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3일 오늘의 책
박현주 | 이야기꽃 | 20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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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싸운 건 우리가 엄마 아빠를 자꾸 불렀기 때문이에요. 피곤한 아빠를 깨웠고요 바쁜 엄마를 귀찮게 했지요. 보여 주고 싶었으니까요. 우리가 좋아한 것을 엄마 아빠도 좋아할 줄 알았거든요…… 엄마 아빠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느 휴일 오후 아이들과 고양이는, 다른 집들이 모두 나들이를 떠났는지 텅 빈 주차장에서 놀았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와 낮잠 한숨 자고 났을 때, 거실 작은 화분에 탐스럽게 맺힌 꽃망울을 발견했지요. 고...
나 때문에
아이들이 울어요
엄마에게 쫓겨났으니까요
박현주의 『나 때문에』는 주차장에 덩그러니 놓인 고양이(집)를 보여주는 데서 시작해서 고양이가 쫓겨나게 된 이유를 찾아 거슬러 올라간다. 한 번에 한 장면만 보여주는 그림과 두 문장을 넘지 않는 문장들은 조심스럽게 이야기의 외연을 넓혀 나간다. 플래시백이라는 구성의 특성상 읽는 이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한 걸음 한 걸음 비밀에 다가간다. 고양이가 쫓겨난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의 울림은 절대 가볍지 않다.
보여 주고 싶었으니까요
우리가 좋아한 것을
엄마 아빠도 좋아할 줄 알았거든요
꽃이 활짝 피었다는 걸
꽃망울이 툭 터졌다는 걸
시간상 가장 앞서지만 마치 후일담처럼 붙은 고양이와 아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에 대한 두 컷의 그림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고 애잔하다. 고양이가 버려진 주차장이 원래 어떤 공간이었는지 마지막 그림에서 확인하는 순간, 의도치 않은 잔인함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길어 올리게 될 것이다.
플래시백 구성은 진실을 뒤늦게 드러내 지독한 후회를 동반한다. 한편,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인상을 주어 현재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으리란 희미한 기대를 품게 한다. 아이의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왜 그렇게 말을 걸었는지, 고양이가 왜 뛰었는지 깨닫고 다시 고양이를 아이들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 박현주 작가의 『나 때문에』는 후회하고 용서를 구할 일이 많은 지친 어른들을 위한 슬픈 시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책을 재발견했습니다. 영화와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