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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자의 고독

2013년 1월 28일 오늘의 책

죽어가는 자의 고독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 문학동네 | 2012.12

분류 : 인문/교양/철학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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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화 과정과 현대인의 고독한 죽음 『죽어가는 자의 고독』은 죽음에 대한 태도의 역사적 유형 세 가지를 언급하며 시작한다. 첫째는 지옥이나 천국 같은 내세의 관념을 통해 죽음 이후에도 삶이 계속된다는 연속성의 신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죽음에 대처하는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방법이다. 둘째는 죽음을 가능한 한 멀리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억압하거나 회피함으로써 타인의 죽음과 나를 분리시키고 자신의 불멸성에 대한 환상을 갖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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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죽음이 고독해지고 있다

 

외로운 죽음이 점점 늘고 있다. (…) 고독사孤獨死는 이제 현대인의 숙명처럼 되었다. 이는 우리가 죽음을 회피하고 멀리하며, 죽음에 대한 생각을 억압해온 결과다.

 

누구나 혼자인 게 맞다. 삶은 결국 각자의 몸이 경험하는 일. 열띤 얼굴로 ‘함께’라고 말하는 때에도 나누어지지 않는 마음은 따로 존재하기 마련이고, 그 삶을 끝내는 순간, 죽음이라는 육체의 종말 앞에서 그 누구라도 고독해지지 않을 도리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미 고독할 게 뻔한 그것이 점점 더 ‘고독해지고 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죽음은 살아 있는 사람의 문제이다. 죽은 사람에게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구상 많은 필멸의 피조물 중에서 죽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인간 존재뿐이다. 인간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로병사의 존재이다. 그러나 모든 생명 중에서 인간만이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인간만이 자신의 종말을 예견하고 어쨌든 그 순간이 닥쳐올 것이라고 인식하며, 생명의 종말이라는 위함에 대해 자신을 보고하기 위해―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각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10쪽)

 

자연 안에서 생명을 가진 개체가 노화의 단계를 거쳐 죽음을 맞는 과정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그 주체를 타인으로 한정할 때만 순순히 인정될 수 있다. 자기의 문제가 될 때 죽음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일 수 없다. 그런데 타인의 죽음이 자신도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상시시킨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자극한다. 그러므로 타인의 죽음은 꺼리고 기피하는 대상이 된다.

 

노베르트 엘리아스에 따르면 “죽음은 단지 생물학적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죽어가는 자의 고독》을 통해, 문명의 발달에 따라 죽음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추적한다. 문명은 인간 사회에서 동물적인 것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과정에서 죽음은 삶에 가해진 폭력으로, 비위생적이고 부끄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현대에 와서 죽음은 임종의 순간과 장례와 묘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꺼림과 회피 속에서 발생한다. 서구인이 자신의 과거 선조들의 행동에 대해 느끼는 당혹감과 수치심처럼 동시대 인간들에게서 발견되는 죽음의 흔적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가 나타나는 것이다. 즉 ‘정상성에서의 일탈’, ‘인간적인 것에서의 일탈’로 보이는 ‘동물적’ 삶의 광경에 대한 혐오감과 수치심이 증가하고, 삶의 중요한 측면들이 사회생활에서 추방되어 ‘무대 뒤로’ 감추어지면서 ‘침묵의 음모’가 증가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자들이 문명화된 감각으로 휘두르는 암묵적 권력이 인간 사회의 또다른 집단에 대한 사회적 억압을 조장・방조하는 것이다. (115-116쪽)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죽음은 사회생활의 배후로 밀려났고 위생적으로 제거되었다. 시체는 악취 없이 신속하게, 죽음의 병상에서 무덤으로 너무도 완벽하게 기술적으로 처리되기에 이르렀다.” (31쪽) 그러므로 살아있는 자에게 죽음은 점점 더 당혹스럽고 낯선 것이 되어간다. 그리고 이로 인해 죽어가는 자는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다.

 

- 컨텐츠팀 에디터 현선 (anejsgkrp@bandinlun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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