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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2009년 2월 3일 오늘의 책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다케우치가오루외 | 살림 | 2008.12

분류 : 자연과학/공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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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현대과학의 거장 슈뢰딩거, 콘라드 로렌츠, 갈릴레오, 퀴리, 아인슈타인을 직접 만난다면? 과학사 7대 스캔들과 짜릿한 연애소설이 만났다?! 과학과 문학의 환상적인 결합! 기존의 과학교양서의 틀?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신감각 사이언스 픽션! 도쿄대학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과학사와 과학철학’이라는 독특한 학문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저자는 현재 일본 최고의 과학 저술가이며 추리 소설가이고 번역가이다. 『밤의 물리학』『판타스틱 두뇌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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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과학의 이중주


하나의 책이 두 가지 요소를 잘 믹스할 수 있을까? 가령 ‘사랑’과 ‘과학’ 같은. 왠지 안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다. 사랑이라 하면 달달한 이야기가 펼쳐져야 할 것 같고, 과학이라 하면 왠지 딱딱한 이론서의 느낌이 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두 가지를 제대로 믹스한 책이 나왔다. <고양이는 과학적으로 사랑을 한다>, 제목부터 심상찮다.

한 쪽 눈은 금색, 다른 쪽 눈은 진한 파란색을 띤 민트빛 고양이 한 마리가 책 위에 사뿐히 앉아 있는 표지도 인상적이다. 두 눈은 보는 이를 가만히 응시한다. 마치 어딘가로 읽는 이를 데려갈 심산인 듯 보인다. 뭐, 이렇게 매력적인 고양이가 안내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보고 싶은 맘이 들기도 하는데…

어느 날 강가에서 찾은 한 여자 ‘샨린’과 사귀고 있는 물리학 전공자 ‘도오로’. 모든 문을 잠갔다고 생각한 어느 날 밤, 한 마리 고양이가 난데없이 그의 삶에 등장한다. 유일하게 열려 있던 것은 슈뢰딩거의 고양이 일러스트가 있던 책. 그리고 있어야 할 그림 속엔 고양이가 없다. 결국 그는 책 속에서 고양이가 나왔다고 받아들이게 된다.

슈뢰딩거 고양이. 양자론에 있어 절대적 수식인 슈뢰딩거 방정식을 고안한 슈뢰딩거가 했던 사고 실험에 등장하는 고양이다. 상자에 두 칸을 만들어놓고 한 쪽에는 고양이를, 한 쪽에는 분열하는 방사성 물질을 넣어둔다. 이 물질이 방사선에 의해 붕괴되면 독가스가 나와 고양이는 죽게 된다. 이 때 붕괴 확률은 50%. 즉, 상자를 열어 확인하지 않는 이상 고양이는 반은 살고, 반은 죽은 상태이다. 즉, 양자에 있어서도 이론만을 강조하는 것은 반 쪽짜리 사고방식일 뿐임을 설명한 이론이다.

어쨌거나. 마치 양자와도 같이 그들을 과거의 세계로 이끄는-그것도 현재의 시간 변화 없이-고양이와 함께 도오루와 샨린은 역사 속의 위대한 과학 장면과 마주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과학사의 중요한 부분을 통해 그 이론을 설명하고자 한 책일까?

아니다. 단지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뿐.

위대한 발명품 안티키테라의 기계 설계도, 위대한 일본 수학자의 봉납될 산액, 아인슈타인의 사라진 특수상대성이론의 자필 초고를 그들이 가져온다는 설정은 어디서 본 듯하지만 참신하다. 그 물건들이 지금 남아있지 않은 이유를 소설 속에 녹여내면서 ‘그럼 실제로는?’에 이르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과거로 이끄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이 책은 우리를 지식의 세계로 이끈다.

한편으론 과학 역사 속 유명한 인물들의 일화를 통해 호기심을 일으키기도 한다. 동물과 의사소통을 했다는 콘라드의 깃발 일화, 퀴리 부인의 스캔들, 갈릴레이와의 만남을 위한 모험까지. 이야기는 때로 과대망상적이고 허황돼 보이지만 그만큼 쉽고 재미있다.

무엇보다 술술 읽힌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인문서로 분류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달콤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였다. 소설의 한 장면을 훔쳐온 듯한 결말과 소소하지만 현실적으로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일상. 이런 지루하지 않은 이야기 덕분에 그 안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도 쉽게 내 마음을 건드렸던 게 아닐까 싶다.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손부터 설레설레 내젓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저 샨린과 도오루의 일상에 빠져들다 보면 저도 모르게 그들을 따라 인터넷을 켜고 상대성 이론을 검색하는 스스로를 발견할지 모를 일이다. 아니, 굳이 그럴 필요까지도 없다. 이 책만으로도 어디 가서 과학에 대해 센스 있게 말할 한 마디쯤은 준비할 수 있을 테니까.

왠지 오늘 밤에는 똑똑한 고양이가 나오는 책 한 권쯤 베개 옆에 슬쩍 놓아두고 잠들어야 할 것 같다. 슈뢰딩거 고양이가 나오는 책이면 더 좋지 않을까.



오늘의 책을 리뷰한 '굼실이'님은?

항상 책을 끼고 사는 못 말리는 북홀릭 청춘.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책 읽고 글을 썼으면 하는 소원을 매년 빌고 있다. 글로 먹고사는 것을 최고 행복으로 치는 꿈 많은 책바보. 네이버 카페 '책을 좋아하는 사람' 외 활동 중. 2008 네이버 파워블로그 선정(http://blog.naver.com/zkvmzk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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