 일 모두를 당해 낼 수 없었다. (…) 그때 경제부 도미타 히카루 부장이 건네준 말이 큰 도움이 되었다. ‘매일 있는 취재에 너무 구애받지 말고 주제를 좁히는 대신 더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파보면 어때?’ 마음처럼 취재하지 못하는 나를 안쓰럽게 여긴 부장이 건넨 조언을 듣는 순간 한 줄기 빛이 비치는 느낌이었다.” (109쪽)
누구나 어릴 적 꿈은 수없이 변한다. 내가 커서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을 하고 싶은지…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처럼 내 마음 또한 변했으며 나뿐만이 아니라 함께 자라던 또래 아이들의 꿈도 수없이 변했을 것이다. 선생님, 의사, 변호사, 검사, 기자…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지만 꿈이야 자유롭게 꿀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각기 다른 직업의 매력만 바라보고 꿈꿀 수 있던 그때가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 주던 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나하나의 직업들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기자라는 직업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들과 놀이를 할 때도 기자 흉내를 내고는 한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멋져 보이던 직업이 정말로 멋지기만 할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고 세상과 마주한 시점에서 바라본 기자라는 직업은 멋진 순간만 존재하지 않았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기자라는 직업만 보더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어려운 직업 중 하나가 기자가 아닐까 싶었다. 여기 “신문기자”라는 직업으로 세상과 마주하며 동시에 워킹맘으로도 살아가는 한 기자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에세이라는 장르에 속해 있지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다른 에세이들과는 달랐다. 세상과 마주한 채 정의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2019년 10월 심은경이 주연으로 한 영화 〈신문기자〉가 개봉했다. 심은경이 연기한 영화 속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모치츠키 이소코’이다. 실제 살아있는 인물이자 신문기자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해서 큰 호응을 이끌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 못다 한 그녀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어릴 적 배우를 꿈꾸며 그저 자신이 예쁘다는 자신감으로만 가득 차 있던 소녀는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으로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저널리스트의 꿈을 꾸며 신문기자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사회부 기자로 입문하며 꿈을 실현하게 되었지만 로망과 현실은 달랐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던 것이다. 그녀가 기자로서 바라본 세상은 너무나도 달랐다. 보수적인 일본에서 ‘여성’ 신문기자, 그것도 사회부 기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너무나 혹독하고 힘든 일이었다.
기자로서 수많은 취재를 하고 진실을 파헤치며 살아가기를 반복했지만 사람들에게 신문기자 모치즈키 이소코를 알린 사건은 따로 있었다. 2017년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던 한 여성이 일본 최초로 미투(MeToo) 고발을 한 것이다. 가해자는 일본 언론인 중에서도 거물로 알려진 인물! 모치즈키 이소코는 그녀를 최초로 만나 3시간에 걸쳐 인터뷰했고, 제대로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거물 언론인답게 사건은 흐지부지 무마되었고, 모치즈키는 좌절한다. 이대로 사건이 파묻히기엔 피해자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괴로웠다. 모치즈키는 기자라는 직업으로서 이 순간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기 시작하고, 결국 그녀는 내각부 장관의 기자회견장에서 성폭행에 대한 23개의 질문을 쏟아부어 장안의 화제로 떠오름과 동시에 이 미투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된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워킹맘으로서 자신이 세상을 헤쳐나가야 변하지 않을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게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진 자기 자신이 될 수 있기를 모치즈키 이소코는 오늘도 바란다.
모치즈키 이소코의 저널리즘 분투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우리는 살면서 ‘정의’라는 말을 얼마나 떠올리면서 살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정의란 그다지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 모치즈키는 오늘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진실에 가까워져 간다. 뉴욕타임스는 그녀를 일컬어 “일본 언론 자유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수많은 이들과 싸우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인생이 엄마이자 직업인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와우우웅'님은?
6월 4주 주간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