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8일 오늘의 책
강화길, 손보미, 임솔아 외 | 은행나무 | 2020.07
분류 : 소설
- 정가
- $26.00
- 판매가
- $14.30 (45%↓)
- 적립금
- $0.29 (2%P)
“훨씬 더 많이 분노하고 많은 원한을 느끼게 되기를, 더 이상 그것을 참지 못하게 되기를 바랐다.” 불안은 직간접적인 죽음의 경험과 연관된다. 여기에 죽음의 곁에 선 여성들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다. 강화길의 은 죽음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화자로 삼는다. 마치 영매의 것 같은 그 목소리는 ‘나’와 어머니(‘영소 씨’), 그리고 영소 씨의 친구인 ‘종숙 언니’와 그 언니의 어머니에 이르는 세 세대에 걸친 여성 가족사를 서술한다...
비슷한 ‘어떠한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해서 그게 서로에게 퍽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사회적으로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러해서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는 게 서로에게 ‘건강한 연대’가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테마 소설집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속 여성들은 각자의 상황과 사연으로 ‘어떠한 처지’가 되었고, 그래서 하나의 공간에서 무리 지어 살기도 하고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더 건강하고 나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들의 어떠한 처지라 함은 ‘불안과 풍문과 편견 속에서 살아야 하는 숙명과도 같은 처지’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 속 여성들은 편견과 불안에 시달려야 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의 끝에는 기원을 알 수 없는 혐오가 내비쳐 있었고, 여성들은 견뎌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출신도 사연도 알 수 없는 이유’ 하나 만으로 여성들을 께름칙하게 여겼고, ‘수녀’라는 규정짓기 쉬운 대상을 찾아 우스갯소리로 표현하기도 하였으며, 복잡한 사연을 가진 여자들은 세상으로부터 내쳐지기 쉽기 때문에 (별 특별하지도 않은) 과거를 애써 봉인해야 했으며, 달아나기 위해 노력해야 했습니다. 소설 속 여성들은 그러한 구태의연한 시선과 사고에 몸부림치면서도,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구태의연함에 종속되어야지만 편안하게 흘러가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보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압박에 저항하려고 노력해봤자, 또 다른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것을 알고 있었죠.
이는 과거에 비슷한 처지의 삶을 살았던 여성으로부터의 가르침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여자가 그런 곳에 가면, 여자가 그렇게 살면, 여자가 그런 꿈을 꾸면, 네가 남자로 태어났으면’이라는 가르침으로 자란 현재를 사는 비슷한 처지의 어린 여성은 사회적 편견에 순응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화장실에서 목을 매는 시도를 합니다. 체념을 기반한 성장과 그로 인해 더 나아갈 수 없다는 불안한 정서는 개인을 건강하게 자랄 수 없게 할 뿐만 아니라, 대등한 사회 구성원으로도 속할 수 없게 합니다. 그런데 누가 왜 이러한 ‘처지의 삶’을 계속 양산하고 있는 걸까요? 왜 계속해서 이러한 프레임을 씌우면서 ‘시키는 대로 해야지, 벗어나려고 하지 않아야지 평이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해묵은 가르침을 물려주고 있는 걸까요? 이제는 그러한 해묵은 사상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시기라고 『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의 소설들은 거대한 은유와 상징을 통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펜벗 11기 달흔'님은?
결국 사라져서 없어지게 될 것들을 지키기 위해 글을 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