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7일 오늘의 책
양귀자 | 쓰다 | 2013.04
분류 :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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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을 이해하라... 『모순』의 주인공은 25세의 미혼여성 안진진. 시장에서 내복을 팔고 있는 억척스런 어머니와 행방불명의 상태로 떠돌다 가끔씩 귀가하는 아버지, 그리고 조폭의 보스가 인생의 꿈인 남동생이 가족이다. 여기에 소설의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이모는 주인공 안진진의 어머니와는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인생행로는 사뭇 다르다. 부유한 이모는 지루한 삶에 진력을 내고 있고 가난한 어머니는 처리해야 할 불행들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주...
주인공 안진진의 삶은 피곤하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는 집을 나갔고, 엄마는 시장에서 양말을 팔아 가계를 꾸린다. 조폭 놀이에 빠진 동생은 자꾸만 사고를 친다. 청담동 저택에서 좋은 남편의 교과서 같은 사람과 사는 이모의 삶은 어머니와 매우 비교된다. 하지만 어느 쪽이 진짜 행복한 건지 잘 모르겠다.
일란성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삶을 각각 달라지게 한 '결혼'이란 것을, 안진진도 이제 할 때가 됐다. 그녀는 누구와 결혼할 지 고민한다. 가진 것 없지만 착하고 함께 있으면 즐거운 김장우와 재미는 없지만 앞으로의 계획이 확실한 나영규. 그녀가 고민하는 동안 주변에는 별의 별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동생이 구속되고, 집 나간 아버지는 치매 걸린 중풍 환자가 되어 돌아오고, 이모는 자살한다. 그 와중에도 안진진의 삶은 계속된다. 누나, 딸, 조카, 또 두 남자의 연인으로서, 또 그냥 안진진으로서.
소설의 끝에서 안진진은 남편감으로 사랑을 선택하려다가 결국 안정적인 현실을 택한다. ‘이것만이 구질구질한 삶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지만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모순 덩어리인 인생을 그대로 보여 주고자 했다. 엄마와 이모의 삶이 이토록 대조적이고 매번 기가 막힌 타이밍에 불행이 일어나는 것이 비단 소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이 더 가혹하다. 한 번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은 헤어 나오기 어렵고 힘든 상황은 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그 와중에도 삶은 이어져야만 한다.
사는 것은 불행과 걱정거리의 연속이고 좋은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 내 의지와 상관 없이 벌어지는 일들 가운데서 내 역할을 적당히 하면서 닥치는 대로 살아갈 뿐이다. 어쩌다 좋은 일이 있으면 잠깐 행복하고 다시 아무 감정 없는 일상으로 돌아온다. 사는 게 뭐 이런가 싶으면서도, 별 일 없는 게 좋은 거라고 감사하면서 이게 행복이라고 위안하기도 한다. 가끔은 진짜 행복하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이렇게만 살면 재미가 없으니까 주말에 약속을 잡고 기다려도 보고, 올해 휴가 계획도 세워 보고, 10년 후의 목표도 정해 본다.
재작년부터 있었던 일련의 일을 겪으며 나는 더욱 회의감이 짙어 졌다. 기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허무함이 가시지 않는다. 늘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은 '왜' 사는 걸까.
살면서 내 나이 즈음 찾아오는 걱정거리는 ‘결혼’이다. 대학 입시, 취업과 마찬가지로 성공과 실패로 점수를 매기는 인생의 과제다. 걱정거리는 하나일 수도 있고 안진진처럼 다른 걱정거리들과 함께일 수도 있다. 결혼에 비즈니스적 성격이 있다는 것에 반감을 갖지 않는다. 물론 결혼의 바탕에는 '나와 함께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전제 조건이 우선 되어야 한다. 그러나 배우자의 경제 상황, 사회적 지위, 학력, 가정 환경 등은 매우 중요한 고려 사항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랑에 우선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안진진의 선택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고, 내게 결혼은 행복보다는 걱정거리에 가깝다.
이런 삶의 태도로 서른 한 살을 맞이했고 모순을 읽었다. 한 차례 불행이 지나갔으니 다음 불행은 좀 천천히, 적당한 간격을 가지고,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오길 바란다. 좋은 일은 없어도 되니까 그저 무사한 한 해가 되었으면, 걱정거리가 끊임없겠지만 감당할 만 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올해도 덤덤하게 살아 낼 것이다.
오늘의 책을 리뷰한 '프양'님은?
가장 평범한 보통 서른살 직장인입니다.
































































