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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2019년 3월 29일 오늘의 책

쾌락독서

문유석 | 문학동네 | 2018.12

분류 : 인문/교양/철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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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지루한 책은 읽고 싶지 않았다 독서는 내게 언제나 ‘즐거운 놀이’였으니까 판사 문유석의 달콤쌉쌀 유쾌한 책 덕후 인생! 『개인주의자 선언』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판사의 신작. 글쓰는 판사, 소문난 다독가로 알려진 작가의 독서 에세이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책 중독자로 살아온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았다. 사춘기 시절 야한 장면을 찾아 읽다가 한국문학전집을 샅샅이 읽게 된 사연, 『유리가면』으로 순정만화 세계에 입문한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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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할 수 있는 독서의 세계

 

‘쾌락’이라는 단어와 ‘독서’라는 단어가 만났다. 이미 독자들에게 『개인주의자 선언』,『미스 함무라비』로 알려진 문유석은 대한민국 사법부에 몸담은 현직 판사이다. 법을 집행하는 판사이기 때문에 문체가 딱딱한 문어체의 원칙주의자처럼 보이겠지만 오히려 자유로운 구어체의 입담이 재미있다. 책 속의 책을 찾아 이야기하는 방식이 아닌 지난 시절 자신이 탐독했던 책에서 무엇을 보았고, 자신의 성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이 책에 소개된 김영갑의 『그 섬에 내가 있었네』와 같은 포토에세이, W.B 예이츠의 『하늘의 융단』과 같은 시에서 짧지만 강렬한 여운이 느껴지는 것은 글 속에 담긴 글귀에서 빈부 격차나 사회적 지위에 앞서 인간 본연의 의지에 다가가 자신이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데 주목했다는 점이다.

 

책 제목이 ‘쾌락 독서’인데 그렇다면 독서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이 느끼는 감정선은 모두가 다르지만 기쁨, 슬픔, 두려움, 고독함 등과 같이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을 솔직히 표현하는 자유는 인간만이 가졌고 우리는 문자와 언어, 말과 행동으로 표현한다. 우리 조상들은 자신들의 삶을 후세를 위해 기록으로 남겼고, 우리는 그들의 삶의 방식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현재의 삶에 과거의 삶을 대입해보면 미래지향적인 상상력과 창의력이 추가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혼자 있는 시간에 세계문학, 대하소설, 순정만화, 슬랭 덩크, 무협 소설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읽고 싶었던 책을 모조리 읽고 거기에서 느꼈던 짤막한 여운을 책 속에 담아냈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읽었던 책과 교과서에 인용된 명저들은 자세히 읽어 보면 그동안 믿어왔던 해석과 달리 뜻하지 않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탐독하고 알아가는 독서는 무엇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오롯이 간직한 채 오늘을 살아간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와 책이 있기 마련이고, 독서 편식은 그 당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에서 건강한 독서를 지향했다는 점이 좋았다. 성장기에 새로운 것을 접하고 새로운 눈을 가진다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양분이 된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독서 모임에 참여하면 동료들의 다른 면을 볼 수 있고, 그 외 전문 독서 모임에서는 내가 하는 분야의 직업 외에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 그 시대의 동향을 살필 수 있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전반 걸친 이슈에 관해 토론할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독서의 깊이가 더해진다.

 

이 책에서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두 가지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자신의 독서 방식에는 즐거움이 뒤따라야 하고 손이 가는 데로, 어떤 장르에도 구애 없이 흥미로운 책을 집어 읽는다.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이라든지 세계문학 걸작선과 같이 정형화된 틀 안에 갇히면 자유로운 독서로부터 구속을 당하게 된다. 독서는 나와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고 풍부한 간접 경험 속에 자신만의 인생을 구축해 가는 성장 촉매제라고 볼 수 있다. 인간에 대해 가까이 다가가려는 욕구는 독서 생활에 자극제가 된다. 둘째, 독서는 인간이 해결하지 못하는 세상을 지속해서 만나고 지혜를 구하며, 삶의 파노라마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여행을 가기 위해 그 나라의 역사, 문화, 먹거리 등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면서 여행하는 자신의 마음을 담금질하듯이 과감한 실행 욕구를 자극한다. 지금 당장 해결하지 못한 문제나 갈등의 해결 과제를 연구하고 해소하려는 움직임은 시대를 초월해서 지속하여 왔다. 절대 권력자의 모습은 변해왔으며 인간이 가진 자유와 평등에 다가가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지속해 오고 있다. 인간의 끊임없는 전쟁과 파괴, 환경오염, 자본주의의 지속적 성장과 같은 범세계적인 시각을 지구촌 모두가 견지할 수 없더라도 의식 있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해결의 실마리는 찾을 수 있다.

 

독서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책은 꾸준히 계속 읽어야 한다. 독서할 시간이 없어서, 독서의 공간이 없어서, 독서를 해도 변하는 것이 없어서 등 수많은 핑곗거리가 있지만, 그것을 물리칠 수 있을 만큼 독서가 주는 쾌락이 빠진다면 스마트폰이나 TV가 가까이 있어도 거뜬히 물리칠 수 있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자신감, 무지의 탈을 벗어 던지고 앎의 고지에 다다르려는 여정은 인간이 지향해야 할 본심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독서와 책이 가진 마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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